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치매 이길 수 있는 전쟁

[24] 의사들이 말하는 '예쁜 치매' 만들기

浮萍草 2013. 12. 26. 06:00
    "치매 藥이 바보처럼 멍하게 만든다는 건 오해"
    "공격성·망상·수면 장애 등 약 적정량 먹으면 증상 억제… 전신마취하면 치매 걸린다?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 "똑같은 치매도 두 가지 상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예쁜 치매'와 그렇지 않은 치매지요. 분명한 건 치매에 걸려도 누구나 예쁜 치매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달 TV조선의'찾아가는 닥터콘서트'가 열린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홍창형 아주대 정신과 교수가 강연자로 나선 이날 강연의 화두는 단연 예쁜 치매였다. 홍 교수는 "치매가 괴로운 이유는 치매 환자의 문제 행동과 증상 때문"이라며 "이러한 것들을 약으로 억제해 환자와 가족 모두가 편안하다면 그것이 바로 예쁜 치매"라고 말했다. 국내 연구진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전국 31개 병원에 내원한 1786명의 초·중기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문제 행동을 분석한 결과 대표적인 문제 행동과 증상은 12가지 정도였다. 이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우울증(낙담)'으로 전체 치매 환자의 50.6%에서 나타났다. 치매 환자의 가족들을 특히 힘들게 하는'망상'은 23.2%,'공격성'은 32.5%,'지나친 화(火)'는 42%,'수면 장애'는 28.9% 등이었다. 홍 교수는"치매 환자의 50% 이상에서 문제 행동 또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적절한 약물치료를 통해'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말처럼 '우리 치매 어르신이 달라졌어요' 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치매 진단부터 사망에 이르는 기간은 평균 10년"이라며"오늘 약을 먹으면 당장 내일이 달라지지만 많은 치매 가족이 이것을 몰라 수년간 고통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서울 마포구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열린 ‘TV조선 찾아가는 닥터콘서트
    ’에서 홍창형 아주대 교수가 치매 예방과 검진법,치료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TV조선 제공

    ㆍ치매 환자 증세에 맞는 약물치료 받아야
    약 먹으면 바보 되는 거 아닙니까?" 홍 교수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객석에 앉아 있던 한 사람이 손을 번쩍 들고 질문했다. 자리에서 일어선 김영실(88)씨의 표정엔 불신(不信)이 가득했다. 김씨는"치매에 걸려서 정신이 이상해지는 걸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나는 못 믿겠다"며"그 약이라는 게 늙은이가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앉아 있게 만드는 '바보 약' 아니냐"고 말했다. 김씨는 "아무리 정신 나간 치매 환자라지만 바보로 만들어야 가족이 편하다면 차라리 요양원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도 했다. 홍 교수는 "약을 먹으면 바보처럼 멍하니 있게 된다는 건 오해"라며"실제로 많은 사람이 이런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치매에 쓰이는 약은 크게 두 종류로 뇌의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주는 치매 치료 약과 치매로 인한 문제 행동을 조절하는 약이다. 홍 교수는 "예쁜 치매를 만들기 위해 먹는 행동조절 약은 증세에 따라 복용량이 달라진다"며"지나치게 많은 양을 복용했을 때에만 정신이 멍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적정량을 복용하면 문제 행동과 증상만 억제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ㆍ전신마취, 치매와 관계없어
    250여명이 찾은 이날 강연은 사람들이 평소 치매에 대해 갖고 있던 여러 가지 오해를 풀고 지식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다음 달 유방암 수술을 앞둔 김정녀(58)씨는"큰 수술에서 장시간 전신마취를 하면 깨어난 후 치매에 걸릴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들어 걱정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장시간 전신마취 상태에 있다 깨어나면 일시적으로 잘 잊어버리는 선망(善忘) 증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게 치매로 이어진다는 근거 없는 얘기"라고 답했다. 김모(55)씨는"최근 2∼3년 사이에 기억력이 정말 많이 나빠졌다"며"치매가 40대 후반부터 이미 뇌세포 속에서 시작된다는 설명을 듣고 검사를 꼭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고 말했다. 홍 교수는"최근 치매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잘못된 정보가 상식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며"조기 진단과 치료, 예쁜 치매 만들기 등이 모두 치매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Premium Chosun         박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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