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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영원히… 사랑할 수 없나요

浮萍草 2015. 7. 26. 12:36
    개와 고양이는 '웬수'일까? 개와 눈맞추면 어떻게 될까? 
    우리가 몰랐던 개와 고양이에 대한 진실
    ▲  자료=사이언티픽 아메리칸·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네이쳐·디스커버리 그래픽= 김충민 기자
    는 학명이 '카니스 루푸스 파밀리아리스(Canis lupus familiaris)'이다. '개속(屬) 회색늑대종(種) 개아종(亞種)'이란 뜻이다. 즉 회색늑대가 사람 손에 길들여지면서 개가 됐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처음엔 개가 다른 가축처럼 농경이 시작된 1만년 전에 길들여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DNA 분석 결과 그보다 훨씬 오래전인 3만~4만년 전 수렵사회일 때 인간에게 온 것으로 드러났다.
    ㆍ개는 언제 사람에게 왔나
    2002년 스웨덴과 중국 연구진은 세계 곳곳에 사는 수십 마리의 늑대와 수백 마리 개의 DNA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동남아시아 지역 동물들에게서 유전적 다양성이 가장 높게 나왔다. 한 생물이 진화하면 갈수록 유전적 다양성이 점점 줄어든다. 즉 동남아시아 지역의 늑대와 개가 가장 진화가 덜 된, 원시적 형태라는 의미다. 그 지역에서 늑대에서 개로 진화가 시작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UCLA 연구진은 2010년 '네이처'에 '중동 기원설'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앞선 연구처럼 현생 개와 늑대의 DNA만 다뤘지만 더 정밀하게 분석했다. 중동의 늑대가 오늘날 개와 DNA가 가장 유사했다. 그러나 연구진은 2013년 개와 늑대의 유골로 대상을 확대해 분석하고 의견을 바꾸었다. 개가 3만2100년~1만8800년 전 유럽 회색늑대에서 기원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는 벨기에에서 발견된 3만년 이상 된 무덤에서 개 유골이 나온 사실과도 일치했다. 연구 결과는 그해 11월 '사이언스'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개의 기원은 최근 4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미 하버드 의대 연구진은 최근 시베리아에서 늑대의 뼈 화석을 발견했다. 방사성 동위원소 조사 결과 3만5000년 전의 늑대 뼈였다. DNA를 분석했더니 놀랍게도 오늘날 시베리안 허스키,그린란드 썰매개와 유사성이 많았다. 이를 근거로 연구진은 지난 5월 국제 학술지'커런트 바이올로지'에 "개가 길들여지기 시작한 것은 4만년~2만7000년 전"이라고 발표했다. 늑대는 처음 사냥꾼을 따라다니면서 동물 부산물을 얻어먹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점 사람과 거리가 가까워지고 겁을 내지 않게 되자 사람이 키우기 쉬운 새끼를 데려왔다. 사람 손에 자라난 늑대는 집을 지키고 사냥감을 추적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과 같이 사는 데 필요한 특성이 진화했다. UCLA 연구진은 개에게서 군집생활과 기억 관련 유전자가 특히 발전했음을 발견했다. 사람과 같이 살려면 군집을 선호해야 하고 사람 말을 알아듣는 데 기억력이 더 필요했기 때문이다.

