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 맛 세상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라면 끓이려거든

浮萍草 2013. 11. 28. 11:17
    바람이 불면 생각나는 음식들이 있다. 라면이 그 중 하나다. 평소에도 즐겨 먹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뜨겁고 얼큰한 라면 국물을 떠올리며 군침을 삼키게 된다. 때마침 ‘라면천국’(리스컴)이란 책이 발간됐다. 저자는 라면업체 팔도 개발팀장으로 17년 동안 면과 수프를 개발했고 국내 최대 라면 동호회인 다음카페‘라면천국’회장을 맡고 있는 최용민씨다. 책에는 라면의 탄생과 역사, 종류 라면으로 만드는 요리 세계 각국 라면 맛 비교 등 그야말로 라면에 대한 백과사전적 정보가 담겼다. 방대한 책의 내용 중 ‘어떻게 하면 라면을 맛있게 끓일 수 있는가’만을 골라내 소개하려 한다.
    ㆍ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게 끓이는 비법은?
    라면을 가장 맛있게 끓이는 비법은 무엇일까? 세상의 모든 진리는 평범하다. 그리고 가까이 있다. 최고의 라면 조리법은 라면 봉지 뒷면에 있었다.
    최용민씨는 “라면 조리의 정석은 바로 라면 봉지에 적힌 조리법대로 따라 하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라면 조리법은 라면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업계 전문가들이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수없이 라면을 끓이면서 한 번도 봉지 뒷면의 조리법을 읽어본 적이 없다. 그저 감으로, 어림짐작으로 물을 맞췄던 것같다. 봉지 뒷면에 적힌 가장 일반적인 더 정확히는 표준적인 라면 조리법은 다음과 같다고 저자는 말한다. “물 550㎖(3컵 정도)를 끓인 뒤 면과 분말수프 플레이크(flake·흔히 ‘후레이크’로 표기)를 같이 넣고 4분 30초 더 끓이세요.” 최용민씨는 “조리법대로 하면 면은 꼬들꼬들하고 더 맛있다”면서 “한층 좋아진 라면 맛에 놀랄 것”이라고 말한다. 어떤 냄비에 라면을 끓이느냐도 중요하다. 양은 냄비는 얇아서 라면을 금방 끓일 수 있는만큼 국물이 식는 속도도 빨르다. 면을 다 먹고 밥을 국물에 말아 먹기 좋아한다면 적절치 않단다. 뚝배기는 물 끓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오래 온기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스텐리스 냄비는 양은 냄비와 뚝배기 중간쯤이다. 자신의 라면 먹는 스타일에 맞춰 냄비를 선택하면 되겠다. 냄비 입구가 좁으면 면과 공기가 닿는 면적이 줄어들어 면이 붓기 쉬우니, 입구가 넓은 냄비가 더 낫다.

    ㆍ라면에 식초?
    이 책은 이밖에 라면 마니아들의 라면 끓이기 노하우를 소개한다. 라면에 식초를 넣으면 잡냄새가 사라진다고 한다. 최용민씨는“끓는 물에 면을 넣고 식초 2방울 정도 더하면 밀가루 냄새와 잡냄새가 사라지고 깔끔한 라면 향만 남는다”면서“라면을 다 끓이고 식초를 몇 방울 떨어 뜨리면 라면이 쫄깃쫄깃한 상태로 오래 지속된다”고 알려준다. 가루 커피(인스턴트 커피)도 넣어보자. 면이 반쯤 익었을 때 커피를 1/2 작은술 정도만 넣으면 밀가루 냄새가 사라지고 국물도 깔끔해진다고 한다. 가루 커피를 너무 많이 넣거나 원두 커피를 넣으면 맛이 이상해지니 주의해야 한다. 면을 꼬들꼬들하게 익히려면 끓이는 도중 면을 위아래로 들었다놨다를 반복한다. 조금 설익었다 싶을 때 불을 끄고 뚜껑을 덮어 30초~1분쯤 뜸 들인다. 책에는 컵라면을 맛있게 먹는 법도 나온다. 첫 번째 방법은 컵라면을 봉지라면처럼 냄비에 끓이는 것이다. 조리도구 없이 어디서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게 컵라면이 가진 최대의 미덕일텐데 이를 완전히 무시하는 방법이긴 하다. 최용민씨는“컵라면의 면은 과자처럼 꼬들꼬들하고 잘 붇지도 않아 맛도 좋다”고 한다. 두 번째는 과자를 컵라면에 넣는 것이다. “새우깡 에이스(크래커) 건빵 등등의 과자를 아주 조금 뜯어 넣으면 예상 외로 괜찮은 맛이 납니다. 대신 국물은 좀 걸쭉해진답니다.” 이밖에 면이 다 익었을 때 참기름을 한 방울 떨어뜨려주면 중국 면요리 같은 맛이 나며 파마잔 치즈 가루를 조금 뿌린 뒤 뚜껑을 덮어 익히면 ‘치즈 컵라면’이 된다고 한다고 저자는 소개한다. 라면을 덜 짜게 먹으려고 분말수프를 다 넣지 않는 이들도 있다. 남은 분말수프를 알뜰하게 활용하는 방법도 책에 나온다. 돼지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 양념으로 사용할 수 있다. 삼겹살을 구울 때 소금이나 후춧가루를 뿌리듯 라면 수프분말을 살살 뿌려주란 것이다. 최용민씨는 “라면 수프는 각종 요리에 조미료로 이용해도 좋다”고 썼다. 라면 분말수프로 양념해 구운 삼겹살, 어떤 맛일지 기대된다.

    Chosun         김성윤 조선일보 대중문화무 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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