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푸드 이야기

겨울철 산해진미의 으뜸, 홍어

浮萍草 2013. 11. 25. 15:43

    ㆍ역사 깊은 삭힌 홍어 1814년(순조 14)에 정약전(丁若銓)이 저술한『자산어보』에는 분어擥魚라 하였고 속명을 홍어洪魚라 하여 형태와 생태 및 나주지방의 음식으로서 홍어에 대한 기호 嗜好를 소개하고 있다. 물목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엄 속에 하루 이틀 묻어서 삭혀야 제 맛이 난다고 하였다. 삭힌 홍어의 유래는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말선초 조정에서 공도空島정책을 펴 도서지역의 주민들을 육지로 강제 이주시킨다. 이 때 영산도永山島주민들도 육지로 이주하도록 했는데 그들이 뭍으로 나와 정착한 곳이 영산포榮山浦로, 배를 타고 집단이주할때 챙겨온 식재료들은 모두 상해서 버려야 했지만 홍어는 상했는데도 냄새만 지독할 뿐 맛이 좋았다는 것. 그래서 영산포식‘삭힌홍어’가 탄생했다고 한다.

    ㆍ암모니아 냄새가 강할수록 맛있는 홍어
    코를 톡 쏘는 독특한 맛은 자기소화가 진행 된 결과이며 살이 차지고 미끈미끈해진다. 독특한 냄새가 나는 것은 일반 어류보다 요소尿素와 트리메틸아민 산화물(TMAO : trimethyamineoxide)이 훨씬 많아서 자기소화로 인해 요소인 암모니아를 생성 하고 TMAO는 트리메틸아민(TMA:trimethyamine)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홍어가 신선한 것일수록 비린내가 없고 꼬들꼬들하며, 삭힐수록 톡 쏘는 매콤한 맛이 강해지고 살이 부드러워진다. 홍어를 처음 먹는 사람들은 입에 넣어 보기도 전에 그 풍기는 냄새에 먹기를 꺼리기도 하지만 한번 맛에 들이고 나면 반드시 홍어회만 찾을 정도로 그 맛은 황홀하다 고 한다. 미식가들은 홍어회의 맛있는 부위의 순서를 매기기도 하는데 미식가들은 반질반질하고 끈적끈적한 코를 으뜸으로 치며 홍어 코를 먹어보지 못한 사람은 홍어 맛을 논하지 말라고 할 정도이다. 홍어 코를 소금장에 찍어 입에 넣으면 찡한 기운이 혓바닥에서 코를 타고 금세 눈물이 글썽해지는데 코끝이 찡한 것이 정신이 하나도 없다. 두 번째 맛있는 부위는 날개이며 세 번째는 꼬리를 꼽는다. 날개와 꼬리는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그만이다. 홍콩에서 미식가로 유명한 추어람씨는 한국에 지인들과 자주 오는데 그 이유는 한국음식을 먹으러 온다고 하며 특히 삭힌 홍어를 좋아해서라고 한다.

    ㆍ홍어의 특징과 영양
    홍어는 연골어류 홍어목 가오리과에 속하는 가오리의 한 종류로 갱개미라고도 하는데 우리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것이 홍어가오리이다. 홍어가오리는 길이가 0.5m까지 성장하고 몸의 모양이 마름모꼴로 넙죽하게 생겼으며 꼬리 등 쪽에 가시가 있는데 수컷은 한 줄, 암컷은 세 줄이 있다. 가슴지느러미의 밑 부분에 검은 테를 가진 큰 반점이 양쪽으로 하나씩 있는 것이 다른 가오리와 구별된다. 또한 등 전체에 크기가 일정치 않은 작은 원형 반점이 흩어져 있고 꼬리 뒷부분에 2개의 작은 등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홍어는 등 쪽이 갈색이고 배 쪽은 희거나 회색으로 여름철에 특히 맛이 좋아 공어 魚라고도 한다. 홍어는 봄에 산란하며 꼬리는 채찍처럼 생겼으며 다른 가오리의 맛이 질감이 퍽퍽하고 탄력이 없는데 비해 맛이 달고 살이 꼬들꼬들하며 부드럽게 씹힌다. 홍어는 수분이 많고 단백질이 풍부하며 지질이 적은 저칼로리 생선이며 가오리와 함께 어패류 중에 칼슘이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다. 베타인과 타우린의 함량이 많고 고린내 성분인 휘발성 지방산과 휘발성 카르보닐도 들어 있어 독특한 향이 나므로 색다르게 먹는 음식이다.

