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구절판

浮萍草 2013. 6. 21. 10:20
    식탁 위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
    구절판
    9칸으로 나눠진 목기에 채소·고기류 등 8가지 식재료를 둘러 담고 중앙에 얇게 부친 밀전병을 놓아 각자 취향에 맞게 조합해 먹는 음식,구절판이다. 9칸으로 나뉜 그릇의 명칭이자 그 안에 담긴 요리를 지칭하는 이름이다. 구절판의 기원은 제법 오래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한강유역의 아차산 일대에 위치한 삼국시대 고구려 군사 요새 유적지에서 토기 및 철제 무기류와 솥 등 각종 유물이 발견되었는데 이 중 구절판도 있었다.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용되어 왔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영토전쟁이 활발하던 시기 이동할 일이 많았던 당시 사람들에게 한 그릇에 다양한 음식을 담을 수 있는 구절판은 유용한 식기였던 것이다. 음식으로서 구절판에 관한 조리법이 처음 등장한 것은 비교적 늦다. 1930년대 이후의 문헌인<조선요리법>·<조선요리학>·<이조궁정요리통고>등에 기록되어 있다. 구절판은 장소에 따라 궁중식과 민간식 들어가는 재료에 따라 진 구절판과 마른 구절판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궁중식 구절판은 연한 살코기를 채 썰어 양념해 볶고 미나리 표고버섯 달걀지단 숙주나물 무채 등을 볶아 담아 내며 가운데에는 밀전병을 담았다. 민간식 구절판은 골저냐(소의 골을 삶아 저민 것 또는 등골을 토막 쳐 쪼갠 것을 부친 전),미나리강회,쑥,홍당무 생채,양배추,육회,달걀,어회,순무채 등을 구색에 맞게 그릇에 담았다. 마른 구절판은 주로 주안상과 다과상에 이용되었다. 주안상에는 생률,호두,은행,대추,잣,땅콩,곶감,육포 등의 마른안주를 담고 다과상에는 각종 강정,정과,다식,숙실 등으르 구절판을 채웠다. 구절판은 맛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음식이다.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인권운동가인 펄 벅(Pearl Sydenstricker Buck, 1892.06.26 ~ 1973.03.06) 여사가 방한 했을 당시 구절판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나는 이 작품을 파괴하고 싶지 않다.”며 끝내 젓가락을 대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여러 종류의 식재료를 밀전병에 싸서 겨자장이나 초간장에 찍어먹는 음식인 구절판은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 동물성식품과 식물성식품을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최적화 되어 있는 균형 잡힌 웰빙 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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