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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가이드 '블루리본'으로 본 올해 외식트렌드

浮萍草 2013. 12. 19. 12:07
    '디저트' '프랑스 레스토랑' '맥주' 올 외식업계 3대 혁명이었다
    
    ‘블루리본서베이 서울의 레스토랑’ 최신판(2014년판)이 최근 발간됐다. 
    블루리본서베이는 일반 네티즌 2만여 명의 투표와 전문가들의 선정을 통해 서울에서 가볼만한 식당·카페·주점 등을 소개하는 레스토랑 평가서이다. 
    올해는 총 1458개 외식업소가 수록됐는데, 이중 ‘주목할 만한 새 레스토랑’으로는 49개가 선정됐다. 
    올해(2013년) 새로 문 연 외식업체 중에서 맛과 가격, 분위기가 훌륭한 곳들을 말한다. 
    ‘주목할 만한 새 레소토랑’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해의 외식업계 트렌드가 드러나 흥미롭다.
    ㆍ올해의 외식업계 트렌드1-디저트·스위츠의 강세
    우선 케이크 초콜릿 페이스트리 등 달콤한 디저트(dessert)류를 내는 곳들이 많아졌다는 점이 눈에 띈다. ‘주목할 만한 새 레스토랑’에 포함된 49개 업소 중에서 디저트 전문점이 11곳이나 된다. 대표적으로 벨기에 고급 초콜릿브랜드 ‘고디바’와 마카롱(macaron)으로 유명한 프랑스 ‘라뒤레’가 올해 서울에 지점을 열었다. 이밖에도 진한 우유맛 생크림을 가득 채운 롤케이크로 일본열도를 평정한 오사카의 ‘몽슈슈도지마롤’은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동시에 매장을 오픈했다
    레스토랑가이드 '블루리본서베이'. 블루리본서베이 제공

    디저트 전문점이 이처럼 크게 늘어난 원인은 경기불황과 연관 있어 보인다. 오랫동안 지속된 불황으로 많은 이들의 주머니가 가벼워졌다. 요즘 레스토랑에 가보면 “돈 있는 분들도 씀씀이가 예전 같지 않다”고들 말한다.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는 젊은 여성층은 특히 그렇다. 그러다보니 ‘작은 사치(small luxury)’라는 말이 유행이다. 값비싼 명품 가방이나 구두 따위를 구입할 여력이 없다보니 비싸지 않으면서도 소비욕구를 채워줄 수 있을만한 물건으로 대리만족을 느끼는 젊은 여성들이 늘었다. 작은 사치의 대표적인 아이템이 디저트이다. 요즘 인기인 마카롱이나 케이크 따위 디저트류는 결코 싸지는 않다. 오히려 꽤 비싼 편이다. 케이크 한 쪽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 하지만 그래도 수백만원이 넘는 명품백과 비교하면 훨씬 싸다. 게다가 케이크나 롤케이크 등은 모양이 예쁘고 색깔이 화려하다. 여기서 두 가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하는 보는 즐거움이다. 두 번째는 남에게 보여주는 기쁨이다. 예쁜 디저트를 사진으로 찍어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카카오톡 등 다양한 SNS를 통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과시욕을 채울 수 있다 디저트 인기를 ‘일점호화주의(一點豪華主義)’와 연관짓기도 한다. 일점호화주의 현상은 다 포기하고 한 품목에만 집중 지출하는 소비 패턴을 말한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당분간은 더이상 형편이 나아질 수 없다는 불안감이 사회에 팽배했을 때 이러한 자기 위안형, 작은 사치가 늘어난다고 한다. 디저트류의 인기는 백화점 식품관 리뉴얼 경쟁으로 더욱 확산됐다. 현대백화점 코엑스점 등 백화점들이 식품관을 새롭게 꾸미면서 디저트류와 빵, 과자 등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웬만한 음식으로는 새롭다는 느낌을 주기 어려워지자, 디저트류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는 일본에서 이미 몇 년 전 일어났던 현상이기도 하다. 몽슈슈나 고디바처럼 외국에서 이름 난 브랜드를 들여오기도 하고 요즘 잘 나가는 작은 가게들을 입점시켜 이미지 제고를 꽤하고 있다. 동시에 백화점을 찾지 않는 젊은 여성들을 식료품관으로 유인해 윗층의 다른 매장으로 가게 하려는 ‘분수 효과’를 기대하고 있기도 하다.
