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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수술,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경험 많은 의사를 찾아라

浮萍草 2014. 3. 8. 06:00
    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뭘까? 
    흰 가운, 청진기, 아니면 예전 이비인후과에서 주로 썼던 반사거울…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에 나오는 의사는 대개 외과 의사다. 
    작년 가을 두 곳의 공중파 TV에서 방영한 의학 드라마의 주인공도 소아외과, 흉부외과 등 외과계 의사였다. 
    적어도 드라마에서는 ‘외과의사 봉달희’가 의사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병원에는 메이저(major)과로 불리는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외에 이비인후과,피부과,안과,비뇨기과 등 다양한데도 
    일반인들에게 비친 의사의 이미지는 대개 외과의사다. 
    아마도 의료 현장의 극적인 모습인 수술 장면을 형상화하기가 적합하기 때문일 것이다.
    병원의 진료과를 크게 내과와 외과로 나눠보자. 
    내과는 혈압 맥박 호흡 등 바이탈 사인(vital sign)에 대해 청진(聽診) 문진(問診) 촉진(觸診)을 비롯해 혈액,소변,영상의학 검사 등의 방법으로 병을 진단하고 치료 
    방침을 정한다. 
    치료는 주로 약물복용, 주사요법 등이 사용된다. 
    감기에 걸려 동네 내과의원을 찾았을 때 경험을 떠올리면 된다.
    외과는 다르다. 
    축구하다 찢어져 다리에서 피가 나는데 내과에서 처방전을 받아 약만 복용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외과에서 찢어진 상처를 꿰매거나 뼈에 금이 갔으면 석고붕대로 고정하는 치료를 받는다. 뼈가 심하게 부러졌다면 수술을 받기도 한다.
    외과수술 장면./신지호 기자

    이처럼 내과와 외과 의사 모두 사람을 치료하는 것은 같지만 치료 대상이 되는 질환과 그에 따른 치료법에는 약간씩 차이가 있다. 즉 질환의 형태에 따라 내과 치료가 바람직한 경우도 있고 외과적 치료가 최선인 경우가 있다. 구별이 애매할 때는 일반적으로 내과에서 치료 가능성을 먼저 찾아보고,그 다음에 수술 등 외과 치료가 모색된다. 약물로 치료되는 병은 당연히 약물 치료가 우선이며 그 이후에 수술 등 다른 치료가 검토된다. 예를 들어 고혈압은 약물로 치료(관리)하지만, 약물이 듣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신장신경차단술이라는 외과 수술이 시행되기도 한다. 그런데 의료가 발전하면서 점점 내과와 외과의 영역 구분이 애매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외과 수술로만 치료했던 상당수 질환들이 내과 치료의 영역으로 넘어가고 있다. 최근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에 등극한 심혈관질환 즉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보자. 과거에는 약물 치료를 하던가 아니면 가슴을 열고 좁아지거나 막힌 혈관을 뚫거나 다른 혈관으로 대체하는 수술을 했다. 내과(심장내과)와 외과(흉부외과)의 역할 분담이 비교적 뚜렷했다. 그런데 스텐트와 풍선을 이용한 혈관치료법이 개발되고 영상의학이 발달하면서 심혈관 질환의 치료법에 큰 변화가 왔다. 즉 검사를 해봐서 심장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힌 것으로 확인되면 우선 허벅지나 팔의 동맥으로 카테터를 넣어 막힌 곳을 뚫어주거나 스텐트를 삽입하는 치료를 고려 하게 됐다. 이를 심혈관 중재술이라고 하는 데 전통적인 수술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가슴을 열고 하는 개흉(開胸) 수술은 외과(흉부외과) 의사가 맡는 반면 심혈관 중재술은 내과(심장내과) 의사가 영상의학과 의사와 함께 하거나 심장내과 의사 단독 으로 한다. 여하튼 환자 입장에서 보면 개흉 수술을 하지 않고 심혈관 중재술만으로 해결된다면 다행이다. 여기서 고민이 시작된다. 어느 때 중재술을 하고 어느 때 개흉수술을 할 것인가를 누가 정하느냐는 것이다. 다음의 예를 보자. 첫째, 심장혈관이 아주 조금 막혔으면 대개 약물치료로 해결되므로 심장내과 의사의 몫이다. 둘째, 제법 많이 막힌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하거나 중재술로 혈관을 넓히거나 뚫는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외과적 수술을 해야 하는 지 심장내과 의사와 흉부외과 의사가 검토한다. 셋째 혈관이 많이 막혀 응급수술이 필요하면 흉부외과 의사가 최대한 빨리 수술해야 한다. 첫째와 셋째는 대체로 쉽지만 둘째는 참 미묘하고 어렵다. 어느 선을 기준으로 그 이하는 중재술 그 이상은 수술할지 정하는 것이 무척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중재술이 좋다고 판단해 시술했는데 환자의 상태가 더 나빠졌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나? 반대로 중재술을 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는데 흉부외과 의사가 무리하게 수술을 고집한 경우 그 비용과 환자의 번거로움 수술의 위험성 등에 대해서는 어떻게 하나? 이런 고민을 줄이기 위해 관련 학회에서 치료의 가이드 라인을 정해두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몸은 기계와 달라 모두 같지 않으며, 치료법도 똑같지 않다.
