五色 채소·과일로 ‘五感 만족’ 여름나기
 | ▲ 사진 =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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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불쾌지수에 맞서기 위해선 충분한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의 보양식을 찾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과다한 칼로리를 매일 섭취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열량 보충 위주의 보양식은 이제 불필요하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오히려 육류 중심의 보양식은 자칫 고혈압 및 당뇨 등의 만성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보양식에도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고열량·고지방 등을 걱정할 필요 없으면서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성분들을 제공하는 보양식은 없을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에 이어 ‘제7의 영양소’로 불리는 식물영양소(phytonutrients)를 주저않고 꼽는다.
식물영양소는 스트레스 조절 면역력 강화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
특히 다양한 색깔의 과일과 채소를 먹으면 유리하다.
색깔별로 특정 성분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식물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데 도움을 주는 ‘5색’ 과일과 채소를 소개한다.
ㆍ보라색 - 가지
가지는 열을 식히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짙은 보랏빛을 띠는 가지에는 안토시아닌 히아신 나스닌 알칼로이드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특히 알칼로이드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식물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가지에는 필수지방산인 리놀레산과 세포 손상을 막아 주는 비타민E가 많이 들어 있는데 두 성분은 지용성 물질로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몸에 잘 흡수된다.
ㆍ흰색 - 더덕
더덕은 인삼에 버금간다고 하여 ‘사삼(沙蔘)’이라고도 부른다.
맛과 향이 진하고 섬유질을 비롯해 칼슘과 인 철분 등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하다.
또 더덕을 잘랐을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은 바로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인데 이는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과 지질의 함량을 줄이고 혈압을 낮추는 데 효능이 있다.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을 주어 여름철 더위와 공부에 지친 수험생이나 고된 업무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아 걱정인 직장인에게 좋다.
더덕은 지방과 단백질이 다른 영양소에 비해 부족한 편으로 검은깨와 함께 먹으면 정력 증강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더덕은 쓴맛이 강해 고추장 등의 양념으로 조리하면 쓴맛이 완화돼 먹기에 좋다.
ㆍ노란색 - 고구마
여름철 감기 예방을 위해선 고구마를 먹어야 한다.
고구마는 베타카로틴을 풍부하게 함유해 면역력을 높이며 루테인이 자외선과 활성산소에 의한 세포 손상을 막아 준다.
또한 고구마는 식이섬유가 풍부해 대장암을 예방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킨다.
고구마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전분질에 싸여 있어 조리시 열을 가해도 70∼80%가 그대로 남아 있다.
고구마를 요리할 때는 찬물에 담갔다가 조리하면 전분이 우러나와 그릇에 달라붙지 않는다.
고구마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적어 동물성 식품과 함께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ㆍ빨간색 - 오미자
자외선에 의한 피부노화가 걱정된다면 오미자와 가깝게 지내야 한다.
오미자에 풍부한 폴리페놀이 항산화 작용을 해 피부노화를 예방해 준다.
뿐만 아니라 단백질 인 철 칼슘 비타민B1 및 칼륨 비타민C의 함량이 높으며 구연산 사과산 주석산이 많아 피로 해소를 돕는다. 또한 오미자는 졸음을 쫓고 과로로
인한 시력 및 기억력 감퇴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미자를 우릴 때는 뜨거운 물을 부으면 신맛이 더하고 떫은맛도 강해지므로 냉수에 천천히 우려낸다.
ㆍ녹색 - 멜론
멜론은 칼륨 함량이 높아 체내 불필요한 염분을 밖으로 배출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멜론에는 식물영양소 중 카로티노이드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데 카로티노이드는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점막 피부 저항력을 강화하고 여름철에 저하된 면역력을
증진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멜론 과육에 들어 있는 식이섬유인 펙틴은 장 활동을 활발하게 해 변비를 해소하고 피부를 건강하게 만든다.
건강기능식품전문기업 뉴트리라이트 연구부서의 조양희(식품공학) 박사는“여름철에는 열대야로 인한 숙면 방해로 스트레스가 높아지고 건강의 균형을 잃기 쉽다”며
“채소 과일은 비타민과 무기질 같은 필수 영양소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고 항산화 기능도 뛰어나 여름철 건강관리에 꼭 필요한 식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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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지수, 고온 다습… 땀 증발 방해, 두통·수면장애·감기 유발
냉방보다 제습에 신경써야
 | 장맛비와 폭염이 반복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무더위에 높은 습도까지 겹쳐 밤잠을 설치는가 하면 한낮 불볕더위에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또한 늘고
있다.
