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100세 시대 은퇴대사전'

4 '노후빈곤의 위험지대'에 서있는 베이비부머

浮萍草 2014. 7. 17. 12:00
     달 전,미국 워싱턴 포스트(WP)지에 베이비부머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는 기사가 하나 실렸다.
    생활고에 지친 미국 베이비부머들의 자살이 잇달아 베이비붐 세대의 자살률이 이전세대와 이후세대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현상에 대해 WP는 “베이비붐 세대가 희망과 기회가 넘치던 시기에 성장하고 사회에 진출했으나 은퇴시기에 찾아온 경제 불황에 타격받고 부모와 자녀 부양에 
    힘을 쏟느라 생계의 위험지대에 놓이게 된 것이 심리적 절망감을 키운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사를 읽고 남의 얘기가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해졌다. 
    바로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그런 기회의 인생을 살아왔고 또 은퇴 후의 생활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역사를 되돌아보면, 우리 국민들의 경제 사정이 다소나마 풀린 시점은 1980년대 중반부터다. 
    경제성장이 70년대부터 빠르게 이뤄졌으나, 당시는 일부 상류층을 빼놓고는 소득이 낮아 중산층이 만들어질 못했다.
    독재자이자 부정축재자로 악명 높은 전두환씨가 중산층 성장에 크게 기여한 대통령이라는 사실은 아이러니컬하다. 
    전두환 군사정권 초기 우리나라는 심각한 경제 불황에 빠져 민심이 좋지 않았다, 
    그러다가 1986년부터 불어 닥친 국제유가 하락, 원화가치 하락 국제금리 하락 등‘3저(低) 호황’을 타고 한국경제가'순풍을 만난 배'처럼 고속 성장을 했다. 이러한 
    경기호황은 1997년 IMF 쇼크가 오기 전까지 노태우 정권, 김영삼 정권에서도 이어졌다.
    3저 호황 당시 공장노동자와 사무직 근로자로 활동하던 베이비부머들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가장 많이 얻었다. 
    이들은 늘어난 월급을 모아 자동차를 사고, 냉장고를 사고, 컬러 TV를 샀다. 
    이 시기에 이뤄진 자가(自家) 주택의 확산도 중산층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 
    베이비부머들은 전셋집을 전전하던 부모세대와 달리 대체로 내집 마련에 성공했고 버스 대신에 자가용을 타기 시작한 첫 세대가 됐다. 
    이런 경제적 풍요로움에 힘입어 베이비부머들은 미래의 은퇴생활에 대해서도‘어떻게든 잘 되겠지’하는 낙관적인 태도를 보였다.
    어느 나라든 중산층은 사회의 안정을 떠받히는 뼈대 역할을 한다. 
    일정 수준의 경제적 부(富)를 갖춘 중산층은 민주주의를 추구하고 급진적인 진보(進步)보다는 점진적인 사회변화를 원한다. 
    그래서 중산층은 ‘민주주의의 보루’라고 불린다. 
    박근혜 정부가 66%선인 우리나라 중산층의 비율을 퇴임할 때까지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재 51~59세의 나이를 나타내고 있는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중산층 세력을 형성한 세대로 분석된다.
    그럼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생활도 그들의 청년 장년 시절처럼 빛나게 될까? 
    답은 ‘그럴 가능성이 높지 않다’이다. 
    통계청이 수년 전 발표한 ‘가계자산조사 실태’는 이런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가 속한 인구 그룹의 총자산은 평균 3억260만 원 여기서 부채를 뺀 순자산(純資産)은 평균 2억5316만원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면 베이비부머들이 보유 재산(3억260만원)을 가지고 은퇴생활을 한다면 얼마나 오랫동안 쓸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월 150만원 200만원씩 인출하여 생활비로 쓴다고 가정할 경우 각각 14년 6개월과 20년 6개월 동안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순자산(2억5316만원) 만큼을 매월 150만원 200만원씩 인출하여 생활비로 쓸 경우엔 각각 16년 6개월, 11년 10개월 동안 사용 가능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의 계산은 보유재산을 매년 5%의 기대수익률로 운용해나갈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그러나 요즘과 저금리 체제가 아주 오래 간다면 보유자산 사용 가능기간은 3~6년 정도 더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이 때문에 은퇴전문가들이 베이비붐 세대의 노년에 대해 크게 우려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들은 대부분 농촌에서 태어나 궁핍한 유년시절을 보낸 뒤 공부를 하기 위해 청소년 시절에 대도시로 대거 이주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는 하루 세끼 밥을 챙겨먹기가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다. 
    또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30%만이 대학에 갈 수 있었다. 
    대학에 못간 베이비부머들은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구미, 울산 공단으로 가서 공장 근로자가 됐다.
    이렇게 어려운 시절을 겪은 베이비부머들은 스스로 성취한 중산층의 삶과 대한민국의 발전상에 대해 자신감이 매우 크다. 
    젊은 시절 맨주먹으로 세상을 뚫고 나갔던 베이비붐 세대는 은퇴생활에 대해 ‘어떻게든 살아나갈 수 있겠지’하는 낙관론에 빠져 있는 듯하다. 
    그러나 현실은 전혀 그렇지 않게 돌아가고 있다. 
    미국 WP가 전하는 미국 베이비붐 세대의 굴곡진 삶이 그런 예측을 시사하고 있는 듯하다.
    
    Premium Chosun        송양민 가천대 보건대학원장 ymsong@gach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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