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푸드 이야기

"빌딩농장서 막 뜯은 상추 배달이요

浮萍草 2013. 6. 9. 18:48
    도심서 온도·습도 자동조절 재배… 신선도 유지·유통비 절감 등 장점
    미래 식량부족 사태 해결책 부상… 국내서도 하나 둘씩 증가 추세
    식품 안전성 측면 신뢰도에 의문
    온실가스 과다배출 등 딜레마도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농촌진흥청 내 위치한 빌딩농장에서 각종 농작물이 자라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2월 부산 동구 수정5동에 3층짜리 건물이 들어섰다. '희망마을 수직농장'이란 도심 속 빌딩농장이다. 사회적 협동조합 1호로 대도시 한 가운데 자리잡은 이 마을농장에서 동네 주민들은 채소를 키우며 정도 나누고 소득에도 도움을 받게 된다. 경기 남양주시와 인천에서도 추진 계획을 발표하는 등 빌딩농장은 어느새 우리 곁에 하나 둘씩 자리잡아가고 있다. 빌딩농장은 기후나 장소에 영향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빌딩이라는 폐쇄된 공간 안에 식물의 생장에 알맞은 온도나 습도 물 일조량 등을 조절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통해 농작물을 생산하기 때문이다. 온난화로 인해 재배지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토종 품종의 생산도 가능하고 사막이나 극지 등 환경이 열악한 곳에서도 연중 농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의 남극 세종기지도 빌딩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덕분에 영하 40도의 혹독한 외부 환경 속에서도 기지 대원들은 신선한 채소를 섭취할 수 있다. 세종기지에서는 '폐쇄형 육묘 시스템'을 통해 상추와 쌈채소 등을 재배한다, 세종기지 주변의 중국 칠레 러시아 우루과이 연구원들도 우리나라의 빌딩농장을 견학하고 관련 시스템을 운영하려고 준비 중이다. 빌딩농장 개념을 1999년 최초로 이론화한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30층 규모의 빌딩농장을 지으면 5만 명의 먹거리가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향후 초고층 빌딩농장이 건립된다면 국내 전역에 분포된 농작물 재배지를 도시에 모아 생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빌딩 농장을 이용하면 바닷가나 산 등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에서도 빠른 시간 안에 신선한 농작물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운송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비용과 공해를 없앨 수 있다. 이런 이점 때문에 빌딩농장은 미국과 일본 등에 도입되며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 3월 미국 시카고에서 사업을 시작한 빌딩농장 '팜히어'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채소를 생산해 도시 주민들에게 빠른 시간 안에 공급하고 있다.

    미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토마토 블루베리의 경우 산지부터 각 가정의 식탁까지 도달하는 데 평균 2,000㎞가 넘는 운송을 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운송비용이 높은 것은 물론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크다. 팜히어는 빌딩농장에서 생산한 농작물은 운송거리가 아무리 길어도 40㎞가 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싱가포르도 빌딩농장 건설이 가장 왕성한 나라다. 스웨덴 벤처기업 플랜타곤은 싱가포르에 합작사를 설립해 원형의 거대한 빌딩농장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12층으로 설계된 이 빌딩농장이 건립되면 매일 1톤의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플랜타곤은 앞으로 이 빌딩농장을 177층 규모의 초고층으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초고층 빌딩농장을 건설해 미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다. 그러나 빌딩농장의 부작용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빌딩농장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이 기존 전통적 농업을 통해 재배한 것보다 식품 안전성 측면에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 기계화된 설비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만큼 아직까지는 초기 설치비가 지나치게 비싸 농작물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빌딩 농장에서 배출될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다. 인공태양광을 비롯 각종 기계설비에 의존해야 하다 보니 전기나 화석연료 사용량이 많을 수 밖에 없고 결국 심각한 환경오염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아직은 연구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우리나라는 빌딩농장에 관한 연구를 지난 2004년부터 시작했다. 2011년에는 농촌진흥청이 실제 수확이 가능한 빌딩농장을 건립하기도 했으나 그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우리 정부는 앞으로 빌딩농장에 필요한 LED 인공광원 개발 신품종 개발 등에 박차를 가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시킨다는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빌딩농장에 대한 우려 섞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앞으로 다가올 물 부족과 식량 위기 식량 오염 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 이라며"특히 빌딩공장은 발광다이오드(LED) 온ㆍ습도 조절 환경 제어 등 환경 최첨단 기술과 장비가 들어가므로 농업 전후방 연관 사업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매우 크다"고 말했다.
    Hankooki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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