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푸드 이야기

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품질

浮萍草 2013. 7. 16. 15:50
    스페셜티 커피, 각 대륙의 국민성 반영하고 와인처럼 자연환경 따라 달라져
    피 마니아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 그렇다면 그 맛은 어떨까. 
    현재 우리나라는 수십개국의 커피생산지에서 다양한 스페셜티 커피를 수입해오고 있다.
    스페셜티 커피 중에서도 최고급 커피를 뽑는 대회인 ‘COE(컵 오브 엑셀런스·COE대회 개최국에서 특정 연도에 생산된 최고의 커피)대회’가 열리는 국가는 볼리비아, 
    브라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르완다 등이다. 
    대부분 중남미에 몰려 있다. 
    길성용 아시아스페셜티커피감정사학원 대표는 “전 세계 커피 산지는 50~60개국 정도로 그중 COE대회가 열리는 국가는 일부분”이라며“COE대회가 열리는 국가 외
    에도 다양한 산지에서 생두를 수입한다”고 설명했다. 
    스페셜티 커피 생두를 취급하는 생두수입업체나 개인 로스터들이 남들이 잘 취급하지 않는 새로운 생두를 들여오고 있는 추세라는 것. 실제로 많은 업체들이 인도·
    에티오피아·케냐·멕시코 등 새로운 산지에서 스페셜티 커피 생두를 수입하고 있다. 

    이같이 다양한 생산지에서 수입되고 있는 스페셜티 커피의 맛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특정 국가의 생두로 만든 스페셜티 커피의 맛을 단순히 하나로 정의하긴 어렵다” 고 입을 모았다. 이정기 한국커피협회 회장은 “옛날에는 브라질산이라고 하면 이런 맛 콜롬비아산이라고 하면 이런 맛이라고 평가를 내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생산·관리방식과 품종이 다양해져 산지별 맛을 정확하게 구분해 정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60여개국의 커피 생산지를 대륙별로 나누자면 아프리카, 아시아,중남미,오세아니아라 할 수 있다.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는“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향은 자연환경도 자연환경이지만 대륙의 인종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아프리카에서 생산된 커피들은 아프리카의 원시적인 느낌과 사람들의 낙천성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고 중남미의 커피들은 화산 폭발 지진 허리케인과 같은 수많은 자연재해와 쿠데타·폭동 등의 비극을 극복한 나라답게 달콤하면서도 씁쓸하며 자극적일 정도로 신 것 같다가도 한 모금 삼키고 나면 깔끔한 여운으로 바뀌는 맛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시아 역시 고난의 역사를 지닌 지역이지만, 중남미와는 또 다른 커피의 질감을 지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커피가 생산된 지역의 국민성을 반영한다는 것은 여러 커피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김병기 커피 리브레 생두 담당자는“스페셜티 커피의 맛은 매해 달라지는 작황 토양의 특징들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고 말했다. 커피는 포도밭의 자연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와인처럼 커피밭의 해발고도·방향·경사 근처 바다·호수·강의 유무 바람의 정도 일교차 강우량 일조량과 같은 자연환경의 미세한 차이에 따라 맛이 상당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ㆍ볶음·추출 기술로도 스페셜티 커피 맛 달라져
    그런 가운데 미국의 커피품질연구소(CQI·Coffee Quality Institute)는 동아프리카,중미,콜롬비아,브라질,인도네시아,엘살바도르,하라,예멘에서 생산된 커피의 맛을 가공방식에 따라 정의해놓기도 했다. CQI는 미국의 비영리 커피 연구 단체로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회장직을 다년간 맡아 온 테드 링글 회장이 만들었다. 링글 회장은 CQI를 통해 커피 품질 측정과 표준화에 힘썼다. 이 기준에 따르면 스페셜티 커피는 가공 방식에 따라 맛과 향 산미와 후미(뒷맛), 질감이 달라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같은 인도네시아산의 생두라도 ‘세미 워시드(Semi washed)’ 방식으로 가공한 커피는 단 신맛(Juicy)과 달콤한(Honey) 맛이 나며 ‘펄프 내추럴(Pulp natural)’ 방식으로 가공한 커피는 달콤한(Honey) 맛과 메이플 시럽(Maple syrup) 맛이 난다는 것이다. 커피 전문가들은 커피의 맛과 향 산도 바디 후미 등의 항목들을 평가하는 ‘커핑(Cupping)’을 통해 커피의 점수를 매기고 등급을 정한다. 커핑의 기준은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의 기준이 통용되고 있다.
