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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물? 국은 내려 놓고 물을 먹자…사람 잡는 나트륨

浮萍草 2014. 3. 3. 12:30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물은 진국이 아니다
    
    한국인의 국물사랑은 참 유난하다. 
    바늘 가는데 실 가듯이 밥그릇 옆에는 늘 국그릇이 따라붙고 떡볶이를 먹어도 어묵국물을 마셔줘야 개운하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찌개는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인다. 
    그런데 우리의 지나친 국물사랑이 난관에 봉착했다. 
    국물요리가 나트륨 과다섭취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급기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매월 셋째 주 수요일을 ‘국 없는 날’로 선포하기에 이른 것이다.
    ㆍ나트륨 함량 1위는 짬뽕. 2위는 우동 나트륨은 필수 영양소 중에서 목표섭취량이 정해져 있는 유일한 영양소다. 다른 영양소들과는 달리 이미 대부분의 국민은 충분섭취량보다 훨씬 많은 양의 나트륨을 섭취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도록 하기 위해서 ‘권장섭취량’이 아니라 ‘목표섭취량’을 설정했다. 나트륨 줄이기는 비단 고혈압환자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 국민적 과제인 셈이다.

    국물요리에 나트륨이 많은 이유는 국물의 간을 맞추기 위해서 소금이나 된장,간장,고추장 등 장류를 넣기 때문이다. 우리가 국물을 먹을 때 짜다고 느끼지는 않지만 간을 맞추려면 상당한 양의 소금이 들어가야 한다. 나트륨 함량 1위의 불명예를 안은 짬뽕은 나트륨이 무려 목표섭취량(2000mg)의 두 배에 달한다. 간발의 차이로 2위를 기록한 우동은 3396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20위권에 이름을 올린 국물요리를 살펴보면 냉면,울면,기스면 등 국물이 있는 면 요리와 육개장,부대찌개,알탕,감자탕,동태찌개 등으로 모두 1인분에 2500mg 이상 나트륨이 들어 있다. 그래도 국물을 먹지 않고 남기면 나트륨 섭취를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한 그릇에서 건더기를 제외한 국물에는 56~75%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ㆍ뜨거운 음식 잘 먹는 것 자랑 아니야 국물의 문제는 나트륨뿐이 아니다. 너무 뜨거운 국물을 먹는 것이 구강암이나 식도암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우리 입이나 식도의 세포는 모두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고온에 매우 약하다. 뜨거운 국물은 입과 식도를 통과하면서 세포를 손상시키고 손상된 세포는 우리가 수시로 노출되는 발암물질에 더 쉽게 공격받아 최악의 경우에는 구강암 식도암이 발생할 수도 있다. 뜨거운 음식 잘 먹는다고 자랑할 게 아니다. 국물요리는 맛도 있지만 ‘진국’이라는 생각에 일부러 챙겨 먹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국물요리는 영양밀도가 대체로 낮다. 적은 재료로 많은 양의 요리를 만들기 때문이다. 국물요리 중에서도 보양식이라며 한국인이 특히 선호하는 국물은 뼈를 고아서 만든 요리다. 그러나 많은 사람의 바람과는 달리 뼈를 고아서 만든 요리들은 뼈 건강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실망스런 일이지만 사골국물의 칼슘 함량은 아무리 오래 끓여도 100ml당 15mg 정도로,기대만큼 많지 않다. 반면 같은 양의 우유에는 105mg의 칼슘이 들어 있다. 사골국을 우수한 칼슘 공급원이라 말하기에는 분명히 무리가 있는 셈이다. 게다가 뼈 국물에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하는 인과 나트륨까지 많이 들어 있으니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굳이 뼈 국을 꼬박꼬박 챙겨 먹을 필요는 없다.
    ㆍ물 많이 마시고 국그릇 크기 줄여라 자, 이제 국물을 멀리 할 구체적인 방법을 생각해보자. 평소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국물요리에 대한 욕구가 조금은 줄어든다. 식습관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물요리를 유난히 즐기는 사람들은 물을 많이 먹지 않는 경향이 있다. 물을 먹지 않아 몸에서 수분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방울도 남김없이 국물을 마시게 되는 것이다. 국그릇을 작은 것으로 바꿔보는 것도 의외로 효과가 크다. 작은 그릇이지만 한 그릇을 먹었다는 만족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국을 밥상에서 없애기는 어렵지만 국그릇의 크기를 줄이고 국그릇에 담는 국물의 양도 서서히 줄이면 결국 국물요리 의존도를 크게 낮출 수 있다. 그래도 국물요리에 미련이 남는다면 조금 건강한 국물요리를 만들어보자. 혈압을 높이는 나트륨과 반대로 칼륨은 혈압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국물요리에 칼륨이 들어가면 나트륨의 혈압상승 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 칼륨이 풍부한 국물요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채소를 많이 넣어야 한다. 칼륨은 특히 아욱, 근대, 미나리, 부추, 쑥갓, 시금치 등 짙은 푸른색의 잎채소에 풍부하게 들어 있고 미역, 단호박 등에도 많이 들어 있다. 모든 습관은 하루아침에 고쳐지지 않는다. 식약처의 국 덜 먹기 운동이 조만간에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이는 이유다. 하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지 않던가 이제 시작하자. 국그릇 내려놓으면 건강은 올라간다.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E-mail : doctor@dietnote.co.kr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서울의대 암.. 서울여자대학교에서 식품영양학으로 이학박사를 취득하고 서울의대 암연구소 서울의대 병리학교실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내고 서울여자 대학교 식품과학부 초빙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1999년부터 온라인 영양상담실 '건강한 식탁'을 통해 잘못 알려진 상식을 바로잡고 올바른 식생활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TV, 라디오, 잡지, 서적출판 및 강연 등 각종 매체와 경로를 통한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다. 방송 활동으로는 KBS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SBS ‘백세건강 스페셜’,MBS‘기분 좋은 날’등의 정보 프로그램에 전문가 패널로 출연했으며 이 외에도 다양한 방송에서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올바른 식생활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식의 배신' '하루 1200칼로리 다이어트','내 몸을 살리는 먹거리 상식' 등이 있으며,‘노화를 막는 최고의 밥상’, ‘순한 자연 이유식&유아식’,‘1주일에 하루만 하는 다이어트’등 다수의 책을 감수하였고 다양한 매체의 건강 및 식생활 칼럼을 통해 꾸준히 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 '건강한 식탁' 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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