    ㆍ버릴 것 없는 홍어, 다양하게 발전한 조리법
    홍어는 주로 회나 찜을 하여 먹는데 뼈는 연골이므로 뼈째 씹어서 먹으면 맛이 좋다. 홍어는 껍질을 벗기고 한 입 크기로 썰어 식초에 1시간 이상 재워 살이 꼬들꼬들해지면 물기를 빼고 무채 미나리 배를 넣어 고추장 식초 설탕 고춧가루 다진 대파, 다진 마늘, 생강즙, 깨소금, 소금에 잘 버무리면 맛 좋은 홍어회가 된다. 홍어는 아무리 먹어도 탈이 나지 않는다. 그만큼 소화가 잘되는 생선으로 날 것을 좋아하지 않거나 제사지낼 때 또는 치아가 약한 노년층은 홍어를 그늘에 꾸덕꾸덕 말렸다가 찜을 하면 좋다. 홍어에 열을 가하면 암모니아 냄새가 더욱 강해지는데 분해되지 않은 요소와 암모니아가 어우러져 코를 자극하며 따뜻한 홍어찜에 입천장이 쉽게 벗겨지는 이유는 극소량의 요소 때문이다. 홍어는 버리는 게 없는데 홍어내장과 껍질에 보리싹을 넣고 홍어 애보리국(홍어속국)을 끓여 해장을 하면 그만이며 겨울철 잔칫집 손님의 추위를 녹여주는 특미의 국물이다. 홍어는 산후풍과 변비치료에 효과가 있으며 정월 보름 안에 홍어애보리국을 먹으면 1년 내내 건강하게 산다는 설도 있다. 홍어를 토막내어 녹말을 묻히고 끓는 물에 데쳐 초고추장을 찍어 먹는 홍어어채, 손질한 홍어에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마늘, 생강즙, 소금을 넣어 끓이다가 살짝 데친 콩나물 미나리 대파 등을 넣고 물녹말을 풀어 아구찜처럼 찜을 해 먹기도 하고 말린 홍어를 토막내어 물에 불린 다음 간장 고춧가루, 다진 대파 마늘 참기름, 깨소금 등으로 양념하여 찌는 홍어건작찜 홍어표면에 물기를 수건으로 닦은 후 껍질을 벗기고 내장을 빼 낸 후 부위별로 적당히 잘라 설탕과 식초를 동량으로 섞은 다음 2시간 정도 재워서 삭으면 석쇠에 올려 고추장 고춧가루 다진 대파 다진 마늘 설탕 참기름 깨소금을 섞어 만든 양념을 발라가며 굽는 홍어구이도 있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 김치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함께 내는 것을 홍어삼합이라 하는데 삼합에 사용되는 돼지고기는 기름과 살이 적당히 섞인 것이 좋은데 기름의 고소함과 살코기의 부드러움이 어우러져야 삼합의 맛이 나게 된다. 또한 한사발의 시원한 탁주는 제격이며 목포지방에서는 홍어회와 탁주를 홍탁이라고 하여 겨울철 야식으로 즐겨 먹는다. 삼합은‘세상에서 가장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라 아무리 위장이 약한 사람이라도 배탈 나는 일이 없다’고 여기며 막걸리(탁주)를 합하여‘홍탁삼합’이라고 한다. 홍어 내장과 불린 톳을 깨끗이 씻어 된장으로 버무려 물을 붓고 끓인 후 다진 대파 다진 마늘을 넣고 국간장으로 간을 한 다음 마지막에 참기름을 넣고 끓인 국이 홍어애탕국이다. 찜통에 짚을 한켜 깔고 홍어 토막을 얹은 다음 파채 마늘채 실고추를 고루 뿌리고 그 위를 짚으로 다시 덮어 센 불에서 쪄낸 뒤 양념장이나 초고추장을 곁들이는 홍어어시육은 비린내가 없고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물에 무를 넣어 끓이다가 고춧가루와 된장을 넣고 끓어오르면 홍어와 고추장을 넣어 익으면 양파 미나리 대파 고추 다진마늘 생강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국간장으로 간을 하여 홍어탕을 끓인다. 사진. 연합콘텐츠, 아이클릭아트
    문화재청     글. 한혜영 청강문화산업대학교 푸드스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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