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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

浮萍草 2014. 6. 19. 10:39
    아침 술은 돌(石), 낮 술은 구리(銅), 밤 술은 은(銀)
    ▲ 술에 대한 잘못된 상식은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침 술은 돌(石),낮 술은 구리(銅),밤 술은 은(銀),사흘에 한 번 마시는 술은 금(金).’ 유대인들이 수천 년 동안 가정교육서로 날마다 읽는 탈무드에 적혀 있는 지혜의 글귀다. 아침에 마시는 해장술은 절대 금물이고 술을 날마다 마시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1~2번 마셔서 간(肝)을 쉬게 해줘야 한다는 현대 의학의 정설이 그대로 담겨 있다. 우리나라는 유독 민간처방이 많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건강식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이러한 건강에 대한 속설과 비과학적 처방들을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게 되고 때로는 언론이나 방송매체에서조차도 앞다투어 잘못된 건강 상식들을 보도하는 경우도 있다. 술로부터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러한 경향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우리가 주변에서 자주 듣거나 알고 있는 술에 대한 상식들 중 막연히 알고 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다.
    ㆍ술 마신 다음날 허기는 전날 적게 먹어서가 아니다
    술 마신 다음날 속은 쓰리고 메슥거려도 이상하게 허기를 느낀다. 이는 일시적인 저혈당 증세 때문인데 알코올이 포도당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당 수치가 낮아져 마치 식사를 거른 것처럼 허전한 느낌이 든다. 속이 허전한 또 다른 이유는 알코올을 분해하기 위해 몸이 단백질과 비타민을 사용하면서 영양결핍이 생기기 때문이다. 공복감은 음주 후 영양 불균형 상태를 회복하고자 하는 몸의 건강한 신호인 셈이다. 이런 증세는 정상인보다 당의 조절이 어려운 당뇨병 환자에게서 자주 일어난다. 따라서 과음 후 유난히 공복감이 심한 증상을 반복적으로 느낀다면 저혈당 증세를 의심해 봐야 한다. 저혈당 증상은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의 무력감을 가져오고, 심하면 의식불명에 이를 수도 있다. 혈당이 부족한 사람은 술 마신 후 속이 아프다고 해서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하루 종일 피로하고 의욕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 식사가 힘들면 설탕물이나 꿀물처럼 당이 많은 음료를 마시자.
    ㆍ술 마시면 체온이 오히려 떨어진다
    알코올은 마시면 처음에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일시적으로 몸이 훈훈해지는 것을 느끼지만 실제로는 혈관 확장으로 인해 열 손실이 많아지고 뇌의 체온 조절 중추를 억압하여 오히려 체온이 떨어지게 된다. 특히 가을이나 겨울철 산행 시 추위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분들은 반짝효과일 뿐 결국엔 산에서 가장 위험한 저체온증을 가져올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 맥주는 일시적으로 갈증을 해소하지만 알코올은 체내에서 수분이 소변이나 땀 등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이뇨작용을 촉진하게 돼 체내 수분이 배출된 만큼 우리 몸은 더욱 갈증을 느끼게 된다.


    ㆍ음주 후 시원한 맥주는 갈증 해소에 더 나쁘다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철, 외출해서 돌아오면 갈증해소를 위해 흔히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 든다. 찬 맥주는 일시적인 갈증해소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알코올은 체내에서 수분이 소변이나 땀 등으로 몸 밖으로 배출되도록 이뇨작용을 촉진하게 되므로 체내 수분이 배출된 만큼 우리 몸은 더욱 갈증을 느끼게 된다. 술을 마시면 갈증이 심하게 나고 몸이 나른한 것도 바로 이러한 탈수현상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수분이 빠져나가면서 미네랄 등이 함께 배출되어 전해질 부족 현상이 생긴다. 술을 마신 뒤에 찾아오는 무기력증은 전해질 부족으로 인해 생기는 증상이다. 갈증과 숙취해소에는 우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배즙이나 구기자차,인삼차,유자차,생강차 등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되고 꿀물이나 비타민이 풍부한 주스나 과일섭취도 바람직하다.
    ㆍ술은 불면증 해소에 도움이 안되며 불면을 유발한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 중엔 술의 힘을 빌려 잠을 청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술을 마시면 잠이 빨리 들 수는 있지만 몇 시간이 안 돼 자주 깨거나 얕은 잠을 자게 된다. 알코올의 진정효과가 최적 수면상태인 렘(REM)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깊은 잠에 빠져드는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 또 술에 의존해 잠드는 버릇을 가진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날엔 오히려 잠을 잘 이루지 못하게 된다. 술이 불면증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불면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또한 일부 연구는 자기 전 술을 마시는 것은 안정된 수면을 방해하고 평소 코를 골지 않던 사람을 코골이로 만들 수 있고 코를 골던 사람은 수면무호흡증을 유발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어쩌다 한두 잔의 술을 단기적으로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습관적으로 자기 전에 음주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건강하게 오래 음주하기 위한 나름의 비법에 의지하며 오늘도 과음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위장약이나 숙취 방지약을 미리 마시고 알코올 분해를 도와준다는 음료들을 마시는 것도 약간의 도움이 될 수는 있다. 그러나 숙취의 원인은 체내에 들어간 알코올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저혈당,탈수,미네랄배출,비타민결핍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술을 줄이는 것 외에 건강을 지킬수 있는 비법은 없다.
    Premium Chosun         방형애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ibang6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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