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식 이야기

미역국

浮萍草 2013. 4. 6. 07:00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미역국 한 그릇
    국인의 대부분은 적어도 자신의 나이이상의 횟수만큼 미역국을 먹는다. 
    이유인즉슨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것이 관습화 되어있기 때문이다. 
    굳이 관습 때문이 아니더라도 맛과 영양에 있어서 빠지는 곳 하나 없는 미역국을 먹는 일은 그 자체로도 반길만한 일이다.
    소고기 미역국. 사진=쿡쿡TV

    생일날 먹어도 좋고 평소에 즐겨도 맛있는 미역국은 언제부터 먹기 시작했을까. 미역의 역사는 다양한 문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명나라 때 이시진이 집필한 <본초강목>에는 미역을 신라미역,고려미역이라 하여 한국에서 건너간 것을 약제로 쓰고 있다고 기록 되어 있다. <고려도경>을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조와 곤포(다시마)를 많이 먹었다는 기록이 있으며,고려 문종 때는 임금이 미역 밭을 하사 하고 일본 상인에게서 해조류를 받았던 기록도 있다. 이처럼 우리네 선조들은 고려시대 이전부터 미역을 식용으로 즐겼음을 알 수 있다. 생일이나 출산 후에 미역국을 먹는 풍습 역시 오래 전에 시작되었다. 8세기 초 당나라 서견의 <초학기>에는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어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인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라고 적혀있다. 또한 <조선여속고>에는 ‘산모가 첫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 (三神)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생일날 미역국을 먹는 풍습은 어머니가 산후조리 후 먹었던 것과 같은 음식을 먹으며 해마다 고마움을 되새기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굴 미역국(좌)과 우럭 미역국(우). 사진=쿡쿡TV

    선조들이 지켜온 출산 후 미역국을 먹는 관습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미역에 풍부하게 들어있는 칼슘과 요오드가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작용과 함께 조혈제 역할을 하며 산모에게 매우 이롭게 작용 하기 때문이다. 이렇다 할 분석장비나 실험을 할 수 없었던 시대에 경험을 토대로 이로운 일을 관습화한 선조들의 지혜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미역국과 관련된 속설 중에 ‘시험 전에 미역국을 먹으면 떨어진다’는 말도 있다. 비교적 만들어 진지 얼마 안된 이 속설은 미역이 미끌미끌하기 때문에 ‘미끄러진다, 떨어진다, 붙지 않는다’ 등 연상 작용을 일으켜 발생된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러한 속설은 수능을 몇 일 앞둔 고3 수험생이 생일날 미역국을 안 먹는 웃지 못할 광경을 연출하기도 한다. 미역국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추가로 넣는 재료의 이름에 따라 ‘OO미역국’이 만들어진다. 보편적인 재료는 소고기, 조개류 등이고 조랭이떡이나 우럭,도미,광어 같은 생선을 넣는 미역국도 있다. 일부 가정집에서는 미역국에 파를 넣는 경우도 있는데,파에 함유된 인과 유황성분이 미역의 칼슘과 만나면 중화가 되어 영양성분이 제대로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파와 미역 모두 미끌거리는 특징이 있어 같이 조리할 경우 식감이 떨어지기도 한다. 미역국을 끓일 때 참기름, 들기름 등과 함께 조리하면 맛뿐만 아니라 영양성분 흡수율도 좋아진다. 미역에 풍부한 요오드 성분이 기름과 궁합이 잘 맞기 때문. 이외에도 미역에는 알간산,푸코이단 등의 섬유질이 다량으로 들어있는데 이 성분들은 복잡한 다당류로 이루어져있어 장에서 당분의 소화흡수를 방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피하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막아 비만을 예방하는 것이다. 대장의 운동을 도와 음식물을 청소하고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숙변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도 한다.
    정재균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PD jeongsan5@gmail.com
    Food Chosun

     草浮
    印萍

'萍 - 창고 ㅈ ~ ㅎ > 한식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채  (0) 2013.04.10
육개장  (0) 2013.04.08
신선로  (0) 2013.04.05
감자탕  (0) 2013.04.05
수제비  (0) 201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