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계류지 ㄱ ~ ㄹ/가정의학과 전문의 힐링푸드

1 방사능 불안감, 안먹는 것이 최선 아니다

浮萍草 2014. 2. 26. 11:49
    '무엇을 먹을까'에만 집착하면 안돼
    '어떻게 생산됐나' '어떻게 먹을 것인가'가 더 중요
    ‘뭘 먹는 게 좋죠?' 음식을 통해 어떻게 건강을 지키고 질병을 예방할 것인지에 대해 강의하다 보면 늘 부딪히는 질문이다. 건강을 위해서는 무언가 특별한 것을 먹어야만 한다는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그동안‘무엇을 먹어야하는가’보다‘무엇을 먹지 않아야 하는가’ 와‘어떻게 먹을 것인가’에 대해 강조해 왔고 앞으로도 이 칼럼을 통해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하는가 못지않게 이러한 얘기들도 함께 풀어가려고 한다. 똑같은 사과 하나를 먹더라도 껍질째 통째로 먹느냐 껍질을 벗겨서 먹느냐 주스로 먹느냐에 따라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음식도 내 몸이 소화하지 못하면 소용이 없기에 ‘무엇을 먹는가’못지않게‘어떻게 먹는가’가‘힐링푸드’에 있어 중요하다.
    ㆍ사과와 사과 주스는 다르다

    ㆍ건강에 있어 식품의 안전성이 영양소만큼 중요하다
    지금까지 음식과 건강을 다루는 책이나 미디어들은 특정 음식을 소개하는 것에 중심을 두어 왔었다. 그러나 최근의 방사능 이슈는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얘기할 때 개별 음식을 다루는 것의 의미가 예전 같지 않음을 확신하게 한다. 생선은 일본인의 장수 요인이면서 건강식으로 유명한 지중해 식사의 핵심 요소이다. 하지만 방사능으로 인한 바다 오염이 우려되는 지금 사람들에게 생선 섭취는 공포심까지 불러일으키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방사능 오염이 어느 정도인지 진실 여부를 떠나서 음식을 먹는 데 있어 영양소 자체 이외에도 음식의 안전성 문제가 중요하게 대두되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이전에는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얘기할 때 단백질, 탄수화물,지방,비타민 등 영양소 구성만을 얘기했었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생산되었는가’라는 식품의 안전성까지 포함이 돼야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비로소 제대로 얘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은 건강의 문제가 개별 음식을 섭취하면 되는 개인의 선택 차원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식품 안전과 관련된 사회적,제도적 문제로까지 확대됨을 보여주는 예 이기도 하다. 식품의 안전성을 규제 관리하는 사회적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그 식품들로 이루어진 각 가정의 식탁이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ㆍ방사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마음의 스트레스이다
    먹는 것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런데 음식 못지않게 사람들의 건강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정신적 스트레스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방사능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생선을 한 번 먹고 자신이 방사능에 피폭된 것이 아니냐는 인터넷 상에 오고가는 글들을 보면 무조건적인 무분별한 공포는 외부의 방사능보다 더 무서운 내부의 독소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무분별하게 공포에 휩싸이게 되는 것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위험에 빠져 있다는 무조건적인 반응으로부터 비롯된다. 이에 대해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하기 어려운 것을 구분하고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주력하는 것이 스트레스를 줄여나가는 방법이다.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 집중하는 것은 더 큰 불안과 분노 결국 무력감을 낳기 때문이다. 개인이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것은 나 대신에 그것을 시행하는 기관에 위임하고 잘 하고 있는지 감시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지속적인 관심과 감시는 필요하나 개인이 통제하기 어려운 것에만 매달려 있거나 무엇을 하든 믿을 수 없다고 하는 것은 방사능 만큼 무서운 정신적 스트레스를 줄 것이다. 나와 나의 가족은 생선을 먹고 있다. 나는 방사능 오염 검사와 관련한 전문성이 없고 내가 직접 할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신뢰하며 식품을 구입했던 한 유기농 가게의 방사능 검사 과정을 믿고 이 곳에서 구입한 방사능 검사 인증을 받은 생선을 먹는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사이트에 들어가면 방사능 검사 현황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카더라 통신을 통해 무분별한 공포에 싸이기보다 스스로 확인하자. 그리고 개인은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자. 그것은 방사능이든 무엇이든 우리 몸에 산화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유해 물질들을 이겨낼 수 있는 내 몸의 해독력과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다.
    문명의 발달에 따른 환경의 파괴,그에 따른 식탁를 위협하는 식품의 안전성... 방사능 외에도 또 다른 식품의 안전성 문제가 또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외부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자신의 내부, 스스로 외부의 유해 물질을 방어해낼 수 있는 내 몸의 해독력과 면역력을 기르는 것이다.
    ㆍ외부 유해물질을 막아낼 수 있는 해독력과 면역력을 길러라
    내 몸이 방어해내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음식을 통해 내 몸에 들어오고 있는 것을 줄여나가야 한다. 즉 음식이 ‘어떻게 생산되었는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미 들어와 있는 것은 배출시켜야 한다. 매일 먹는 음식을 통한 해독법에는 섬유소만한 게 없다. 섬유소는 내 몸의 찌꺼기를 쓸어서 배출한다. 대표적인 통곡류인 현미와 콩,채소,껍질째 먹는 과일을 먹는 것은 영양소도 공급하지만 내 몸 안 찌꺼기를 배출시켜 쉽게 내 몸의 해독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특히 방사능을 포함한 유해 물질들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로운 작용은 바로 세포를 산화시키는 것인데 항산화제를 먹어주는 것이 내 몸의 면역력을 키워준다. 브로콜리,양배추,컬리플라워같은 십자화과 채소나 한국인 밥상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톡 쏘는 맛을 내는 양념들인 양파,마늘,파는 강력한 항산화제이다. 그리고 앞서 얘기했던 무조건적인 공포와 불안을 줄여 나가는 것이 강력한 마음의 항산화제이다.
    ㆍ안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이쯤 되면 생선을 안 먹고 말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선에는 DHA, EPA라는 우리 몸에 필수적인 오메가 3 지방이 있다. 뇌신경계의 발달, 심장 질환에 의한 사망 감소, 눈 건강 등 오메가 3 지방의 건강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이루 헤아릴 수 없다. 그런데 현대인의 일상적인 식사에서는 오메가 3 지방이 매우 부족한 편이기에 생선 섭취의 중요성이 계속 대두되어 왔다. 식물성 식품에도 있지만 우리 몸에서 매우 적은 양만이 DHA와 EPA로 전환되기에 가장 효과적인 오메가 3 지방의 공급원은 바로 생선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안 먹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신뢰할 수 있는 가게에서 방사능 오염 검사 인증을 받은 생선을 먹거나 만약에 그래도 불안하다면 다른 방법으로라도 오메가 3 지방을 섭취해야 한다. 바로 식물성 오메가 3 지방이다. 생선만큼은 아니지만 아마씨,월넛,대두,카놀라 오일,들기름 등에 있는 식물성 오메가 3 지방인 알파 리놀렌산(ALA)이 체내에서 EPA로 전환된다.
    왼쪽부터) 아마씨, 호두, 콩, 카놀라유