    ㆍ올해 외식업계 트렌드2-프랑스 음식점의 약진
    블루리본서베이에 나타난 또다른 올해 외식 트렌드는 ‘프랑스 레스토랑의 약진’이다. 올해 새로 문 연 괜찮은 식당 49개 중 프랑스 식당이 7곳으로 이탈리아 레스토랑(6곳)보다 많다. 이는 지난 십여년 동안 한국에서 프랑스 음식이 정체됐던 것과는 다른 흐름이다.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올해 더욱 뚜렸해졌다. 블루리본이 처음 발간된 2005년부터 블루리본에 수록된 프랑스 음식점은 30곳 후반대에 머물렀다. 반면 이탈리아 음식점은 2005년 68개에서 2008년 138곳으로 두 배 넘게 늘었고, 2010년 201곳으로 절정에 올랐다. 같은 기간 프랑스 식당은 2005년 28개에서 2010년 38개로 10개 더 많아졌을 뿐이었다. 이탈리아 식당과 비교하면 5분의 1 규모에 불과했다. 프랑스 식당이 인기가 없었던 원인으로는 ‘프랑스 요리는 비싸고 복잡하고 어렵다’는 선입견이 컸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젊은 오너셰프(식당 주인 겸 주방장)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흐름이 바뀌었다. 브라세리(brasserie·술도 파는 편안한 식당)를 표방하는 ‘르 파사주’ 비스트로와 브라세리의 중간 쯤인 ‘르 프렌치’ 비스트로 ‘태번(38)’ 등이 ‘프랑스 요리의 캐주얼화’를 시도했고 이것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올해는 캐주얼한 프랑스 식당을 넘어 정통 프랑스 요리를 내는 식당까지 늘어났다. 이번 블루리본에 소개된 새 프랑스 레스토랑 중에서‘메종드라카테고리’ ‘라벳’‘몽마르뜨서울’‘제로컴플렉스’등 절반 이상이 이른바 ‘파인 다이닝(fine dining·고급 외식)’을 표방하는 프랑스 음식점이다. 값비싼 재료를 이용해 정교하고 세련된 음식을 내놓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이 늘어난 원인은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그만큼 파인 다이님을 이해하고 즐기는 손님층이 두터워졌다. 외식시장이 커지고 성숙해질수록 고급스런 음식을 즐기는 이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오너셰프가 늘어난 것도 프랑스 레스토랑이 늘어난 이유가 된다. 요리 그중에서도 서양요리를 공부하다보면 프랑스요리를 하고 싶어지게 된다. 서양요리의 기본이 프랑스요리이다. 요리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요리과정과 요리용어 음식 맛이 프랑스요리에서 나온 것들이다. 요리사라면 자연 프랑스요리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게 된다. 그동안 국내 대부분 서양음식점은 주인이 따로 있고 그 주인이 고용한 주방장이 음식을 만들었다. 주인은 무엇보다 매출이 중요하다. 손님들이 좋아해서 잘 팔리는 음식이 중심이 된다. 한국 손님들이 가장 좋아하는 서양요리인 이탈리아요리가 강세일 수밖에 없었다. 오너셰프는 다르다. 수익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요리를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강하다. 프랑스요리를 하고 싶은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프랑스요리의 캐주얼화’가 나왔고 이것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부터 본격적인 파인다이닝을 표방하는 프랑스 음식점이 여럿 등장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ㆍ올해 외식업계 트렌드3-맥주 혁명
    주목할 만한 새 레스토랑에 맥주집이 4곳이나 들어갔다. 올해 맥주시장은 혁명이라고 할 정도로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오랫동안 밍밍한 국내맥주에 질린 소비자들이 드디어 폭발했다. 수입맥주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쌉쌀한 호프 향과 구수한 보리 맛이 풍부한 그리고 이밖에 다른 재료나 생산방식으로 통해 다양한 맛을 내는 수입맥주의 시장 점유율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맞춰 등장한 것이 크래프트맥주(kraft beer) 전문점이다. 크래프트맥주란 소규모 양조장에서 만드는 수제 맥주를 말한다. 국내 시장을 장악한 기존 대형 업체의 맥주와 달리 개성이 강하다. 매장 뒤에 양조시설을 갖추고 직접 만들기도 하고 크래프트맥주 전문 양조장에 의뢰해 저마다 추구하는 맛의 맥주를 납품받기도 한다. 