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실전 MBA

보고있나, CEO? 노스트라다무스처럼

浮萍草 2013. 11. 15. 00:30
    훌륭한 리더의 제1조건, 누구보다 빨리 신호를 알아채라
    기업도 리더도 눈치가 빨라야 '변화의 신호' 빨리 읽은 테스코… 적응에 성공, 결국 1위가 되고… "상상도 못 한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1994년 어느 날, 영국 대형 수퍼마켓 체인인 테스코의 이사회 회의장. 던험비라는 마케팅 전문 기업의 대표 클라이브 험비가 발표를 하고 있었다. 회원 카드 제도를 도입하면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이미 테스코에는 이와 비슷한 '그린 실드 스탬프' 쿠폰제도가 있었다. 하지만 쿠폰은 나눠 주면 그게 다였다. 회원 카드도 얼핏 이와 비슷해 보였지만 실은 전혀 달랐다. 회원 카드는 고객 정보를 남겼던 것이다. 당시 테스코는 영국 유통업계 만년 2위였다. 샌즈버리라는 1위 기업의 입지는 넘볼 수 없이 굳건했다.
    ㆍ클럽 카드 위력 알아챈 테스코
    제안 발표를 듣던 로드 맥로린 테스코 이사회 의장은 단박에 이 카드가 긁어 들일 정보의 가공할 위력을 눈치챘다. 곧 테스코는 전격적으로 '클럽 카드' 제도를 도입했다. 그리고 이 카드는 영국 1위, 세계 3위 유통기업 테스코를 만든 일등공신이 됐다. 구매 가격과 상관없이 가입 회원이면 무조건 1%를 깎아 주는 이 카드는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다. 클럽 카드를 통해 테스코는 충성도 높은 고객을 얻었고, 무엇보다도 고객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 이를 통해 테스코는 고객이 식료품보다는 서비스를 구매할 때 돈 씀씀이가 더 크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사회 구조적인 변화를 포착한 것이다. 테스코는 발 빠르게 금융과 통신업 등으로 확장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테스코는 '적응력(adaptability)'에서 경쟁 기업보다 빨리 우위에 섰고, 시장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ㆍ적응력 높이려면 신호 읽어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과 세계화의 영향으로 그 어느 때보다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높다. 1등 기업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 1960년대엔 업계 '톱 3' 기업이 3위 밖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고작 2%였다. 하지만 2008년에는 14%로 크게 높아졌다. 최고 기업을 오랫동안 유지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것이다. 한때 세계 휴대폰 시장을 호령했던 노키아의 영광은 채 20년을 못 갔다. 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기존 질서를 뒤흔드는 규제나 기술도 수시로 등장한다. 혁신적인 서비스가 나타난다 해도 순식간에 복제가 가능하다.
    일러스트=박상훈 기자

    이런 환경에서는 기업이 얼마나 탄력적으로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른다. 즉 '입지 우위(positional advantage)'보다 '적응 우위(adaptive advantage)'가 중요해진 것이다. 그런데 적응력을 높이려면 먼저 변화 신호를 읽어야 한다. 신호를 감지하고 분석,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테스코는 클럽 카드가 바로 이런 신호탐지기 노릇을 했다.
    ㆍ美 할인점 타깃의 적응 비결
    미국의 대형 할인점인 타깃은 영국 테스코보다 한 걸음 더 나간 사례다. 이미 개인 정보 수집이 일상화된 2008년, 타깃은 신호를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먼저 안팎에서 수집된 고객 정보 중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토대로 이른바 '고객 초상화'를 그렸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A씨는 도심에 거주하고 직업을 가진 35세의 기혼 여성'과 같이 구체적인 인물상을 만든 것이다. 이어 A씨의 구매 성향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는 결혼, 임신, 이사, 졸업 같은 이벤트를 찾아냈다. 사람들은 평상시엔 상점 한 곳에서 모든 물건을 사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이벤트가 있을 때는 한꺼번에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고객을 찾아낸 타깃은 고객 1인당 구매 단가를 높였고 맞춤형 메시지도 보낼 수 있었다. 갓 출산한 여성에게는 아기용품 관련 이메일을 보내는 식이다. 신호를 읽고 적극 활용하는 전술은 타깃이라는 기업의 '적응 우위'를 높여줬다. 2006년부터 2011년 사이에 미국 할인점의 전체 매출은 4%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7% 하락했는데 같은 기간 타깃의 매출은 17%, 영업이익은 6% 늘었다. "최악의 CEO에게서 발견되는 공통점은 적응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적응하거나 변하려는 의지가 없다. 반면 훌륭한 CEO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인정하고 변화에 빨리 순응하려 한다. 이를 위해 무슨 일이 벌어질지 꾸준히 지켜본다." 전략과 리더십 분야 석학인 시드니 핑켈스타인 다트머스대 경영대학원 교수의 이 말은 기업의 수명은 짧아지고 변동성은 커지는 요즘, 곱씹어 볼 만한 말이다.
    Biz Chosun         안동순 보스턴컨설팅그룹 파트너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