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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음식 인문학자' 주영하 교수

浮萍草 2015. 5. 29. 08:30
    "美 잉여농산물이 한국인 식탁 바꿔… 짜장면·빵 등 이때부터 흔해져"
    영하(53·)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인문학의 관점에서 음식을 연구하는 '음식 인문학자'다. 
    그는 한국에서 밀가루 소비가 확산된 결정적인 시점으로 1950년대 후반을 꼽았다. 
    1954년 미국 의회에서 저개발 국가에 대한 식량 원조 조항을 담은 공법(PL) 480조가 통과되고 미국 잉여 농산물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국내에서도 밀가루 음식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다. 
    밀가루 음식의 열풍은 1960년대 이후 박정희 정부의 혼분식 장려 정책을 통해 지속되면서 우리의 입맛과 동네 풍경, 산업 구조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 교수는 "술과 떡 등 쌀을 재료로 하던 다양한 식품들이 밀과 고구마 등으로 대체되면서 우리의 식습관에도 변화를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발효가 빠르고 탄산가스의 톡 쏘는 맛이 생기는 밀 막걸리가 대표적인 예다. 
    주 교수는 "1970년대 말에 쌀 막걸리가 부활했지만 밀 막걸리의 톡 쏘는 맛을 선호하는 애주가들의 입맛 때문에 일부러 탄산을 가미한 쌀 막걸리가 출시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
    문화인류학자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16일 연구실에서 한국근현대의 음식문화와 역사를 말하던 중 '혼분식 장려운동'과 관련해 막걸리 이야기를
    하고있다. /이진한 기자

    동네 빵집이 급증하고 짜장면이 일상적 음식으로 자리 잡은 것도 1950년대 후반이다. 주 교수는"1960년대 한국 정부가 화교의 토지 소유를 금지하는 정책을 펴자,농사를 짓던 화교들이 도시에서 서민적인 중식당을 열면서 짜장면의 인기에 불이 붙었다" 고 말했다. 제빵 회사들은 대량 생산 설비를 갖추고 완제품 빵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양돈·양계업계에서 옥수수 사료를 먹여서 돼지와 닭을 대량으로 키우는 공장식 사육 시스템을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1950년대 이후 밀가루 음식의 대중적 확산은 1990년대 파스타와 피자의 인기로 이어지면서 밀 소비량의 급증을 가져왔다. 지난해 1인당 연간 밀 소비량은 34㎏. 쌀 소비(68㎏)에 이어 2위다. 주 교수는 라면과 인공조미료(MSG) 간장 등 일본 식품들이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된 과정을 주제로 현지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 주 교수는 현재 우리의 식문화에 대해"한편에서는 전통적인 재래 음식과 손맛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표준화된 프랜차이즈와 패스트푸드가 일상화했다는 점에서 무척 이율배반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Chosun ☜       김성현 조선일보 기자 danp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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