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꿩김치

浮萍草 2014. 8. 7. 10:29
    물김치 속에 꿩고기를 넣어 만든 ‘꿩김치’
    꿩김치. 사진=전통향토음식 용어사전(농촌진흥청 발간
    리 속담에 ‘꿩 대신 닭’이라는 것이 있다. 적당한 것이 없을 때 그와 비슷한 것으로 대신하는 경우를 비유해서 표현한 것이데 과거와 현재의 식생활을 비교해보면 이 속담을 곧이곧대로 적용해도 될 성싶다. 현재 닭고기는 다양한 음식에 식재료로 사용된다. 여름철 대표 보양식인 삼계탕, 야식의 제왕인 치킨 다이어트에 좋은 닭가슴살 샐러드 매콤한 닭볶음탕 등 닭이 사용된 요리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단순히 고기만 요리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닭을 고아 만든 닭육수는 진한 국물 요리를 만드는데 활용도가 높다. 최근에는 간편하게 닭고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통조림 제품도 출시됐다. 우리의 식생활과 뗄 수 없는 식재료다. 우리 선조들이 닭만큼이나 즐겨 먹었던 것으로 꿩이 있다. 그 옛날 꿩은 현재의 닭과 비견할 정도로 활용도가 높은 음식재료였다. 야생 조류인 꿩은 주로 겨울철에 사냥해서 먹었다. 가을부터 겨울까지 꿩의 살이 올라 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꿩이 사용된 요리를 보면 겨울에 즐겨 먹던 음식이 많다. 새해를 맞이하며 먹었던 떡국은 꿩을 삶아 육수를 내고 살점을 고명으로 활용했다. 지금은 주로 여름에 먹지만 과거에는 겨울철 별미였던 냉면에도 꿩 육수를 썼다. 이 외에도 만두소에 꿩고기를 넣은 꿩만두 등이 있다. 꿩으로 만든 요리 중에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음식도 있는데 바로 ‘꿩김치’가 그렇다. 겉모습만 보면 물김치에 꿩고기를 넣은 것 같은 모양새다. 그러나 만드는 방법은 물김치와 사뭇 다르다. 고 조리서인 ‘음식디미방’에는 생치침채법으로, ‘수운잡방’에는 치저라는 명칭으로 꿩김치 조리법을 소개하고 있다. ‘물에 꿩,대파,양파,생강,마늘,통후추를 넣고 푹 삶은 후 꿩살을 발라내고 육수는 체에 걸러 차게 식혀 기름기를 걷어낸 후 동치미 국물과 섞어 간을 맞춰 동치미 무 썬 것과 꿩고기를 넣고 잣을 띄운다.’ 단순히 삶은 꿩고기만 넣는 것이 아니라 꿩을 삶은 육수까지 활용하고 있다. 이름은 김치지만 만드는 방법은 면이 들어가지 않았을 뿐 이북식 냉면과 비슷하다. 일반 김치처럼 밑반찬으로 상에 오르는 요리가 아닌 겨울철 별식인 것이다. 과거에야 냉장기술이 발달하지 않아 주로 겨울철에 즐겼지만 요즘 같으면 무더운 여름철 보양식으로도 제격이다.
    Food Chosun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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