    ㆍ고양이는 왜 인간 사회로 왔을까
    고양이는 개보다 늦게 인간에게 왔다. 고양이의 학명은 '펠리스 실베스트리스 카투스(Felis silvestris catus)'로'고양이속 들고양이종 집고양이아종'이란 의미다. 고양이의 가장 오래된 유적은 2004년 키프로스에서 나왔다. 9500년 된 무덤에서 사람과 고양이 유골이 같이 발견됐다. 2007년 미국 암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DNA 분석을 통해 집고양이가 아프리카들고양이와 가장 가까운 것을 확인했다. UC데이비스 연구진은 2008년 15개국에서 키우는 고양이 1100마리의 DNA를 분석해 집고양이가 1만년 전 중동에서 길들여지기 시작했음을 밝혀냈다. 아프리카들고양이는 1만년 전 중동에 살았다. 농경이 시작되자 곡식을 노리고 쥐가 들끓었다. 들고양이는 이 쥐를 찾아 인간 사회에 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들고양이는 인간 가까이 왔지만 스스로 쥐를 사냥해 먹이를 해결했다. 개처럼 수동적으로 먹이를 받아먹지 않다 보니 고양이는 인간에 대한 의존성이 개보다 덜했다. 고양이가 사람과 함께 살면서도 어느 정도 독립성을 유지하는 이유이다. 들고양이가 집고양이로 길들여지면서 유전자 차원의 변화도 일어났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의대 연구진은 집고양이의 공포와 보상 행동 관련 유전자가 들고양이와 다른 것을 발견했다. 길들여지면서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이 주는 먹이를 보상으로 여기게 된 것이다. 학습과 기억, 사회성 유전자도 발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사람과 사는 데 필요한 특징이었다. 고양이가 종교적 이유로 먼저 사람과 인연을 맺었다는 주장도 있다. 2007년 벨기에 루뱅 가톨릭대 연구진은 기원전 3700년 전 이집트 무덤에서 질그릇 조각들과 함께 고양이 유골을 발굴했다. 뼈에는 다리가 부러졌다가 나은 흔적이 있었다. 야생이라면 죽었을 만한 상처였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고양이의 다리가 나을 때까지 보살피다가 종교 의식에서 희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UC데이비스 연구진의 DNA 분석에서 고양이의 족보(族譜)가 엉망이라는 사실도 드러났다. 가장 오래된 애완 고양이 품종인 페르시아 고양이는 페르시아(현 이란)가 아니라 서유럽에서 기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꼬리가 짧은 일본 고양이도 다른 일본 고양이와 유사점이 없었다. 오히려 유럽 고양이와 가까웠다.
    ㆍ개는 어떻게 사람의 마음을 훔쳤나
    사랑을 하려면 상대의 눈을 바라봐야 한다. 개는 주인과 눈을 맞추고 애정을 나눈다. 사람 손에 길들여지면서 생긴 능력이다. 늑대는 상대가 자신의 눈을 빤히 바라보면 적의(敵意)를 가졌다고 본다. 일본 연구진은 개가 사람의 눈을 응시하면 실제로 사람 몸에서 모성애를 유발하는 호르몬 반응이 일어남을 입증했다. 엄마와 아기가 서로를 바라보면 혈액에서 옥시토신 호르몬의 농도가 올라간다. 옥시토신은 '사랑의 호르몬'이다. 원래 아기를 잘 낳도록 엄마가 분비하는 자궁 수축 호르몬인데 아기가 젖을 빨 때도 분비돼 엄마와 아기의 친밀감을 높인다. 옥시토신은 남녀의 사랑에도 영향을 미친다. 북아메리카 대초원에 사는 들쥐는 평생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데,짝짓기 때 암컷이 옥시토신을 분비해 수컷의 눈에 평생 콩깍지를 씌우기 때문이다. 일본 아자부대 연구진은 30명에게 애완견을 쓰다듬으며 눈을 맞추게 했다. 늑대를 키우는 사람도 실험에 참가했다. 실험 전후 사람과 동물의 소변을 채취했다. 분석 결과 주인과 눈을 맞춘 시간이 길면 개의 혈중 옥시토신 농도가 130% 증가했다. 사람도 옥시토신 농도가 300% 증가했다. 엄마와 아기 같은 유대관계가 생긴 것이다. 늑대는 주인과 눈을 맞추지 못해 아무 변화가 없었다.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사이언스'에 실렸다.

