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우리 음식 이야기

어채(魚菜)

浮萍草 2013. 5. 2. 09:32
    채(魚菜)는 생선살과 여러 가지 채소에 녹말을 묻혀 끓는 물에 데친 우리 전통 요리 중의 하나다. 맛이 깔끔하고 향이 좋으면서도 색감이 훌륭해 귀한 손님을 접대하는 궁중 주안 상에 빠지지 않고 올랐다. 1800년대 초 서유구가 지은 음식 조리·가공서 ‘옹희잡지’에서는 어채에 대해 ‘각종 생선을 회처럼 썰어서 녹말을 묻히고 고기내장,대하,전복,채소를 한 가지씩 삶아 내어 보기 좋게 담는다’라는 기록이 있다. 일반적으로 어채를 만들 때는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이 담백한 민어,광어, 도미, 송어 등의 생선과 버섯류,채소류 등의 재료를 추가했다. 그리고 여기에 전복, 해삼 등의 해산물도 같이 준비했다. 생선의 경우 1㎝ 정도의 두께로 도톰하게 포를 떠서 나비 2.5㎝, 길이 4㎝ 정도로 썬다. 이것을 연한 소금물에 잠깐 담갔다가 채반에 건져 놓아 후춧가루를 뿌리고 녹말 가루를 골고루 묻힌다. 이때 녹말이 생선의 수분을 다 흡수하도록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쫄깃한 식감을 살리기 위해서다.
    녹말옷이 다 떨어져 나갈 것이 우려될 경우 두 번 정도 입혀도 된다. 이어서 팔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생선이 뜨면 건져서 찬물에 헹궈 차게 식힌다. 당근은 나비 1㎝, 길이 5㎝ 크기로 썰어 녹두 녹말을 묻혀 살짝 데쳐 낸다. 석이버섯은 다듬어서 당근과 같은 크기로 썰고 목이버섯은 깨끗이 씻어 녹두녹말을 묻혀 살짝 데쳐낸다. 접시에 쑥갓이나 상추를 조금 깔고 만들어진 어채들을 색깔별로 보기좋게 돌려 담은 다음 잣가루를 얹는다. 고기내장도 어채의 재료로 많이 쓰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소의 위장에 해당하는 양과 창자 끝 부위인 곤자소니 등이다. 곤자소니와 양은 무르도록 잘 삶아 건져내어 썰어 녹말가루를 묻혀서 생선과 같은 방법으로 조리한다. 어채는 보통 양념 초고추장이나 겨자즙에 찍어먹는데 이는 새콤달콤한 맛을 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일종의 숙회로도 볼 수 있는 어채는 비교적 조리법이 쉬운 전통요리다.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 생선을 주요 재료로 쓰며 여기에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채소가 가미돼 현대인들에게도 건강식으로 적극 추천 할 만한 요리다. 따라서 여러 가지 소스 개발과 상차림으로 어채의 맛과 멋을 더하면 한국전통음식의 세계화에도 어채가 충분히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Munhwa         김갑영 영양학자 공주대 명예교수·전 한국가정과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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