    커피나무

    커피 전문가들은 각종 커피 관련 협회의 기준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의 맛을 평가해 점수를 매기고 있지만 그 점수가 일반 소비자에게 맛을 설명해주진 않는다. 이런 가운데 몇몇 로스터리 카페 주인들은 스페셜티 커피의 맛을 소개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 이화여대 근방의 한 로스터리 카페는 브라질·콜롬비아·니키라과·코스타리카 등의 커피맛을 맛과 향 바디감의 기준으로 메뉴판에 설명해놓았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산토스 커피는 ‘부드럽고 감미로운 느낌의 엷은 단맛, 조화롭고 편안한 감칠맛’으로 니카라과의 SHG 커피는‘과일 향과 산뜻한 산미와 감미롭고 깔끔한 여운’이라고 표현하는 식이다.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한 로스터리 카페 역시 에티오피아의 시다모G2 커피를 ‘모카커피 특유의 진한 모카향과 더불어 적당한 신맛 단맛 쓴맛이 어우러진 맛’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화여대 근처 카페의 대표는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의 산지의 맛과 개인적으로 평가한 맛을 바탕으로 커피의 맛을 설명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스페셜티 커피의 맛은 생두를 볶는 방식인 ‘배전’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이정기 한국커피협회 회장의 말에 따르면 과거 일제강점기의 한국의 커피 문화는 일본의 다방 문화에서 영향을 받았다. 일본의 커피 문화를 받아들이면서 배전, 생두 등 일본식 표현을 사용하게 됐는데 그 잔재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 ‘핸드 드립’이라는 용어도 일본식 표현이다. 자연히 커피 추출 방식도 일본 방식을 그대로 들여왔는데,이 회장은 일본식 추출 방식이 아닌 우리식 추출 방식의 하나로 ‘스위트 드립(sweet drip)’ 방식을 연구· 발전시켜 왔다. 일본식 표현인 배전 대신 ‘볶음’이라는 말로 언어를 순화했다. 핸드 드립은 ‘손흘림’ 방식이라고 표현한다. 이 회장은 “드립퍼(Dripper·분쇄된 커피를 필터에 담아 커피가 담기는 곳에 올려놓는 도구) 개발 초기에 고안된 구미식(歐美式·유럽과 미국) 드립 방식이 물을 들이 붓듯이 해 짧은 시간에 추출을 끝내는 푸어오버(Pour-Over) 방식으로 쉽고 무난한 향미를 낸다면 보통 핸드 드립이라고 하는 일본식 드립 방식은 대체로 비교적 강렬한 향과 함께 쓴맛을 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추출’은 커피에서 어떤 내용물을 끄집어낼 것인가 하는 문제”라며“일반은 쓴 맛이 나오는 추출을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스위트 드립’ 추출 방식은 ‘구수함 (Sweetness)’ 중심의 추출이라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액량은 적게, 시간은 길게’의 원칙으로 단맛과 구수한 맛 위주로 추출한다는 것. 이 회장이 운영하는 ‘광화문 커피집’의 스페셜티 커피는 모두 약하게 볶는 ‘약볶음’ 커피다. 여타 커피전문점의 강한 향이 나는 지한 커피와는 다른 구수한 맛에 어색해하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이 회장은 “처음엔 어색해하지만 신맛이나 쓴맛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거부감을 일으키는 맛이고 달콤하거나 구수한 맛은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맛이기 때문에 한번 익숙해지면 계속해서 찾는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가들은 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향이 일반 커피와 어떻게 다른지 직접 마셔보고 비교해볼 것을 권했다. 사진은 한 수입차업체의 커피 시음 이벤트.
    ㆍ일반 커피 맛과 스페셜티 커피 맛 비교해보고 즐겨야
    커피 전문가들은 각각 좋은 커피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저마다의 기준을 갖고 있었다. 김병기 커피 리브레 생두 담당자는 “스페셜티 커피는 커핑에서 80점 이상의 좋은 점수를 받은 커피라는 의미 외에도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돈독해지는 커피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셜티 커피는 커피 생산자의 이름 수확시기 품종, 가공방식과 같은 커피의 이력을 쉽게 확인할 수 있어 믿고 마실 수 있는 커피라는 것. 안명규 커피명가 대표는“스페셜티 커피는 까다로운 테스트를 통과한 만큼 우수한 품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걸 의미한다”면서“재배 지역의 소기후(local climate) 를 반영한 뛰어난 향미를 가진 커피”라고 설명했다. 길성용 아시아스페셜티커피감정사학원 대표는“좋은 커피란 첫 번째로 맛이 좋아야 한다”며“달면서 시큼한 맛이 나야 되고 고소하면서 달콤한 맛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가격은 저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기 한국커피협회 회장 역시 스페셜티 커피의 가격에 대해 “‘스페셜티’라는 것에 현혹돼 터무니없이 비싼 커피를 소비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커피 전문가들은 스페셜티 커피의 맛과 향이 일반 커피와 어떻게 다른지 알기 위해 직접 마셔보고 비교해볼 것을 권했다. 스페셜티 커피 제품과 대형 마트 등의 원두커피 제품을 사서 똑같은 방법으로 추출해 마셔보라는 것. 먹어보고 자신의 기호에 맞게 즐기는 것이 정답이라고 한다. 좀더 분명하게 맛의 차이를 알고 싶다면 커피 관련 교육을 통해 맛을 보는 훈련을 하는 것도 좋다. 커피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나상조 나무아래 팀장은 “아무것도 모르고 스페셜티 커피를 맛보는 것보다는 커피 관련 교육을 통해 커피의 다양한 맛(단맛, 신맛, 쓴맛) 을 보는 훈련을 하고 나면 맛을 보고 표현하는 능력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Tip ㆍ스페셜티 중의 스페셜티, 컵 오브 엑셀런스(Cup of Excellence)
    COE대회가 열리는 나라에서 특정 연도에 생산된 최고의 커피에 부여되는 명칭이다. 커피생산국의 농부들이 공정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자는 목적으로 1999년 브라질에서 처음 시작됐다. 커피 수확기에 맞춰 해당 국가에서 대회가 열리며 전 세계에서 선정된 국제심판관들이 경연에 출품된 생두를 5차례 이상 평가해 순위를 매긴다. 현재 브라질 볼리비아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르완다 등 9개 커피 생산국이 참여하고 있다. 컵 오브 엑셀런스에 선정된 커피는 5주 후 옥션을 통해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구매자에게 판매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비영리조직 ACE가 주관한다.
