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 맛 세상

물, 맛 좀 볼까

浮萍草 2014. 7. 3. 08:45
    8~15도로 서늘할 때 가장 맛 좋아
    고기엔 탄산수·디저트엔 생수 제격
    만큼 그 맛을 음미하고 평가하기 어려운 것도 드물다. 물엔 맛이 없다, 
    무미(無味)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둘러싼 산 중턱에 있는 아쿠아파나(Acqua Panna) 수원지(水源地)에서 만난 마시모 라우지(Raugi)는 "물에는 분명한 맛이 있다"면서 "와인과 
    마찬가지로 물은 테루아(Terroir)를 반영한다"고 말했다. 
    '테루아'는 토양·날씨·강수량 등 와인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와인 생산 환경을 말한다.
    라우지는 이탈리아 최고 소믈리에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인물이다. 
    "아쿠아파나의 물은 땅 표면에 올라올 때까지 15년이 걸립니다. 
    물이 암반을 거쳐 올라오는 과정에서 땅에 포함된 각종 미네랄 성분을 머금게 되지요. 
    즉 물이 생산되는 지역의 토양이 물맛에 반영되는 겁니다."

    라우지는 "와인 시음 방식을 물에 똑같이 적용하면 물맛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선 물을 잔에 3분의 1이 넘지 않게 따릅니다. 약간 불룩한 잔이 좋아요. 와인잔을 사용해도 됩니다. 물을 위에서,수평으로,수직으로 관찰하며 이물질이 없는지 관찰합니다. 다음은 냄새를 맡습니다. 잡내나 불쾌한 냄새가 없어야겠죠. 이제 한 모금 입에 머금으세요. 천천히 물을 입안에서 굴려보세요. 서로 다른 종류의 물을 시음해 보면 무게감,신맛,풍미,구조감,균형감의 차이가 더 잘 느껴질 겁니다." 순수한 물일수록 물맛이 좋을까? 라우지는 고개를 저었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물은 증류수입니다. 하지만 증류수가 맛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물에는 적당량의 미네랄이 녹아 있어야 몸에도 좋고 맛도 좋지요." 미네랄 함량이 너무 높으면 물에서 떫은맛이나 쓴맛 짠맛 따위가 난다. 반면 너무 낮으면 밍밍하다. 유럽의 물은 대체로 미네랄 함량이 높은 편이고 한국의 물은 낮은 편이다. 연수(단물 또는 부드러운 물)와 경수(센물)는 칼슘과 마그네슘 함량에 따라 결정된다. 0~75㎎/L면 연수 75~150㎎/L면 약한 경수 150~300㎎/L면 경수 300㎎/L 이상이면 강한 경수로 분류된다. 음식처럼 물에도 맛있는 온도가 있다. 라우지는 "체온과 섭씨 25도 정도 차이가 나는 8~15도로 약간 서늘한 정도일 때 물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맛도 좋다"고 설명했다. 물도 와인처럼 음식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을까? 라우지는"일반 생수와 가스가 포함된 탄산수라면 화이트 와인과 레드 와인처럼 구분해서 음식과 매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탄산수는 미네랄과 탄산이 입안에 남은 맛을 씻어주기 때문에 고기 요리 등 맛이 강한 음식과 잘 어울리고 일반 생수는 달콤한 디저트와 더 어울린다"고 했다. 물과 와인을 함께 마실 때는 레드 와인과 탄산수 화이트 와인과 생수가 어울린다.
    Premium Chosun ☜       김성윤 대중문화부 기자(피렌체·이탈리아)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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