    앞에서 얘기했듯이 음식을 보는 관점이 영양소에 한정되는 것은 이제 시대 착오적이다. 안전한 식탁이 확보되어야 그 다음에 영양을 얘기하는 게 의미가 있다. 부디 이번 방사능 이슈가 끝도 모를 공포로‘안 먹으면 된다’‘무조건 못 믿는다’ 라는 개개인의 결론과 불신으로 마무리 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건강과 음식에 대한 관심이‘무엇을 먹을 것인가’에서 ‘어떻게 먹을 것인가’‘어떻게 생산되었는가’로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ㆍ이경미
    MediSolution 대표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통합의학 전문의.요리하는 의사. 서울대학교 의학과 졸업 후 서울대학교 병원 가정의학과 임상 강사를 역임하였고 차의과대학교 대체의학 석사,통합의학의 세계적인 중심인 미국 애리조나 대학교 통합의학 과정을 수료하였다. 서울대학교 보완통합의학연구소에서 연구위원을 역임하였고 현재 통합의학에 기반한 웰니스 컨설팅을 제공하는 창조적 1인 기업 MediSolution의 대표이다. 한때 외국계 제약 회사에 근무하면서 약을 중심으로 한 의료 시스템의 한계를 목격한 후 보다 자연적인 방법으로 치료하는 의사의 길을 걷기로 결심하였다. 음식을 통한 질병 예방과 치료에 주력하며 이에 대한 강의와 코칭 및 저술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S 무엇이든 물어 보세요 < 지방 > < 항노화 해독 밥상> < 건강수 > < 건강수프 > 등 다수에 출연하여 약이나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주변의 식재료를 통해 어떻게 건강을 지키고 질병 치료에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과학적으로 풀어나가는 역할을 하였다.
    국내 최초 메디컬 팟캐스트 [ 비온뒤 ] 에 방송 '힐링푸드 아카데미'를 연재하고 있으며 차의과대학교에서'통합요법의 이해'라는 강좌를 진행하고 있다. 계원예술대학교 수신재에서 도시 농부,디자이너,요리사,의사가 협업하는 새로운 시도인 < 도시농업과 디자인 아카데미 >를 통해 건강과 음식, 텃밭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와 요리 시연을 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학과 졸업 / 애리조나 대학 통합의학 과정 수료

    Premium Chosun     이경미 MediSolution 대표 drhealingf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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