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28] 샌들

浮萍草 2015. 7. 15. 09:00
    샌들은 양말을 싫어해
    통기성·속건성 위해 양말 벗어야… 슬립온·운동화엔 '발바닥 양말'을
    ▲  버켄스탁 제공
    있기만 해도 땀이 줄줄 흐르는 한증막 더위가 찾아왔다. 산으로 바다로 시원한 곳을 찾아 떠나는 피서와 바캉스의 계절이기도 하다. 격식을 한편으로 밀어두고 더 시원하고 과감하게 내 몸을 자연에 맡길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런데 왜 아저씨 들은 숭숭 구멍 난 슬리퍼를 신으면서 굳이 양말을 신는 걸까? 해마다 이맘때면'휴가지 꼴불견'을 운운하면서 샌들이나 슬리퍼에 양말을 신은 아저씨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전통적으로 신사는 맨살을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 바지와 구두 사이로 맨살이 보일 수밖에 없는 스포츠 발목 양말은 신으면 안 된다고 과거의 칼럼에서도 쓴 적이 있다. 하지만 여름 휴가철 끈을 매지 않고 신는 슬립온 보트 슈즈 같은 캐주얼한 구두나 운동화를 신을 때는 양말을 신지 않아도 된다. 발가락이 다 드러나고 물과 바람이 숭숭 통하는 슬리퍼와 샌들은 오죽하랴. 처음부터 통기성과 속건성을 염두에 두고 고안된 샌들과 슬리퍼에 양말을 신는 건 발명자의 의도에 반하는 행동이다. 샌들이나 슬리퍼에 굳이 양말을 신는 분들에게 그 이유를 물은 적이 있다.
    그들은 무좀 같은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다거나 발에 땀이 많이 나 쉬 발 냄새가 난다는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놨다. 이런 속사정 때문에 양말을 꼭 신어야 한다면 양말을 신되 슬립온이나 운동화를 신고 물놀이하기 직전 양말을 벗고 샌들이나 슬리퍼로 갈아 신기를 권한다. 그래도 신어야겠다면 '발바닥 양말'을 권한다. 이걸 신고 슬립온이나 운동화를 착용하면 땀이 많이 나는 발바닥은 완전히 감싸면서 양말은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상쾌하고 호쾌한 여름 멋쟁이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 멋쟁이라는 호칭은 청결한 오빠에게만 허락되는 쉽지 않은 자격이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신사용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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