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23] 日·스코틀랜드 치매정책 전문가의 조언

浮萍草 2013. 12. 28. 11:53
    "日, 조사해보니 치매환자 150만명 더 많아… '숨은 환자' 치료 도와야"
    -日 겐타로 호리베 박사 3년간 10개 지역 정밀조사… 치매환자율 10%→15%로 한국도 숨은 환자 많을 것… 교육·홍보로 조기진단 힘써야
    -스코틀랜드 제프 허긴스 국장 치매를 무서워하지 않도록 쉽고 친근한 홍보책자 뿌려 치매 진단율 높이는데 한몫… 2년간 1만7000명 치매 확인 "우리가 알고 있는 치매 환자 수는 실제보다 훨씬 적다. 보건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수치가 치매 환자의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스스로가 치매라는 걸 모른 채 살고 있는'숨어 있는 치매 환자'가 많은데 이들이 빨리 자신의 치매를 인지하고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지난 3일 만난 일본의 신경과 전문의 겐타로 호리베(賢太郞 堀部) 박사와 스코틀랜드의 보건행정가인 제프 허긴스(Geoff Huggins) 국장은 입을 모아 이렇게 말했다. 호리베 박사는 지난해 발표된 일본의 국가 치매 계획 '오렌지 플랜'에 참여했고 허긴스 씨는 오랫동안 국가 치매 관리 부서를 책임지고 있는 치매 정책 전문가다 두 사람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16회 세계노인정신의학대회'에 각각 일본과 스코틀랜드 대표로 참가했다.
    일본의 신경과 전문의 겐타로 호리베(왼쪽) 박사와 스코틀랜드 보건행정가 제프 허긴스 국장. 둘은 치매 증세가 있는데도 치매 진단이나 치료는 받지 않은‘숨어 있는
    치매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허영한 기자

    호리베 박사와 허긴스 국장이 같은 말을 한 이유는 일본과 스코틀랜드 모두 보건당국이 그동안 알고 있던 치매 환자의 수가 실제와 다르다는 사실을 최근 확인했기 때문 이다. 일본 후생성은 2009년부터 작년까지 3년간 10개 지역을 선정해 그 지역의 65세 이상 노인 5300여명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였다. 국가 차원에서 최초로 벌인 이 조사 결과 치매 증세가 있는 사람은 전체의 15%였다. 총인구에서 환산하면 일본의 치매 환자는 450만명으로 추산됐다. 그동안 일본은 65세 이상 인구의 10%인 약 300만명이 치매 증세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왔지만 실제와는 150만명의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호리베 박사는 "300만명은 일본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에 가입할 때 치매 증세가 있다고 밝힌 사람들의 수와 비슷하다"며"치매 증세가 있으면 당연히 보험에 이미 가입했을 것이라 판단했던 게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노인장기요양보험은 연간 예산이 60조원이 넘고 우리나라와 달리 가입이 쉽다. 호리베 박사는 "그러나 실제 조사를 나가 보니 치매 증세가 있음에도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며"자신이 치매인 것을 모르니 가입할 생각도 하지 않았던 것" 이라고 설명했다. 스코틀랜드도 일본과 비슷한 경험을 했다. 인구 500만명인 스코틀랜드의 치매 환자 수는 2011년 기준 6만3000명이었다. 하지만 2013년 기준으로는 8만명이다. 2년 만에 1만7000명이 늘었다. 치매에 걸린 사람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치매를 확인한 사람'이 늘었기 때문이다. 허긴스 국장은"지난 2년간 스코틀랜드는 치매 진단율을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며"직접 환자를 찾아나서 보니 스스로가 '치매일지도 모른다'고 느끼면서도 애써 외면 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호리베 박사와 허긴스 국장은"숨어 있는 치매 환자는 한국에도 분명 많이 있을 것"이라며"이런 사람들을 찾아내 초기에 치료를 시작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긴스 국장은 "아직 치매 완치제가 없으므로 '치매 극복'은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고 호리베 박사는"치매 약의 효능이 예전보다 많이 좋아져 치매에 걸려도 일상생활을 자유롭게 하다 사망하는 것도 흔한 사례가 됐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치매 조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추천한 것은 '교육'과 '홍보'다. 전국에 치매 교육을 받은 치매 서포터스가 약 410만명 활동하는 일본은 국민들의 치매 의식 수준이 높은 것으로 유명 하다. 호리베 박사는 "치매를 다룬 방송이나 책이 워낙 많아 적어도 1주일에 한 번은 TV를 보다 치매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며"일본에선 치매 교육을 받거나 홍보 활동을 했을 때 인센티브가 있다는 점도 조기 진단율을 높이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요양보호사들은 치매 관련 교육을 받으면 간병 수당이 올라가고, 공무원들은 인사고과에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허긴스 국장은 스코틀랜드의 치매 홍보 정책을 '무서워하지 않게 다가가기'라고 소개했다. 그는"똑같이 치매 진단을 받았을 때 바로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지만 상당수는 마음의 안정부터 찾길 원한다"며" 자신이 치매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대부분 사람이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 시기에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래서 스코틀랜드는 사람들이 치매를 치명적인 병으로 여기지 않도록 친근하고 쉬운 홍보 책자를 만들어 뿌렸다. 또 치매 환자와 가족을 위한 전용 콜센터도 만들어 매일 상담 전화를 수십 통 받고 있다. 허긴스 국장은"의사와 마주 앉는 것 자체가 환자에겐 큰 부담"이라며 "치매 콜센터는 신원을 밝히지 않은 채 부담 없이 전화로 치매에 관한 전문 지식을 전달받을 수 있어 호응이 좋다"고 말했다.
    Premium.Chosun   박상기 기자 / 윤형준 기자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