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실전 MBA

김대리의 뒷담화

浮萍草 2013. 11. 1. 00:00
    출근하니 박살내고, 퇴근 후엔 회식… 누굴 바보로 아십니까
    간부는 능력 있으면 되지만 좋은 리더는 능력 그 이상이 필요… 회식으로 만사 OK? 꿈 깨시죠 침부터 K 팀장이 S 대리를 '박살' 내기 시작했다. S 대리는 언제나 맡은 일에 성실하고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여 동료들의 전폭적 신뢰를 받는 직원이다. 하지만 성격이 너무 유순하여 공사 구분이 명확지 않고 모진 말을 하지 못하여 다른 부서에 항상 당하기만 하니 팀장은 S 대리가 항상 못 미더웠다. 이날도 그 전날 S 대리가 참석한 회의에서 업무를 적절히 분담하지 않고 우리 부서가 일을 다 떠맡게 되었다며 팀장 책상 옆에 세워둔 채 '조져대고' 있다. 그걸 보고 있는 다른 직원들은 민망해진다. 저런 말은 회의실로 가서 둘만 있을 때 했으면 좋겠건만 온종일 사무실 분위기는 포로수용소 같았다. 하루 내내 무거웠던 사무실 분위기를 풀자며 팀장이 저녁 회식을 선언했다. 단 한 명도 불참을 허용하지 않는단다. 종일 숨죽이며 살아야 했으니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었던 직원들 마음에 또 돌덩이 하나가 얹힌다. 팀장은 회식 내내 옆자리에 S 대리를 앉혀 놓고 "네가 미워서 그런 게 아니다"며 혼자 호탕하게 웃고 있다.

    더불어"내가 직원들 다 보는 데서 너를 나무란 건 다른 직원들도 다 들으라고 한 소리야. 우리 함께 반성하자는 거지. 하핫" 하며 아무도 설득하지 못하는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사람 좋은 S 대리는 여전히 웃음만 짓고 있고 끌려온 다른 직원들은 할 수 없이 이어진 회식 자리에서 마지못해 웃음을 지으며 억지로 회포를 풀고 있다. 집으로 향하는 모든 직원의 어깨가 축 처져 있다. 오늘 회포를 푼 사람은 팀장 한 명뿐이다. 회사에서 간부급 이상의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업무적 능력만으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직원들의 인정을 받는 간부가 된다는 것은 업무적 능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리더십을 책으로 배운 사람들은 회식을 하는 것으로 팀원들의 공감을 얻어냈다고 혼자 착각한다. K 팀장의 기계적 리더십은 좀처럼 직원들의 동의를 얻어내지 못한다. 직원들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아침, 회사를 나오지 않은 S 대리에게서 문자가 왔다. "저 오늘 예비군 훈련이라 회사 하루 빠집니다. 아침에 배달되는 우유가 제 자리에 있으니 대신 드세요. ^^." S 대리는 나중에 훌륭한 리더가 될 것 같다.
    Biz Chosun         김준(회사원 필명·에세이스트)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