한마디로 불쾌지수가 치솟고 있는 것이다.
불쾌지수(Discomfort Index·DI)는 온도와 습도 바람 일사량 등 기후와 관계된 여러 가지 요소를 복합해 표시한
지수다.
원래는 전력소비량을 예측하기 위해 고안됐으나 기후에 따른 사람의 반응을 비교적 잘 예측하므로 널리 이용
되고 있다.
기상청에서는 섭씨 온도(℃)와 습도(%)만 대입하면 손쉽게 불쾌지수를 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홈페이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날씨’코너의‘생활과 산업’배너를 클릭하면‘생활기상지수’화면이 나온다.
이 화면 오른쪽 상단의 ‘도움말’을 클릭한 후 다시 왼쪽 상단의 불쾌지수를 클릭하면‘불쾌지수’ 계산하기 화면이
뜬다.
기온·습도가 높아질수록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는 수치가 올라가는데 하루 중 대개 오후 2시에 가장 높다.
일반적으로 80 이상이면 ‘불쾌’,86 이상이면 ‘참기 어려운 불쾌’를 느끼는 수준이다.
상쾌함을 느끼는 지수는 70 정도다.
의료계에 따르면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에 불쾌지수가 높아지면서 각종 건강 문제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더위와 습한 공기가 불쾌지수를 높이며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은 땀의 증발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인체의 신진대사 전반에 영향을 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또 그 결과로 쉽게 피로감에 휩싸이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증세를 보이고 심지어는 ‘오뉴월 개도 안 걸린다’는
여름감기에 걸려 고통을 받기도 한다.
높은 불쾌지수는 수면장애 역시 유발한다.
더운 날씨 때문에 밤에 충분히 잠을 못자면 짜증이 더욱 심해진다.
높은 불쾌지수와 열대야로 인한 불면증은 여름철 피로감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밤 중 실내온도가 28도를 넘으면 체온과 수면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에 문제가 생기며 잠을 자기 어려워
진다.
수면장애는 우울증, 불안증 등 정신과 질환은 물론 면역기능 자율신경계 이상을 초래해 소화기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내분비계 질환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숙면을 취하려면 뇌가 밤이 왔다는 신호를 인식하고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해야 한다”며“요즘은 여름이어서 해가 길어진데다 열대야 현상으로 한밤중에도 온도가 한낮과 별반 차이
없는 섭씨 27~28도를 오르내려 뇌의 시상하부가 낮인지 밤인지 구분 못해 불면증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불쾌지수를 극복하기 위해선 냉방보다는 제습에 신경 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덥다고 냉방 온도를 너무 내리면 오히려 숙면이 더욱 어려워진다.
이는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가 몸의 생체 균형을 깨트려 또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두통, 피로감, 어지럼증, 설사 등의 증상도 그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습도는 50%, 실내 온도는 25∼26도가 적당하다.
또 목욕이나 샤워를 할 땐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 좋다.
덥다고 너무 차가운 물로만 목욕을 하는 것은 신체의 근육을 긴장시키게 되는데 이때 신체의 생리적인 반작용으로 다시 쉽게 체온이 올라갈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도 불쾌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라고 전문가들은 권유한다. 땀이나 소변으로 물이 빠져 나가면서 몸의 열을 식혀준다는 것이다.
물이나 과일주스, 채소주스 같은 수분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으며 최소한 큰 잔으로 하루 8잔 이상 마셔야 체온 조절이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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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빵&우유, 유쾌한 커플 덕에 夏夏夏 !
 | ▲ (左) 여름철 간식으로 즐겨 먹는 술빵(왼쪽)과 우유. 영양학적으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줘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 통한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
요즘은 그런 풍경을 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여름 장마철 빗줄기에 갇혀 마땅히 오도가도 못할 때 심심풀이 간식으로 술빵을 찌는 집이 많았다.
폭신폭신한 촉감에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막걸리 냄새와 어우러져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먹기에는 제격이었다.
반죽할 때 옥수수가루를 넣으면 구수한 향까지 더해졌다.
