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손 혜성 때문에 난리다.
왜냐하면 평생 한 번 볼까 말까한 밝은 혜성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온 국민이 아이손 혜성을 보기 바란다.
혜성이란 한마디로 ‘꼬리가 달린 별’이다.
허블 망원경으로 찍은 아이손 혜성 모습을 보면 꼬리가 확연하다.
 | ▲ 허블 망원경으로 촬영한 아이손 혜성. |
혜성은 그 특이한 모습 때문에 항상 인류의 관심을 끌어왔다.
혜성은 보통 몇 달에 걸쳐서 보이다가 사라진다.
하지만 다른 천체들에 비해서는 갑자기 나타난다고 여겨졌는지 ‘혜성처럼 나타나다’ 같은 말이 생겼다.
혜성은 행성과 달리 기다란 타원 궤도를 그리며 해를 공전한다.
예를 들어, 해에 접근할 때에는 우리 지구보다 더 가까이 접근하고 멀어질 때에는 명왕성보다 더 멀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해에 가까이 오면 밝게 보이고 멀어지면 어두워진다.
꼬리 또한 해에 접근할수록 길어진다.
 | ▲ 혜성의 꼬리와 방향. |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혜성의 꼬리는 언제나 해의 반대 방향을 향하게 된다. 즉
혜성이 해에 접근할 때는 꼬리 방향과 운동 방향이 반대지만 멀어질 때는 같다.
즉 말이 달릴 때 꼬리가 바람에 휘날리는 것과 원리가 다르다.
혜성의 머리는 지름이 수십만에서 수백만 km에 이르지만 핵은 놀랍게도 지름이 겨우 몇 km에 불과하다.
핵은 한마디로 ‘더러운 눈덩어리’와 같다고 보면 된다.
눈에 보이는 혜성의 머리는 핵으로부터 증발한 기체들이 햇빛을 반사해 빛나는 것인데 그 지름은 보통 수십만에서 수백만 km에 이른다.
즉 핵을 둘러싼 대기와 같이 허술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혜성의 꼬리가 쉽게 형성되는 것이다.
아이손 혜성은 11월 29일 해로부터 약 1백만 km 떨어진 근일점을 통과한다.
해로부터 지구까지 거리가 약 1억 5천만 km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아이손은 해와 지구 사이의 거리 1/150 정도로 해에 접근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일부 천문학자들은 아이손이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의심하고 있다.
아이손이 무사히 다시 돌아온다면 12월 27일 지구에 가장 접근한다.
이 순간 지구와의 거리는 6400만 km로 지구 지름의 5천 배에 해당된다.
그러니까 아이손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은 아예 없다. 일부 루머에 절대로 현혹되지 말기 바란다.
아이손은 포물선 궤도를 그리고 있기 때문에 돌아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발견 당시 아이손은 궁극적으로 보름달만큼 밝아질 것으로 예측됐지만 추적 결과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밝은 혜성으로 현재 새벽 하늘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정확한 밝기는 어떤 천문학자도 예측할 수 없다.
참고로 혜성이 근일점에 접근하면 오히려 관측이 어렵다.
근일점에 도착하기 전과 근일점을 통과한 후가 가장 밝은 혜성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아이손의 특징은 ‘치고 빠지는’ 혜성이라는 점이다.
급격히 밝아졌다 바로 어두워지기 때문에 다른 혜성보다 관측이 까다롭다.
이번 주말 새벽 5시부터 일출 직전까지 남동쪽 하늘을 보면 아이손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고 예상된다.
더구나 4개의 행성 — 수성, 화성, 목성, 토성 — 도 보너스로 볼 수 있다.
아이손에 가까운 밝은 별이 수성이고 혜성 꼬리 뒤의 붉은 별이 화성이며 머리 위 밝은 노란별이 목성이다.
토성은 해에 가까워 보기 어렵지만 12월에는 쉽게 볼 수 있다.
이후 아이손은 차차 해에 가까워져 마침내 11월 29일 새벽 7시쯤 해로부터 가장 가까운 곳을 통과한다.
해에 너무 접근했기 때문에 11월 29일 전후 오히려 혜성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경우도 만일 아이손이 아주 밝아지면 마치 해에 커다란 뿔이 달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일부 보도된 바와 같이 낮에 맨눈으로 볼 정도는 아닐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혜성이 밝다면 11월 27일 새벽 남동쪽 하늘에는 아래 그림과 같은 우주쇼가 연출된다.
해로부터 가까운 순서대로 혜성, 수성, 토성이다.
수성과 토성이 바싹 붙어 있는 아름다운 모습만 봐도 본전은 뽑는다.
오른쪽 상단 그믐달과 붙어 있는 붉은 별은 화성이다.
 | ▲ 11월 27일의 아이손 혜성과 행성들의 배치 상상도 |
☞ Premium Chosun ☜ ■ 박석재 한국 천문연구원 연구위원 dr_blackhole@naver.com
草浮 印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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