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칼륨 폭탄 ‘여주’
 | ▲ ‘쓴 오이’ 정도로 취급받던 여주가 오이 못잖은 효능을 지녔다는 사실이 잇달아 밝혀지며 건강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 요즘 제철을 맞은 여주는 오이처럼 길쭉하지만 혹같은 돌기가 있어 마치 초록색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
시킨다.
맛이 쓰기 때문에 서양에서는 쓴 멜론(bitter melon)으로 한의학에서는 고과(苦瓜)라고 한다.
일본에서는 고야라 부르는데 여주란 이름의 중국 특산 열매인 여지(枝)와 닮았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한다.
여주가 열탈진이나 열사병에 좋다는 것은 한방에서 나온 얘기다.
한방에서는 여주가 성질이 차갑기 때문에 더위로 인해 식욕이 없거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 권했다.
또 맛이 써서 위를 자극해 소화액 분비를 촉진한다고 믿어졌다.
실제로 동의보감에 따르면 여주가 차가운 성질을 지녔고 맛이 쓰다고 돼 있다.
여주에 대한 식문화가 발달한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더위를 이기는 건강식품으로 인정하고 차나 분말제
그리고 각종 음식 재료로 여주를 적극 활용해 왔다
영양학에서 분석한 성분을 봐도 열탈진 등에 대한 여주의 효능은 충분히 수긍할 만하다.
우리가 흔히 등산 갈 때 갈증을 없애기 위해 배낭에 챙겨넣는 오이(재래종)와 비교해 보면 그 효능을
인정할 수 있다.
일단 100g당 수분량을 보면 여주 96.2g, 오이 96.3g으로 비슷하다.
몸의 신진대사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비타민B(B1 B2, 니아신 등) 성분 함량도 큰 차이가 없다.(표 참조)
여주가 오이보다 월등한 것은 칼륨과 비타민C 함량이다.
여주의 100g당 칼륨 함량은 284㎎으로 오이의 162㎎보다 훨씬 수치가 높다.
또 여주의 비타민C 함량은 51㎎으로 오이 함량(10㎎)의 5배에 이른다.
특히 여주의 비타민C는 열을 가해도 많이 파괴되지 않아 요리를 해도 대부분 흡수할 수 있다.
칼륨은 세포의 삼투압을 조절하는 중요한 미네랄이다.
칼륨 결핍은 부정맥 외에 피곤,근육 위축,근육 경련, 장 마비 등을 유발한다.
스포츠음료들이 칼륨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것도 격렬한 운동 후에 박동 수치가 높아진 심장근육에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비타민C가 항산화 효능이 가장 뛰어난 비타민이고 인체의 면역력 향상에 없어서는 안 될 성분이라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여주의 성분 중에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식물인슐린(p-insulin)과 카란틴(charantin)이란 성분이다.
식물인슐린은 체내에서 인슐린과 비슷한 작용을 하는 펩타이드의 일종이다.
식물인슐린은 간에서 당분(포도당)이 연소되도록 돕고 또한 포도당이 체내에서 재합성되지 않도록 한다.
결과적으로 당뇨병 환자의 혈당치를 낮추는 작용을 한다.
카란틴은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기능을 활발하게 하는 지용성 성분이다.
여주가 당뇨병 개선 효과를 지녔다는 것은 여러 연구에서 밝혀졌다.
일본의 한 대학 연구진은 혈당치가 높은 쥐들에게 일정한 농도의 여주 추출 진액을 투입한 결과 일주일 만에
혈당치가 내려가는 것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주의 항암 효능도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는 분야다.
연구 결과를 보면 여주는 암세포의 증식 억제효과를 지녔으며 정상세포에 대한 독성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과 관련된 연구에서 여주 추출물에 의해 현저하게 암세포 수가 감소했으며 정상세포에서는 세포 생존력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결과가 있다.
전립선암에 있어서도 여주 추출물이 암세포 성장을 지연시켰다는 연구 결과도 이미 발표돼 있다.
한편 여주의 효능이 잇달아 밝혀지며 재배농가도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전에는 전통시장에 어쩌다 나오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시내 대형마트에서도 심심찮게 여주를 발견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적극적으로 여주 재배를 지원하고 있다.
여주는 그 동안 쓴맛 때문에 말려서 차로 마시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얼마전부터 볶음 등의 요리로도 적극 개발되고
있다.
☞ Munhwa ☜ ■ 글 : 이경택 문화일보 전국부장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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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 냉각요법… 수분·염분 섭취후 휴식을
열탈진·열사병, 한낮 폭염 무리한 운동때 고체온증 발생
 | 태풍‘나크리(캄보디아 꽃 이름)’로 인해 무더위가 한풀 꺾였다고 해도 여전히 한낮 온도가 30도를 넘나들고
있다.
