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인간관계 클리닉

인정받고 싶은가요? 그럼 먼저 자신에게 주문 거세요 "넌 참 괜찮은 놈이야"

浮萍草 2014. 7. 26. 09:45
    람은 누구나 부모나 선생님, 직장 상사처럼 권위가 있는 존재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 
    보고서를 만드느라 밤을 새워 금방 쓰러질 것 같아도 상사가 "역시 자네가 최고야!"라고 말해준다면 그 한마디에 직원의 피로는 눈 녹듯 사라진다. 
    상대가 나의 인정 욕구를 잘 채워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정 욕구가 여러 번 좌절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한 배신감을 느끼고 상대에게 실망한다. 
    '내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자기를 챙겼는데. 
    아니 이럴 수가 있나.' 
    이용만 당했다는 피해의식이 생기기도 하고 과연 무엇을 위해서 그리 애썼는가 허탈해지기도 한다.
    인정받지 못했다는 상처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아물지 않는다. 
    참 묘한 노릇이다. 
    얼마 전 스트레스클리닉을 방문한 60대 여성도 그런 경우였다. 
    그녀는 오빠와 남동생 사이에 끼어서 그야말로 있는 듯 없는 듯했던 넷째 딸이었다. 
    미국으로 이민을 가서 갖은 고생을 한 끝에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어머니가 편찮으시다는 전화를 받고 수십 년 만에 귀국했다가 차마 어머니 곁을 떠나지 못하고 대소변을 받아내며 몇 년째 간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그녀를 가장 힘들게 만든 것은 어머니였다. 
    오빠가 간병은커녕 병실에 전화 한 통 걸지 않는데도 어머니는 종일 오빠만 찾았다. 
    "엄마, 내가 여기 있잖아요. 
    내가 바로 곁에서 몇 년째 챙겨 드리고 있는데 왜 오지도 않는 오빠만 찾는 거예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답답한 마음으로 한바탕 퍼부어대고 싶지만 병든 어머니의 얼굴을 보면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화병이 생겨서 온몸에 열이 오르고 가슴을 쥐어뜯게 되었다. 
    어머니 입에서 '딸아 고맙다' 말 한마디만 들으면 나을 것 같은데 어머니는 끝내 그 말을 해주지 않고 돌아가셨다.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노인을 간병하는 노인'이 늘다 보니 이런 가슴 아픈 사연도 진료실에서 자주 접하게 된다. "저는 왜 늘 뒷전이었어요?" "아버지는 왜 나에게만 그렇게 엄하셨어요!" 인정받지 못했다는 과거의 상처는 가슴 깊이 똬리를 틀고 있다가 가까운 사람에게 벌컥 화를 낸다든지 만성 우울로 나타난다. 이런 인정 욕구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 제일 이상적인 방법은 나를 잘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다. 내가 하는 일은 뭐든지 잘했다고, 최고라고 말해주는 파트너는 모든 사람의 꿈이다. 그러나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그런 파트너여야 한다는 기대 자체가 종종 우리를 배신과 절망에 빠지게 한다. 결국 타인은 타인일 뿐이다. 나조차도 돌아보기 싫고 떠올리기 싫은 상처를 그 누구인들 감당하고 싶겠는가. 다른 사람의 인정을 기대해봐야 나만 힘들 뿐이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우선 나 자신이 나를 인정하는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으려고만 애를 쓰고 정작 나 자신을 인정하는 데에는 너무 인색하다.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챙겨서 인정해 주겠는가. 우리는 모두 괜찮은 사람이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이다. 내가 나 자신을 인정하고 아껴야 비로소 주변에서도 나를 존중한다. 나 자신에게 "너 참 괜찮다" 격려하자. 자기 자신을 잘 인정하고 위로하는 사람이 어려움을 잘 극복한다. 이것이 바로 심리적인 회복 탄력성의 핵심 요소이다. 이젠 내가 내 상처에 따뜻하게 말을 걸어줄 시간이다.
    Premium Chosun ☜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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