    ㆍ개와 고양이는 사랑할 수 없나
    마음을 나누려면 대화를 해야 한다. 동물은 몸짓으로 대화한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는 같은 행동이라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인다. ' 같이 놀자'고 했는데 '네가 싫다'고 받아들이는 식이어서 대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고양이가 털은 그대로 두고 꼬리만 치켜들면 기분이 좋다는 뜻이다. 개는 흥분했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때 꼬리를 세운다. 또 개는 친밀감의 표시로 꼬리를 흔들지만 고양이는 적을 만나면 꼬리를 앞뒤로 흔든다. 귀도 마찬가지다. 고양이는 불안하면 귀를 뒤로 당기는데 개는 친밀감을 표현할 때 그렇게 한다. 개가 으르렁거리면 조심하라는 경고이지만 고양이의 그르릉 소리는 기분 좋다는 표시다. 그렇다면 개와 고양이는 영원히 가까워질 수 없을까. 그렇지는 않다. '미우나 고우나 우리 식구'라고 받아들이면 놀라운 변화가 생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진은 2008년 국제 학술지'응용 동물 행동 과학'에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는 170명 인터뷰와 그런 가정 45군데를 직접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놀랍게도 60% 이상이 개와 고양이가 사이 좋게 지낸다고 답했다. 매일 싸운다고 답한 사람은 10명 중 1명이 안 됐다. 고양이가 개보다 집에 먼저 온 선배일 경우 잘 지낼 가능성이 높았다. 고양이가 먼저 개에게 놀자고 다가갔다. 그러자 개는 고양이의 인사법을 배웠다. 개와 고양이가 친하게 지내는 경우 75%가 고양이 특유의 코 맞대기 인사를 했다.
    ㆍ고양이는 왜 배고픔을 참지 못하나
    늑대는 사냥을 하는 육식동물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음식을 가리지 않는다. 반면 호랑이나 표범은 직접 사냥한 먹이만 먹는다. 이 때문에 늑대의 후예인 개가 고기가 없어도 살 수 있는 반면, 고양이는 어떻게 하든 고기를 먹어야 살 수 있다. 개의 조상인 늑대는 시간을 두고 먹이를 쫓는 장거리 선수형이다. 배를 곯을 때가 많다. 덕분에 몸에 비축된 지방으로 견디는 법을 터득했다. 개도 그렇다. 하지만 고양이는 굶기면 안 된다. 고양이는 먹이가 없으면 지방이 아닌 다른 조직을 태워 에너지를 얻는다. 이 경우 지방간으로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 주인에 대한 태도가 다른 것도 예전 사냥 습관의 차이에서 나왔다. 늑대는 무리를 이뤄 집단 사냥을 한다. 집단 사냥을 할 때는 지도자가 필요하다. 늑대의 후예인 개는 사람을 지도자로 여긴다. 산책에서 끊임없이 주인을 살피는 것도 지도자의 의중을 파악하던 옛 습관 때문이다. 주인이 지도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개는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 고양이의 몸에는 호랑이처럼 홀로 사냥을 하는 습관이 남아 있다. 먹이에 몰래 다가가 갑자기 달려드는 단거리형이다. 주인이 오건 말건 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천둥이 칠 때도 개와 고양이의 행동이 극명하게 갈린다. 개는 침대에 뛰어들어 주인에게 보호를 요청하지만, 고양이는 침대 아래로 숨는다.
    ㆍ개와 고양이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미국 캐럴대 심리학과의 데니스 구아스텔로 교수는 지난해 대학생 6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개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지 확인했다. 개를 좋아하는 사람은 외향적이고 규율을 중시하지만,고양이 애호가는 내성적이면서도 새로운 일에 호기심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규율에 얽매이는 정도가 덜했다. 주인의 외모도 키우는 동물을 보면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의 스탠리 코렌 교수는 1999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긴 머리를 좋아하는 여성은 잉글리시 스프링거 스패니얼이나 비글같이 귀가 긴 개를,단발을 선호하는 여성은 바센지나 시베리안 허스키처럼 귀가 짧은 개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004년 UC샌디에이고 연구진은 대학생들이 사진만 보고 주인과 개를 67% 정확도로 짝지을 수 있음을 확인했다. 사람은 자신과 닮은 개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Premium Chosun        이영완 조선일보 산업부 차장 yw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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