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닭볶음탕

浮萍草 2014. 1. 9. 11:10
    닭도리탕에서 닭볶음탕과 닭매운찜이 되기까지
    은 오래 전부터 인류와 함께해 왔다. 
    현재 인도와 동남아시아에서 야생하고 있는 닭을 잡아다 사육한 것이 시초로 기원전의 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닭의 역사는 참으로 유구하다. 
    경주 김씨의 시조 김알지(金閼智)가 닭이 우는 숲에서 태어났다는 전설이 있고, 중국의 고서인 ‘후한서’와 ‘수서’에도 우리나라의 닭에 대한 묘사와 설명이 있다.
    가축으로 닭을 기른 까닭은 먹기 위함이다. 
    쇠고기나 돼지고기에 비해 연하고 맛과 풍미가 담백해 어떻게 조리해도 맛이 좋을 뿐만 아니라 영양가까지 높으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식재료다. 
    우리나라의 전통적 닭요리는 백숙과 삼계탕이 있고 근래에는 국민야식이라 불리는 치킨과 다이어트의 식단의 정석처럼 여겨지는 닭가슴살 요리로 꾸준히 식탁에 오르고 
    있다.
    닭볶음탕. 사진=쿡쿡TV

    또 하나 닭요리의 대표를 꼽자면 닭볶음탕이 있다. 닭과 감자를 먹기 좋게 토막 내 냄비에 넣고 매운 양념장과 버무려 자작하게 조린 음식이다. 이 음식의 유래는‘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조리법과 사용하는 재료는 거의 동일한 편인데 다른 점이 있다면 고추장이나 고추가루를 사용해 맵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새우젓국으로 음식의 간을 맞춘 것이다. ‘닭볶음탕’은 20여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닭도리탕’으로 불렸다. 현재도 그렇게 부르는 이들이 더러 있지만 표준어는 ‘닭볶음탕’이다. 이름이 바뀐 이유인즉슨 ‘도리’가 새를 뜻하는 일본어 ‘도리(とり)’라는 주장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시절의 잔재라는 부정적인 인식과 닭과 새라는 의미가 중첩된다는 이유를 들어 다듬어야 할 말로 치부됐다. 일각에서는 도리가 일본어가 아니라 ‘도려내다’의 ‘도리다’이므로 ‘닭도리탕’은 우리 고유어라고 제기했지만 결과적으로 표준어는 ‘닭볶음탕’이 됐다. 그런데 표준어로 제정된 ‘닭볶음탕’도 그다지 현명한 대안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볶음’의 사전적 의미는‘어떤 재료에 양념을 하여 볶는 조리법’이고 탕 ‘고기 생선 채소 따위에 물을 많이 붓고 간을 맞추어 끓인 음식’이란 뜻인데 두 가지 표현을 같이 쓰는 경우는 닭볶음탕을 제외하면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이 요리자체가 볶거나 국처럼 끓이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조림에 가깝다. 최근에는 이런 점을 감안해 ‘닭매운찜’ 정도로 순화해 쓰는 경우도 많다. 닭볶음탕과 유사한 음식으로 안동찜닭이 있다. 이 음식이 조선시대 안동의 부촌인 안(內)동네에서 먹던 닭요리라는 설도 있지만 안동찜닭은 1980년대부터 안동 재래시장에서 먹기 시작한 음식으로 그다지 역사가 길지 않다. 따지고 보면 닭볶음탕에서 주 양념이 바뀌어 파생된 음식인 셈이다.
    Food Chosun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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