한때 제과점 빵에 밀려 자취를 감췄던 술빵이 요즘 다시 건강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술빵은 우선 소화가 잘 된다.
풍미를 더하기 위한 첨가물이 가미되지 않았고, 효모를 통해 발효했기 때문에 위와 장에서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진다.
맛이 소박한 대신 몸에는 좋은 것이다.
특히 술빵을 만들 때 발효제로 들어가는 막걸리의 경우 항암물질인 ‘파네졸’이 맥주나 포도주,소주에 비해 월등히 많이 함유돼 있다는 연구결과가 얼마전 발표돼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면 술빵과 불쾌지수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후덥지근한 날씨로 불쾌지수가 오를 때 제일 힘든 것은 짜증을 참는 것이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조절해 짜증을 잠재워 주는 것이 뇌의 기능이다.
이 대목에서 빵의 탄수화물 성분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생긴다. 탄수화물은 뇌의 유일한 에너지원이다.
우리의 뇌는 에너지원으로서 탄수화물이 분해돼 만들어진 포도당만을 고집한다.
따라서 탄수화물이 부족하면 감정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뇌의 신경세포 간 소통에 문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심리적인 유연함을 잃기 때문이다.
실제로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탄수화물의 부족은 저혈당을 초래해 의기소침 활력저하 정신기능의 지체 수면부족 불쾌감 신경과민을 불러일으킨다.
비 오는 날 기분이 우울해졌을 때 사람들이 술빵은 물론 김치전을 부치고 수제비를 뜨고 칼국수를 찾는 것이 모두 밀가루의 주성분인 탄수화물을 통해 부족한
포도당을 보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여기에 술빵은 막걸리에 의해 발효됐기 때문에 적은 양이지만 알코올이 들어가 있다.
적당량의 알코올은 심신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은 이미 공인된 정설이다.
전문가들은 막걸리로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킬 때는 생막걸리를 써야 한다고 권한다.
생막걸리에는 효모와 유산균이 풍부하다.
효모는 단백질과 식이섬유소와 미네랄로 구성돼 있으며 체내에서 영양 불균형 개선 영양 공급원, 건강 증진 및 유지 신진대사 촉진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런데 술빵은 주재료가 밀가루이기 때문에 그동안에 문제가 돼온 글루텐 성분에 의한 중독성 여부를 제외한다고 하더라도 영양학적으로 조금 모자란 음식이다.
특히 밀가루에는 라이신 등의 필수 아미노산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처럼 술빵에 부족한 필수 아미노산 성분을 보충해주는 것이 바로 우유다.
사람들이 빵과 우유를 같이 먹거나 빵 반죽에 우유를 첨가하고 우유를 사용한 크림을 발라먹는 것도 그런 면에서 합리적이다.
필수아미노산의 하나인 라이신은 아동기의 성장과 뼈의 발달을 도우며 칼슘 흡수와 위액 분비를 돕는다.
또 항체 호르몬을 만들어주고 콜라겐 생성 및 조직형성과 복구를 돕는다.
감기 고열 등에 의한 입가의 발진과 포진 바이러스의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일부 전문가는 라이신의 부족이 탈모와 생식기능 이상도 초래한다고 주장한다.
또 빵은 산성식품이어서 알칼리성인 우유와 곁들여서 먹으면 체내에 섭취됐을 때 산성과 알칼리성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우리 몸은 알칼리성에 가까울수록 병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진다.
우유의 약점 역시 빵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유당분해효소(락타아제)가 적어서 우유 소화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빵을 씹으면서 우유를 마시면 소화효소가 활성화돼 장내 락타아제 작용이 개선된다는 주장이
있다.
이와 함께 우유는 열대야 등으로 인한 불면증을 이기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눈여겨봐야 할 성분이 트립토판이다.
트립토판은 필수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행복감과 활력을 주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영양소다.
트립토판에서 낮 동안에는 몸을 가볍게 하고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는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만들어지고 어두워지면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 잠을 잘 자게 해주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만들어진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신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트립토판을 함유한 조제분유를 먹였을 때 대조군에 비하여 신생아가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았다고
한다.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잠자기 전 따뜻한 우유 한잔을 권하는 것도 우유의 트립토판 성분이 지닌 효능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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