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오빠와 아저씨는 한 끗 차이

[3] 넥타이

浮萍草 2014. 11. 14. 08:30
    반짝이 큐빅은 아저씨… 무늬없는 감청색 매야 오빠죠
    메멘토모리 제공
    회생활 초년병 시절 다녔던 회사는 보수적이었다. 필자는 이미 그 시절부터 옷 사랑이 유난했고 당시에는 드물던 갈색 구두를 종종 신고 다녔다. 옆 부서 부장님은 나의 갈색 구두를 보면 "오늘은 어디로 춤추러 가느냐"며 비꼬았다. 그때마다 필자는 그분의 가슴팍에서 도드라지던 화려한 색상에 유난히 반짝이던 큐빅 장식이 박힌 넥타이를 보면서 속으로 '춤은 부장님이 추러 가시는 모양새인데요?' 하고 뇌까리던 기억이 난다. 단언컨대 '오빠'의 넥타이는 반짝여서는 안 된다. 반짝이 넥타이는 의류업체들의 지나친 마케팅 경쟁의 산물이다. 대한민국 남성들의 양복이 대부분 짙은 회색과 감청 검정 일색인 까닭에 의류회사들이 해마다 다양한 디자인의 넥타이를 생산하다가 결국엔 반짝이는 가짜 다이아몬드를 타이에 박아 넣은 것으로 생각된다. 한때 국내 넥타이 업체들이 앞다퉈 제작했던 보석 박힌 넥타이는 유럽의 넥타이 업체들 사이에서도 회자될 만큼 '핫 이슈'였다고 한다. 물론 좋은 쪽으로 회자된 것은 아니다. '어떻게 남자 목에 이런 장식을 다나' 하는 놀라움과 웃음거리였다고 할까. 옷의 기능이 추위를 막고 몸을 보호하는 데 있다면 넥타이는 그다지 의미 없는 물건이다. 하지만 격식과 예를 다한다는 점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남자의 옷을 정리하고 마무리해주는 화룡점정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다. 넥타이는 감청(네이비)이 기본이다. 짙은 파란색 넥타이는 회색부터 갈색과 감청을 거쳐 검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양복과 어울린다. 넥타이를 딱 하나만 가져야 한다면 아무런 무늬 없는 솔리드(solid·사진) 감청 넥타이라야 한다. 남성복에 정통한 멋쟁이들은 네이비 넥타이라면 자잘한 패턴을 가진 것부터 울 재질로 만들어진 것까지 적어도 10개, 많게는 20~30개 보유한 이도 적지 않다. 넥타이의 폭은 시대에 흐름과 체형에 따라 변하지만, 가장 넓은 곳의 폭은 8.5㎝ 내외가 적당하다.
    그래야 넥타이가 양복 윗도리의 라펠(깃)과 잘 어우러진다. 너무 복잡하다고? 일단 반짝이는 큐빅이 박힌 '아저씨'넥타이는 사이키 조명이 번쩍거리는 노래방이나 나이트클럽 갈 때를 대비해 고이 모셔 두시라. 그리고 네이비 색상의 '오빠 타이'로 바꿔 매 보시라. 우아하고 진중하면서도 산뜻한 비즈니스맨의 기품을 뿜어내게 될 것이다. 서양엔 '반짝인다고 다 금은 아니다'라는 격언이 있다. 반짝인다고 다 금처럼 좋은 건 아니다.
    Chosun ☜       이헌'한국신사'패션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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