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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를 부탁하고 싶다면… 상대의 오른쪽 귀에 속삭이세요

浮萍草 2014. 7. 5. 06:00
    말이다. 
    집을 나선다. 
    사랑하는 사람과 거리를 걷는다. 
    앗, 멋진 물건을 발견했다. 
    오늘만큼은 왠지 선물을 받아보고 싶다. 
    '그래 저것 좀 사달라고 해야지.' 
    그런데 이 눈치 없는 사람이 과연 내 부탁을 잘 들어줄까? 
    괜히 무안을 당하기라도 하면 어쩌나 걱정이 된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부탁을 할 때는 오른쪽 귀에 말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오른쪽 귀로 들은 정보를 더 빨리 처리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나의 요구 사항을 들어줄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것을 '오른쪽 귀 우위(right ear advantage)'라고 한다. 
    오른쪽 귀로 들은 정보는 왼쪽 뇌가 주로 처리하는데 알다시피 왼쪽 뇌가 오른쪽 뇌보다 더 논리적이고 언어 정보를 해독하는 데 뛰어나다.
    몇 년 전 이탈리아 키에티(Chieti) 대학 연구팀이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대화할 때 내용에 따라 어느 쪽 귀를 기울이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했다. 
    통화를 하다가 자세하게 이야기를 듣고 싶을 때는 수화기를 오른쪽 귀에 대는 사람이 더 많았다. 
    그리고 176명을 나이트클럽으로 데려가서 다른 사람한테 담배 한 개비를 달라고 부탁하도록 했는데 왼쪽 귀에 대고 부탁한 사람들보다 오른쪽 귀에 대고 부탁한      
    사람이 훨씬 더 결과가 좋았다. 
    사람들은 오른쪽 귀로 들려온 정보를 더 적극적으로 처리하였고 낯선 사람 부탁인데도 잘 들어주었던 것이다. 
    믿거나 말거나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지만 세상에는 별의별 연구 결과가 다 있다.
    새로운 사실을 알았으니 바로 실전에 적용해보자. 
    사랑을 속삭이거나 상대방을 설득할 때 어느 쪽에 자리를 잡아야 할까. 
    오른쪽이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결재를 받거나 배우자에게 선물을 받고 싶을 때에도 상대의 오른쪽에서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자동차 안에서 좋은 강연이나 종교적 가르침을 들을 때에는 우측 스피커 볼륨을 약간 더 높여볼 수도 있겠다.
    남녀가 함께 길을 걸을 때 남성이 찻길 쪽으로 서고 여성이 인도 쪽으로 서는 것이 일반적인 예절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대개 물이 튄다든지 사고가 발생할 위험에서 남성이 여성을 보호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그런데 오른쪽 귀 우위라는 관점에서 보자면 상품 진열장에 가까운 쪽에서 걸어야 선물을 받기에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추측도 가능하다. 자, 상대방 이야기를 듣기 싫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렇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오른쪽 귀를 멀리 하면 된다. 이것도 스페인의 학자가 연구했는데 슬프거나 두렵고 피하고 싶은 기분이 들 때 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히 오른쪽 귀를 멀리 한다. 희한한 현상이다. 주변을 둘러보자. 많은 사람이 왼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왼쪽 귀로 상대의 말을 듣는다. 혹시 이것이 우리가 소통 단절 시대를 사는 이유는 아닐까. 이왕이면 오른쪽 귀로 상대의 말을 듣자. 좀 더 빨리 알아듣고 언어적인 소통이 잘 이루어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명심할 점이 있다. 오른쪽 귀 우위는 약간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일 뿐이다. 오른쪽 귀에 대고 속삭이면 무엇이든 다 이루어진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평소에 쌓인 신뢰가 없다면 내가 오른쪽에서 이야기해도 상대방은"아니 뭐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하고 짜증을 내면서 고개를 돌리고 왼쪽 귀를 들이댈지도 모른다. 기본이 갖춰져야 기술도 통한다.
    Premium Chosun ☜       우종민 인제대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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