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스트레스 클리닉

대인 기피, 식욕 저하, 불면에 시달리는 38세 주부

浮萍草 2015. 7. 8. 09:36
    삶의 에너지 없을 땐, 주저 말고 의사 도움 받으세요

    01 우울증 치료, 방전됐던 뇌 충전부터 Q (안 좋은 생각이 자꾸 든다는 여성) 쓸데없는 생각으로 고민이 많은 38세 주부입니다. 잠시도 가만있지를 못하고 다양한 고민으로 머릿속을 괴롭힙니다.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제게 도움이 안 되는 고민입니다. 그런데도 그 고민에 정신없이 빠져있다 보면 불필요한 생각과 상상으로 머리를 꽉 채우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예를 들면 어떤 사물을 보면 그 사물과 전혀 관계없는 일을 거기에 연결하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머리끈을 보고도 안 좋은 생각이 떠오르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이런 엉뚱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갉아 먹으니 예민해지고 저 자신을 몰아세우게 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무서워지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식욕도 많이 떨어져 힘듭니다. 하루라도 빨리 이런 생각들을 버리고 편안해지고 싶습니다. A (약물 치료 두려워 말라는 윤 교수)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게 되면 그 생각이 주는 괴로움에 뇌가 지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편한 생각을 찍어 누르기 위해 조정이란 심리적인 노력을 강하게 하게 되기 때문에 뇌가 더 지치게 됩니다. 생각을 조정하는 것에는 상당한 에너지가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은 찍어 누를수록 더 튀어나오는 못된 면이 있습니다.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것이지요. 그 러다 보니 더 에너지를 투입해 찍어 누르게 됩니다. 이런 반응이 반복되다 보면 뇌가 소진 증후군이란 심한 피로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피로에 빠진 뇌는 예민도가 더 늘어나 부정적인 생각이 더 떠오르게 되기 일쑤이고요. 오늘 사연 주신 분은 우울 증상도 함께 있는 것 같습니다. 우울증은 우울하다는 느낌보다 다른 증상이 주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사람 만나기가 무서운 것도 우울 증상의 하나일 수 있는데 뇌가 너무 지쳐 다른 사람과 소통할 힘이 없기 때문입니다. 불면,식욕도 대표적인 우울 증상이죠. 이럴 때 부정적인 생각을 찍어 누르는 심리적 노력을 더 무리해서 하다 보면 뇌는 더 지치고 우울 증상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강남통신에선 주로 심리적인 접근에 중점을 두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약물 치료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적었는데요, 우울 증상이 생겼다면 전문가를 찾아가 항우울제 처방에 대하여 상담하실 것을 권해 드립니다. 제가 막 의사가 되어 처방했던 25년 전 약물들에 비해 지금의 항우울제는 효과도 좋지만 부작용이 주는 불편함이 현저히 개선되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약물의 위험성보다 정신과 약물 복용에 대한 과도한 두려움이 효과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더 큰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심리적인 불편함이 크지 않을 때는 스스로 노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심해지면 약물 치료와 심리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되어 있습니다. 불필요한 부정적인 사고가 잦고 그것을 해결하려다 뇌가 지쳐 우울 증상까지 온 경우 세로토닌 시스템과 연결된 항우울제를 복용하면 부정적인 사고도 줄어들고 우울 증상의 호전도 찾아옵니다. 그러다 보면 뇌가 전투 상태에서 평화 상태로 전환되면서 방전되었던 뇌에 에너지가 다시 충전되죠. 우울증에서 우울한 기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삶의 의욕 저하 입니다. 평소에 활달하고 긍정적인 사람도 우울증이 찾아오면 부정적인 생각이 가득 일어나고 의욕도 뚝 떨어지게 됩니다.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는 효과적인 전략은 그 부정적인 생각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생각이 있든 말든 내가 오늘의 삶에 긍정적으로 몰입하는 것입니다. 나쁜 것을 없애는 전략이 아니라 긍정적인 것을 확장해 부정적인 것을 넘어서는 전략이 더 효과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삶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인 삶의 의욕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그래서 우울 증상으로 삶의 에너지가 떨어졌을 때는 약물 처방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삶의 의욕을 다시 올려놓고 힘차게 현재의 긍정성에 몰입하는 노력을 함께 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처 방법입니다. 02 현재에 몰입할수록 고민 사라져 Q 약물 치료에 대해 생각 못 했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약물 치료 외에 이런저런 쓸데없는 생각을 버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은 해결방법일까요. 천천히 괜찮아질 거다 마음을 다독이며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오면 생각을 멈추려 하거나 생각을 돌리려 하는데 이게 올바른 해결방법일까 의구심이 듭니다. A 부정적인 생각에 우리가 주로 쓰는 대처법이 부정적인 생각을 누르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 보려고 하는 것이죠. 내 마음의 에너지가 충분할 때는 내가 힘으로 생각을 조정할 수 있지만 어렸을 때 상처가 있다든지 현재 너무 지쳐 마음의 여력이 없다면 부정적인 생각을 힘으로만 조정하는 것은 어려워집니다. 마음의 생각 다스리기에도 훈련이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생각에는 씨름의 되치기 기술이 효과적입니다. 부정적인 생각에 힘으로 맞서 씨름판에 무릎 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달려오는 부정적인 생각의 힘을 역이용해 제풀에 넘어지게 하는 것이죠.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하는 생각의 3분의 2가 부정적인 생각, 걱정입니다. 그러다 보니 걱정 하나하나와 다 힘으로 싸우다 보면 전쟁하다 인생이 끝나 버리게 됩니다. 언어로 내 생각을 조정하려는 것보다 이미지를 머리 안에 그려 대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먼저 내 뇌를 네 면이 뻥 뚫어진 네모난 방으로 생각합니다. 걱정거리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불안한 감정과 하나가 되어 돌아다니죠. 내 뇌 안에서 생기기도 하고 바깥에서 훅 들어 오기도 합니다. 우리는 불안한 걱정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도록 훈련되어 있어 그 걱정거리를 붙잡아서 해결하려 합니다. 씨름으로 치면 힘으로 자빠트리려는 것이죠. 그러나 그러지 말고 그냥 걱정이 방 안을 돌아다니고 때론 들락날락하도록 내버려 두세요. 그러다 보면 걱정이란 생각과 불안이란 감정이 분리되는 효과가 일어납니다. 불안은 내가 반응을 해야 커지는데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재미없는 것이죠. 불안이 떨어져 버린 걱정은 오래가지 못하고 사라지게 됩니다. 마음의 되치기 기술은 내 마음을 관찰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죠. 내 마음에 곧장 행동하지 않고 그 마음을 영화 보듯, 마음이 무어라 이야기하나 보아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 한 가지는 현재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현재에 몰입을 잘하기 위해서 내가 무엇을 위해 사는가 하는 삶의 목표가 정립돼 있어야 합니다. 내 마음의 여러 정보를 여유롭게 보면서 오늘의 긍정적인 가치에 한 발 더 내디딜 때 부정적인 생각이 슬며시 고개 숙이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Joongang Joins ☜     윤대현 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yoon.snuh@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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