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건강한 먹거리

황사에 삼겹살은 이제 그만

浮萍草 2015. 3. 5. 07:00
    긋불긋 봄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봄, 
    새로움에 대한 기대로 가슴 두근거리는 3월이다. 
    그러나 최근 봄은 ‘황사의 계절’이라는 반갑지 않은 별명을 얻고 말았다. 
    특히 3월 황사가 최악이라는 통계가 3월을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황사는 단순히 모래가 아니라 중금속이 함유되어있어 건강에 더욱 치명적이다. 
    봄의 불청객 황사의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황사 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황사가 심한 경우 시야가 온통 뿌옇다. 
    TV뉴스 화면에서는 자동차에 쌓인 황사먼지를 장갑 낀 손으로 쓸어 보여주며 황사의 심각성을 보도한다. 
    이처럼 황사는 우리 주변에 떠다닐 뿐 아니라 내려앉는다. 
    자동차 위에도,들판에서 자라는 채소 위에도,시장에 쌓아놓은 과일 위에도,그리고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음식 위에도 황사는 무차별적으로 내려앉는다. 
    결국 황사가 심한 봄철에는 식품 역시 황사에 노출되어 중금속에 오염되어있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는 얘기. 
    황사의 계절 봄철에는 그 어느 때 보다 더 꼼꼼하게 식품을 세척해야 하는 이유다.
    채소나 과일을 세척하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합성세제가 불안한 주부들은 소금이나 식초,숯,베이킹파우더 등을 사용해 세척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재료들은 정확한 희석농도를 맞추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세척효과 또한 일정하지 않다. 
    실험결과 채소나 과일의 세척에서 가장 우수한 효과를 나타낸 것은 알코올성분이 들어있는 채소과일 전용세제로 나타났다. 
    일반세제와 달리 인체에 유해하지 않고 잔류농약 제거율도 가장 뛰어나기 때문에 비교적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채소나 과일을 세척하는 방법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흔히 채소나 과일은 흐르는 물에서 씻는 것이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실험을 해 본 결과 흐르는 물에서 씻는 것 보다는 받아놓은 물에서 흔들어 씻고 새 
    물로 여러 번 헹궈주는 것이 가장 세척력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흐르는 물에서 씻으면 물과 닿는 면적이 일정하지 않고 물의 낭비도 많기 때문에 효과적이지 않다

    황사철에 유난히 북적대는 식당이 있으니 바로 삼겹살집이다. 돼지고기 삼겹살이 황사에 효과적이라는 소문에 황사 보도만 있으면 삼겹살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황사뿐 아니라 각종 먼지를 마신 후에는 삼겹살을 먹는 것이 불문율처럼 굳어져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는 달리 먼지 혹은 중금속에 대한 삼겹살의 효과는 과학적인 근거가 미약하다. 한두 편의 연구 결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몇가지 중금속의 혈중 농도만 측정했을 뿐 미세먼지 제거 효과는 검증된 게 아니다. 호흡기로 들어간 미세먼지를 소화기로 들어가는 삼겹살이 ‘씻어낼 수 있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사람은 음식물이 호흡기로 들어가면 당연히 숨 막혀 죽는다. 게다가 삼겹살의 포화지방은 건강에도 나쁘기 때문에 황사를 핑계로 삼겹살을 굽는 것은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안 그래도 유별난 한국인의 삼겹살 사랑에 ‘황사’라는 핑계거리를 추가할 필요는 없지 않은가. 황사의 위협에서 우리의 식탁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삼겹살이 아니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수분은 기관지 점막의 점액 분비를 활발하게 함으로써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섬모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또한 소변의 양을 늘려서 혈액으로 흡수된 중금속이 신장을 통해 보다 빠르게 배설되도록 도와줄 수 있다. 황사에 섞여있는 중금속의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영양섭취를 잘 해야 한다. 특히 비타민 C, 칼슘, 철분,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이러한 필수 영양소가 결핍되면 중금속에 쉽게 중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가 심할 때 외부활동을 자제하고,황사마스크 착용하며,외출 후 샤워를 하는 등의 기본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는 것도 삼겹살보다는 훨씬 더 확실한 방법이다. 언제까지 ‘네 탓’이라고 서쪽을 바라보며 원망만 하고 있을 것인가. 누구 탓인지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고 장기적으로는 황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더 시급한 일은 우리 식탁의 안전과 우리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과학적인 정보를 가지고, 올바른 방법으로.
    FPremium Chosun ☜     이미숙 식 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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