    Food Chosun     백예리 이코노미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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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미 커피산업 '곰팡이 쇼크'
    잎 말라죽는 녹병 창궐 작황 20% 줄어 40만명 실직 "커피 넘어선 경제적 질병" 앙아메리카를 덮친 커피녹병(coffe leaf rust)이 심상치 않다. 커피녹병은 곰팡이 포자가 커피 잎에 번식하면서 녹이 슨 듯 색이 변해 말라죽는 질병. 19세기 후반 스리랑카·인도네시아 일대의 플랜테이션 농장을 궤멸시키다시피 했다. 이후 커피 재배 주산지가 브라질 등 라틴아메리카 쪽으로 옮겨 가게 한 주범으로도 꼽힌다. 전염성이 빨라 커피농가의 ‘구제역’으로도 일컬어진다. 이 공포의 곰팡이균이 최근 과테말라·온두라스 등 중미 커피 생산국에 퍼진 뒤 확산 속도가 가파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국제커피기구(ICO)는 최근 중미의 커피녹병이 1976년 이래 최악의 타격을 주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지역 커피 재배 면적의 절반 이상이 커피녹병 균에 감염돼 2012~2013년 생산량이 이전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줄 것으로 예상됐다. 엘살바도르는 전체 면적의 74%가 타격을 받았으며 과테말라(70%)·코스타리카(64%) 등도 생산 차질을 빚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의 커피 공급량은 세계 10%에 불과하지만 질 좋은 커피로 유명하다. 특히 주 생산품종인 아라비카는 스타벅스·그린마운틴 등 글로벌 커피업체들의 주력 원두로 쓰인다. 전 세계 아라비카의 5분의 1이 중앙아메리카에서 난다. ICO는 커피 생산량의 감소로 이들 나라에서 올해 6억 달러(약 6750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전체 커피값에는 큰 영향이 없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그 이유로 전 세계 커피 생산 1위인 브라질의 이모작 작황이 어느 때보다 좋아 중미의 타격을 상쇄하고 있다고 15일 전했다. 오히려 아라비카 거래 가격은 이달 들어 최근 4년 동안 최저인 파운드(0.45㎏)당 1.17달러(약 1300원)로 떨어졌다. 2011년 5월 30년래 최고치였던 3.08달러에서 60%나 하락했다. 문제는 이들 나라의 일자리 비상이다. 중미 4300만 인구 중 200만 명이 커피산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집계된다. FT는 커피녹병 확산 이후 2012~2013년에 걸쳐 약 40만 명이 실직했다고 보도했다. 일자리를 잃은 주민들이 미국 등으로 불법 이민을 시도하면서 지역 갈등이 벌어질 수도 있다. 국제커피협회의 로베리오 실바 회장은 “커피녹병은 커피를 넘어 경제적 질병”이라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커피녹병 확산이 기후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본다. 최근 수년간 이 지역은 폭우와 이상 고온을 겪었다. 상대적으로 안전지대였던 고산지역까지 급속 확산하는 것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제사회도 대책을 서두르고 있다. 세계은행은 타격을 받은 농가에 저리 융자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콜롬비아 정부와 민간은 병충해에 강한 품종과 비료 등을 공급하는 데 14억 달러를 책정했다. 한편 국내 인스턴트커피 시장점유율의 80%를 차지하는 동서식품 측은“중미 생두 작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지만 국내 커피 가격에 당장 영향이 있을 것 같진 않다” (홍보팀 최경태 과장)고 밝혔다. 2011년 기준 한국이 커피 생두를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베트남(33.4%)이며 브라질(20%)·콜롬비아(14.8%)가 뒤를 이었다. 생두를 로스팅한 원두 수입국은 미국(37.6%)·이탈리아(15.5%)·브라질(10.4%) 순이다. 한국의 생두·원두를 포함한 커피 수입은 7억1700만 달러(2011년)에 달했다.
    Joongang.Joins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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