높아지는 폭염지수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만큼 고체온증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인체는 외부의 온도 변화에 따라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려고 애를 쓴다.
인체의 온도 조절장치인 뇌의 시상하부에는 체온감지 센서가 있어 척추나 근육,혈관,피부,호르몬을 분비하는
장기로부터 신체의 온도변화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조금이라도 체온이 변하면 정상으로 돌려놓기 위해
여러 가지 지시를 한다.
그래서 더워지면 저절로 땀이 나서 열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추워지면 근육을 떨게 해서 열을 내려고 애를
쓴다.
이런 작용은 자율신경조절 능력에 의해 주로 이루어지는데 폭염 속에서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을 하거나
무리한 운동을 할 경우에는 온도 조절 센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 고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다.
매주 주말마다 축구를 즐기는 회사원 주영래(38) 씨는“날씨와 상관없이 조기축구로 주말 하루를 시작한다.
벌써 10여 년째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무더위 속에서 축구를 하다가 구토와 함께 어지럼
증을 느껴 잠시 운동장에 쓰러진 적이 있다”고 말했다.
주 씨처럼 무더위 속에 격렬한 운동을 할 경우 고체온증의 하나인 ‘열탈진’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더위 먹었다’는 ‘더위 병’으로도 불리는 ‘열탈진’은 폭염이 최고조에 달하는 오후 1∼3시 사이에 자주
발생한다.
열에 의해서 유발되는 질환들 중에서 가장 흔한 유형이며 수분이나 염분의 결핍에 의해 나타난다.
폭염 속 운동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장시간 일을 할 때도 이런 증세가 자주 나타난다.
무더위 속에 몸을 바삐 움직이며 장시간 야외에 머물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어 혈류량이 늘어나고 맥박도
빨라진다.
반대로 내장의 혈관은 수축되고 혈류량이 감소하게 되며 소변량도 줄어든다.
혈류량이 감소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뇌에 공급되는 혈류량도 줄어 쉽게 피로감을 느끼거나
산소 부족에 의해 현기증을 느끼게 된다.
열탈진에 노출되면 혈액순환 장애와 함께 몸속의 수분과 염분이 빠져 구토와 어지럼증,두통,경련 등을 호소
하며, 심한 경우 일시적으로 쓰러지기도 한다.
대부분 시원한 그늘에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하면서 휴식을 취하면 정상으로 회복되지만 제대로 쉬지 않거나 더 무리할 경우에는 열사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 장애로 체온이 섭씨 41도까지 치솟고 근육통과 근경련,다한증 등의 증상과 의식상태 변화 등의 현상을 보인다.
심한 경우 혈압저하나 전신 경련의 증상도 나타난다.
또한 평소 심혈관질환,만성폐질환,신장질환,갑상선질환 등으로 고생했거나 장기간 약물복용을 해왔다면 일반인에 비해 체온조절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체온조절에 실패해 쉽게 고체온증에 노출될 수 있는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또한 폭염이 계속될 때는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 등의 음료나 맥주 등의 술은 오히려 탈수현상을 촉진시킬 수 있어 삼가야 한다.
열탈진이나 열사병 증상을 보일 때 가장 중요한 치료법은 즉각적인 냉각 요법이다.
환자의 체온을 가능한 한 빨리 낮춰야 향후 예후를 좋게 할 수 있다.
서울특별시북부병원 내과 정 훈 과장은“열피로 등 고체온증과 관련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중 가장 무더운 오후에 무리한 운동이나 노동은 피해야 한다”
면서“폭염 속 무리한 운동이나 노동으로 구토 및 어지럼증을 느낀다면 시원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고 이온음료 등으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하며 평소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요즘처럼 무더위가 계속될 때는 외출을 삼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택 기자
☞ Munhwa ☜ ■ 글 : 이경택 문화일보 전국부장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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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별 좋은 제철과일
수박 속껍질 버리지 마세요… ‘혈압’에 특효
여름 제철과일에는 비타민, 무기질류 그리고 항산화물질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최근에는 여름 과일이 다이어트나 피부미용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성인 질환과 암 예방 및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하여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고 있다.
하지만 과일이라고 마음껏 먹어도 되는 걸까? 과일의 지나친 섭취 또한 ‘과유불급’이다.
특히 과일은 당질에 해당하는 과당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비만이거나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과일 섭취량이 많아지면 칼로리 섭취량이 증가하게 되고 과당은 오로지 간에서만 대사가 이뤄지는 만큼 간에서
포도당으로 전환되지 못한 과당은 지방으로 바뀌어 간에 축적돼 지방간을 유발하거나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다.
