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가정의학과 전문의 힐링푸드

3 한국 부엌의 양념들, 외국에선 약초라 불린다

浮萍草 2014. 2. 27. 06:00
    ‘진지버 오피시날’( Zingiber officinale )…. 
    익숙하지 않은 이 명칭은 바로 한국인의 부엌에서 익숙하게 접하는 친근한 양념,생강을 학문적으로 분류할 때 쓰는 학명이다. 
    김장철을 맞아 양념으로 빠짐 없이 들어가는 생강 마늘과 같은 채소들이 외국에서는 엄연히 학술적인 명칭을 지닌 약초,허브로 불리며 약으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톡 쏘는 독특한 맛과 향으로 한국인 특유의 체취를 만들어내는 주범으로 한 때 꺼려했었던 이러한 음식들…. 
    사실은 그러한 톡 쏘는 맛과 향 속에 건강의 비밀이 숨어 있다.
    겨울철을 맞아 특별한 보양식을 찾고 있다면 너무도 흔하기에 평가 절하되어 있는 우리 부엌의 약초, 그 어떤 보양식보다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생강을 권하고 
    싶다. 
    주머니 사정이 가벼워도 살 수 있는 보양식이니 일석 이조이다.
    생강 ( Zingiber officinale )
    ㆍ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를 잘 해야 내 것이 된다
    축축해진 장작으로 불을 피우면 연기만 많이 나고 잘 타지는 않는다. 우리가 먹은 음식들도 위와 장을 거치면서 소화(消化) 되어 잘게 쪼개져서 우리 몸에 영양소로 흡수가 된다. 그런데 이 소화 기능을 하는 위와 장이 제대로 기능하지 않으면 축축한 장작으로 불을 피우는 것처럼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효과적으로 잘 소화되지 않는다. 위와 장이 제대로 기능을 해 음식을 잘 소화시키고 흡수하면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지만 기능이 약해져 있을 때는 똑 같은 음식을 먹어도 효과적으로 영양소를 얻지 못하고 우리 몸의 에너지만 소모하게 된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 기능을 좋게 하지 않으면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이 때문에 어떠한 음식을 먹느냐 못지 않게 소화, 흡수하는 위와 장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ㆍ전통의학의 지혜가 과학으로 증명되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의학인 아유르베다 의학에서는 장작이 잘 탈 수 있도록 불쏘시개를 쓰는 것처럼 생강을 위와 장의 소화력을 좋게 하는 약초로 보았다. 지금과 같이 화학 성분으로 된 약이 없던 시절, 음식으로 질병을 치료하고 건강을 관리해왔던 당시에는 음식의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에 건강한 사람이든 병이 있는 사람이든 수시로 생강 차를 마시도록 했다. 필자는 1년 전 현대 의학과 아유르베다 의학을 접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을 직접 보기 위해 미국 샌디에고에 있는 초프라 센터를 방문했었다. 약이 아니라 음식과 명상 요가 등 자연적인 방법들을 적용하여 건강과 질병을 다루는 이 곳을 방문했을 때 인상적이었던 것은 건물 안 곳곳에 생강차를 끓여 두어 사람들이 오가며 가능한 한 수시로 마실 수 있게 해둔 것이었다. 그만큼 생강을 건강을 위한 기본 처방으로 중요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초프라 센터 곳곳에 생강차를 마실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

    생강의 뿌리(ginger root)에 있는 리좀( rhizome )
    성분이 약성을 갖는다.
    재미있는 점은 50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아유르베다 의학의 지혜가 현대 의학적으로도 입증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하는 생강의 뿌리에는 리좀(rhizome)이라는 성분이 있어 위 장관 운동을 활발하게 한다. 그래서 소화를 돕고 메스껍거나 구토 증세를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전반적으로 소화 기능을 좋게 하기에 섭취한 음식의 영양소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생강이 가진 소화를 돕는 효과는 여러가지로 입증이 되었다. 산모들을 힘들게 하지만 별다른 약이 없는 입덧에도 효과가 있고 최근에는 항암 치료 시 나타나는 메스꺼움,구토증과 같은 부작용에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배나 자동차 여행시 메스꺼움을 잘 느끼는 사람들의 증세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생강은 특별한 약은 없는데,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이러한 증세들에 큰 부작용 없이 도움을 줄 수 있는 자연치료제이다.
    ㆍ부엌의 약초들
    생강 말고도 우리가 늘 접하는 마늘에도 알리신(allicin)이라는 성분이 있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생강, 마늘과 같은 톡 쏘는 맛의 채소들이 가진 건강 효과가 과학적으로 밝혀지면서 특정 성분을 추출해서 만든 건강기능식품이 개발되었을 정도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건강기능식품 중 하나가 놀랍게도 바로 마늘 보충제이다. 그런데 한국인은 이렇게 허브, 약초라 불리는 약성 음식을 매일 매일 식사를 통해 먹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한편으론 늘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할 일을 하고 있는 조강지처를 두고 한 눈을 파는 것처럼 우리가 우리 음식 속에 이미 있는 약초들을 알아보지 못한 채 무언가 특별하고 비싼 것만을 찾아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생강은 김장철, 지금이 바로 제철이다. 무언가 비싸고 특별한 것이 몸에 좋으리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제철 생강으로 내 몸의 소화력을 돌보자. 비싸고 좋다는 음식을 먹기 전에 내 몸의 소화력을 좋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멀리 있는 것을 찾지 말고 우리 집 부엌의 약초들을 새롭게 발견해보자.
    Premium Chosun     이경미 MediSolution 대표 drhealingf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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