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고형차(固形茶)는 찻잎을 시루에 넣어 수증기로 익힌 뒤 절구에 넣어 떡처럼 찧은 차를 말한다.
생긴 모양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그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이 둥글거나 네모나게 만든 후 구멍을
뚫어 엽전 모양으로 빚은 돈차(전차·錢茶)다.
전남 장흥을 중심으로 나주,강진 등은 야생차 분포 지역으로 예로부터 인근 지역 다인들이 둥근 엽전 모양의
돈차를 즐겨 마셨다.
보관하면 시일이 지나면서 파란색의 이끼가 낀 것처럼 변하기 때문에‘푸른 이끼가 낀 둥근 차’라고 해 이후
‘청태전(靑苔錢)’으로도 불렸다.
실제 지난 2005년 장흥군은 돈차 복원 사업으로‘장흥 청태전 육성사업단’을 만들어 적극적으로 브랜드화에
나섰다.
그 결과 2008년 일본 시즈오카(靜岡)에서 열린 세계녹차경연대회에서 최고 금상을 수상,맛과 향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리고 2013년 국제 슬로푸드에서는 장흥돈차를 세계가 함께 지키고 보존해야 할 음식문화로 인정받아
‘맛의 방주’에 브랜드 명인 ‘청태전’으로 이름을 올렸다.
돈차의 제다법은 제조업체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는 장흥에서 자생하는 갓 따낸 야생찻잎을 솥에 채반을 받쳐 넣고 뚜껑을 덮어 수증기로 쪄낸
후에 식히는 과정을 3번 되풀이한다.
이후 찻잎을 동그란 틀에 넣어 모양을 빚고, 3일 정도 건조시킨 다음 가운데 구멍을 뚫는다.
이 같은 제다 과정을 거치며 차의 차가운 성질이 순화돼 위와 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좋은 향을 낸다.
바람과 햇살을 이용해 말려서 자연 발효시키면 쓰거나 떫지 않은 녹차로 음용할 수 있고 보관했다가
후발효해 음용하면 발효되는 시간에 따라 다른 맛과 향을 느끼게 된다.
옛사람들은 돈차의 해독,감기 예방,해열 등의 효능을 높이 사 가정상비약으로 쓰기도 했다고 한다.
실제로 찻물이 부드러우며 구수한 맛과 향기를 내서 갈증을 해소하고 소화를 도우며 미용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차 전문가들의 견해다.
청태전 속 카테킨과 유기물 등의 성분은 항산화,항균,소취,항알레르기,항암 효과와 더불어 혈압,혈당,혈중콜레스테롤 상승을 억제해 준다는 보고도 있다.
후발효된 차의 경우 3년 정도 발효시킨 뒤 차로 마시게 된다.
무더운 여름으로 들어가는 이 시기에 전통제다법으로 만든 장흥돈차를 마시면서 정신적인 갈증을 풀어 보았으면 한다.
☞ Munhwa ☜ ■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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