게다가 요즘은 농사법의 발달로 과일 당도는 높아졌고 단백질이나 필수지방산, 철분, 아연, 비타민B12 등 특정
영양소는 오히려 낮아졌다.
그러나 과일이 건강식품인 것은 틀림없다. 따라서 제대로 골라서 적당히 먹는다면 과일이 지닌 특유의 효능을
만끽할 수 있다.
김형미 연세세브란스 영양팀장의 도움말로 여름 제철과일의 질환별 주요 효능을 알아본다.
 | ▲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수박, 자두, 복숭아, 블루베리.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
# 블루베리 ‘노안’
블루베리가 보라색을 띠는 것은 노화 방지에 탁월한 효능을 가진 항산화 성분 ‘안토시아닌’ 때문이다.
블루베리에는 이 안토시아닌 외에 비타민, 미네랄, 무기질이 무려 18종이나 들어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종합영양제 성분과 흡사하다.
안토시아닌은 항산화물질로 눈에 특히 좋다.
안토시아닌은 안구 망막에 있는 ‘로돕신(빛을 감지하는 광색소의 일종)’의 재합성을 촉진한다.
당연히 노안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 ‘테로스틸벤(pterostilbene)’이란 물질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준다.
이와 함께 각종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피부 노화를 방지해 준다.
1회 섭취 권장량은 20알 정도다. 냉동으로 보관해도 영양성분이 파괴되거나 맛이 변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당뇨나 신장질환 환자 모두 섭취 권장량 범위에서 간식으로 먹는 것은 무방하다.
그러나 건베리류의 경우에는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미국하이부시블루베리협회(USHBC) 박선민 이사는“블루베리를 하루 한 컵 정도 꾸준히 섭취하면 별도의 영양제 없이도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며“특히 생과로
나오는 요즘이 제철”이라고 강조했다.
# 수박 ‘고혈압’
수박은 90% 이상이 물이라 여름철 갈증을 달래고 탈수를 막는 데 좋다.
수분 외에 나머지 과육에도 비타민을 비롯해 단백질 불포화지방산까지 각종 영양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은 붉은색을 내는 식물 색소로 암 예방 및 암세포 전이 억제 효과가 탁월한데 수박의 붉은색 과육에도 많이 들어 있다.
최근에는 흰 속껍질에 풍부한 시트룰린이 동맥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하며 몸속 과다한 수분을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혀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수박은 칼로리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1회 섭취량이 많다.
1회 섭취 권장량은 150g 정도(크게 1쪽)로 50㎉다.
당뇨 환자는 수박 화채 등 설탕이나 단 음료를 첨가하여 먹기보다는 수박을 차갑게 해서 먹도록 한다.
수분 섭취를 줄여야 하는 신장질환 환자의 경우에는 많이 먹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자두 ‘갱년기’
자두에는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분비를 촉진시켜 주는 보론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따라서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는 갱년기 여성들에게 여름철 제철과일인 자두가 많이 권해진다.
이뿐만 아니라 자두에는 구연산과 사과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며 식욕 증진과 불면증을 해소해 주기도 한다.
자두는 껍질째 먹는데 껍질에 함유된 수용성 식이섬유가 변비 예방과 치료에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다른 과일에 비해 자두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여성에게 발생하기 쉬운 빈혈 증상에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역시 섭취량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법.
1회 섭취 권장량은 80g(대 1개)으로 하루 2회 정도가 좋다.
당뇨 환자의 경우에는 섭취 권장량 범위에서 간식으로 먹는 것은 무방하다.
건자두는 칼륨의 함량이 높기 때문에 신장질환 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 복숭아 ‘피부 노화’
복숭아는 예로부터 건강과 장수를 상징하는 과일이었다.
복숭아는 다른 과일과 마찬가지로 비타민C,펙틴질이 풍부해 피부 미용과 변비 등에 도움을 주며 수분도 풍부하여 탈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복숭아 또한 껍질째 먹는 것이 좋으므로 깨끗이 씻어서 먹어야 한다.
1회 섭취 권장량은 150g으로 반쪽 정도가 적당하다.
복숭아는 너무 차가운 곳에 보관하면 단맛이 감소하므로 약간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당뇨 환자의 경우 권장 섭취량 범위에서 먹는 것은 무방하며, 통조림이나 주스보다는 생과일로 섭취하는 것이 좋다.
신장질환 환자는 복숭아에 칼륨 성분이 많으므로 1회 섭취량을 초과하면 안 된다.
복숭아를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적은 양을 먹고 반응에 따라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권장된다.
☞ Munhwa ☜ ■ 글 : 이경택 문화일보 전국부장 kt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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