    ㆍ관절 척추 분야의 뜨거운 수술 비수술 논쟁 수술이 좋으냐 비수술이 좋으냐는 사실 논쟁 거리가 아니다. 당연히 비수술이 더 좋다. 만약 수술과 비수술 모두 가능하고 치료 결과도 동일한 상황에서 의사가 수술을 결정했다면 그 의사의 실력에 문제가 있거나 돈벌이 목적 등 의료 외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의료 현장에서의 판단은 매우 복잡하고 미묘하다. 가이드 라인이 정해져 있어도 수술과 비수술 치료를 칼로 자르듯이 가를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을 보자. 연골이‘어느 정도’ 닳을 때까지는 통증이 있어도 약물 복용이나 주사 치료를 받으면 해결된다. 그러다 병이 계속 진행되면 약물치료만으로는 견디기 힘든 통증이 오고, 걷기도 힘들어진다. 물론 이때에도 강력한 성분의 약물을 계속 주사하면 통증을 완화할 수는 있다. 그런데 증상이 매우 나빠졌으므로 주사와 같은 약물치료가 효과를 나타내는 시간은 점점 더 짧아진다.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성분의 주사를 더 자주 맞아야 한다. 주사는 아무리 자주 맞아도 비수술 치료이다. 그렇다면 이 치료법은 환자에게 최선일까? 만약 이 환자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합한 때에 알맞은 수술을 받았으면 통증 완화는 물론 삶의 질이 훨씬 더 좋아졌을 것이다. 이 환자에게는 수술이 비수술보다 바람직한 치료법이다. 만약 비수술 치료를 고집하다가 수술시기를 놓치고 뒤늦게 수술하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수술 적기(適期)를 지난 비수술 치료는 환자의 고통 추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극히 비효율적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누가 보상해줄 것인가? 만약 비수술이 최선이라면 몸이 특히 중요한 전문 운동선수들은 모조리 비수술법을 택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상을 입은 운동선수들 중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치료를 통해 거뜬하게 재기하는 경우가 많다. 박지성이나 타이거 우즈 모두 수술을 받은 후에도 최고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이 선수들이 비수술 치료만 고집했다면 선수 생명이 조기에 끝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요약하면 수술이든 비수술이든 어느 한 쪽만이 정답은 아니다.
    ㆍ수술과 비수술 결정의 관건은 정확한 진단(診斷)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까? 더욱이 비수술로 거의 대부분의 질환을 해결해준다는 마케팅까지 열성적으로 하는 병의원들이 많은 요즘 환자들은 무척 헷갈린다. 병원의 수익성 제고라는 변수를 제외하고,수술과 비수술 중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정확한 ‘진단’이다. 진단은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렵다. 요즘은 CT MRI 초음파 등 최첨단 영상의학 장비들이 나와 있고 진단검사의학의 정확성도 무척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도 진단의 취약성은 남아 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의사들이 소송을 가장 많이 당하는 분야는 무엇일까? 수술 잘못이나 과다 처방, 출산 사고 등일까? 아니다. 바로 진단의 실수, 즉 오진(誤診)이다. 처치나 수술 등의 실수는 그 다음이다. 미국 연구를 보면 오진은 장애 원인의 33.8%, 사망 원인의 약 40%를 차지한다는 보고도 있다. 정확한 진단을 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뜻이다. 따라서 질병 치료를 결정할 때 진단을 잘 하는 병원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이나 비수술의 선택은 물론, 수술을 성공하기 위해서도 정확한 진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단 잘하는 병원은 어떻게 알아낼 수 있을까? 이럴 때 의료계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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