크래프트맥주 전문점에 가보면 불황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근처에 있는‘크래프트웍스’나‘맥파이’‘탭하우스’에 가보면 앉을 자리가 없어서 통로에 서서 맥주 마시는 손님으로 가득하다. 오랫동안 맛없는 맥주를 참아왔던만큼, 크래프트맥주의 인기는 오래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더 자세한 식당 정보는 블루리본서베이 웹사이트(www.blueR.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블루리본서베이 서울의 레스토랑’ 2014년판에 소개된 ‘주목할 만한 새 레스토랑’ 갓포아키: 일본식 갓포요리(고급 가이세키와 이자카야(선술집) 중간쯤 되는 요리). 강남구 신사동 647-2. (02)540-8669 경천애인2237: 소고기구이. 강남구 삼성동 142-46. (02)553-2237 고디바: 초콜릿. 강남구 신사동 545-6. (02)517-3979 까올리포차나: 태국음식. 용산구 이태원동 706. 010-9019-1995 냅킨플리즈: 펍(pub). 서초구 반포4동 78-12. (02)599-7180 더스프링스탭하우스: 펍. 용산구 이태원동 658. (02)759-7732 돈차를리: 멕시코음식. 용산구 이태원동 225-10. 070-8154-4475 라뒤레: 마카롱. 서초구 반포동 19-3. (02)3479-1678 라몽떼: 빵집. 광진구 자양동 553-45. (02)6406-6919 라벳: 프랑스음식. 강남구 신사동 644-13. (02)542-3719 라연: 한정식. 중구 장충동2가 202(신라호텔). (02)2230-3367 마루가메제면: 일식 우동. 마포구 동교동 163-7. (02)6083-7767 맛이차이나: 중국음식. 마포구 상수동 317-2. (02)322-2653 메종드라카테고리: 프랑스음식. 강남구 청담동 85 . (02)545-6640 몽고네: 이탈리아음식(파스타). 서대문구 연희동 192-29. 070-8623-0680 몽마르뜨서울: 프랑스음식. 종로구 삼청동 63-24. (02)739-7881 몽슈슈도지마롤: 롤케이크. 강남구 압구정동 456. (02)3449-5468 물랑: 프랑스음식. 종로구 창성동 87-1. 070-4404-7978 배터리파크: 이탈리아음식. 중구 회현동2가 88. (02)6020-5750 버거조인트뉴욕: 햄버거. 마포구 서교동 358-51. (02)324-8999 베라피자나폴리: 피자. 용산구 한남동 729-74. (02)796-7223 비스트로딩고: 이탈리아음식. 강남구 신사동 526-11. (02)544-7866 세레브데토마토: 토마토 음식·음료. 강남구 신사동 517-29. (02)3446-6871 세컨드키친: 뉴아메리칸. 용산구 한남동 263-2. (02)794-7435 소나: 디저트카페. 강남구 신사동 520-1. (02)515-3246 쉐즈롤: 롤케이크 전문점. 마포구 서교동 342-19. 070-8152-0401 쉬떼르: 캐주얼 프랑스식. 서초구 반포동 92-5. (02)532-1021 스시아메: 생선초밥. 용산구 한남동 72-1. (02)796-8540 스시이끼: 생선초밥. 종로구 중학동 19. (02)3701-9222 스위츠플래닛: 케이크. 강남구 논현동 118-1. (02)541-0402 스퀘어이미: 빵집. 마포구 동교동 153-5. 070-4136-5228 식구: 퓨전한식. 용산구 이태원동 673. (02)792-0749 아나고야: 붕장어요리. 관악구 봉천동 1564-3. (02)877-5391 아티장베이커스: 빵집. 용산구 한남동 30-3. (02)749-3426 알렉산더맨션: 이탈리아음식. 성북구 성북동 321. (02)765-7776 앙티브: 남프랑스음식. 서초구 방배동 1-3. (02)593-3325 영빈루: 중국음식. 마포구 서교동 364-4. (02)322-8884 오스테이크: 스테이크. 강남구 삼성동 8-5. (02)6200-6606 왕창상회: 카페. 마포구 연남동 241-87. (02)732-5210 이요이요스시: 생선초밥. 마포구 공덕동 469. (02)306-0372 이파리葉(엽): 한식주점. 서대문구 연희동 193-16. 010-5188-7766 이품분식: 중국식 만두. 마포구 연남동 228-11. 010-4968-2668 제로컴플렉스: 프랑스음식. 서초구 방배동 1-138. (02)532-0876 치맥: 펍. 강남구 청담동 2-6. (02)547-1492 크래프트원: 펍. 마포구 연남동 227-1. (02)3144-7499 톡톡: 이탈리아음식. 강남구 신사동 656-6. (02)542-3030 플랜트: 빵집 겸 카페. 용산구 이태원동 63-15. 070-4115-8388 헬카페로스터즈: 커피전문점. 용산구 보광동 238-43. 010-4806-4687 화수목바이강레오: 서양음식. 용산구 이태원동 260-19. (02)794-4555 자료 블루리본서베이 www.blueR.co.kr
    Premium Chosun         김성윤 대중문화부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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