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종교

히말라야 오지에서 홀로 살던 그 한국인

浮萍草 2011. 6. 25. 19:03
한 한국인이 홀로 살던 히말라야 끼르강가
르강가는 인도 히말라야 한 깊숙한 산골짜기의 마지막 동네 이름이다. 
나 사는 이곳 다람쌀라에서 근 350여 킬로 떨어진 산간 마을이다. 
뻐스로 꼽박 하룻길, 단 두번의 뻐스를 갈아타고 가서 이틀을 위로 위로 걸어서 가야되는 유별난 산골 마을이다. 
해발 2960메타 정도인데 희안케도 그곳에 뜨거운 온천이 솟는다. 
유황천이다. 
그 마을에서 닷새 정도 걸어 올라부쳐 산고개(빠르바티 패쓰; 5319메타) 하나를 넘으면 황량한 스피티 계곡으로 연결된다. 
이 산골 마을의 풍광은 그야말로 태고적 신비를 갖춘 숲속의 비경 자체이다.
언제부터인가 그곳에 한국사람이 살고 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정말 거기에 한국인이 살고 있었다. 
근 십년이나. 
처음 만났을 때 그분의 눈빛과 세상을 초월한 얼굴 모습에서 저절로 그분의 삶에 이해가 갔다. 
과연 세속을 벗어난 무욕 무염의 존재 자체로 보였다.
얘기를 들어보니 무슨 영화 한대목은 되고도 남는다. 
유수의 일류대학이며, 십년전 회사 일로 델리에 출장 나온게 사건의 발단이 되었다. 
출장 일을 마친뒤 며칠 시간이 남아있어 말로만 듣던 히말라야를 한번 보고 싶은 충동으로 리쉬케쉬에 들어간게 이리된 것이다.
처음 본 히말라야. 
무언의 설산이지만, 수억년의 신비와 장엄을 갖춘 산모습 자체에서 지금까지의 삶을 그대로 포기한 것이다. 
내가 저 산이 되어보자고............... 
하여 어찌어찌 돌아다니다가 바로 이 끼르강가에 눌러 앉은 꼴이된 것이다. 
일년 동안 생활비는 미화 백불 정도란다. 
감자나 일반 채소를 손수 일궈서 살아간다. 
쌀과 밀가루 정도의 그 산속에 없는 필수 주식품은 일년에 두서너번 아래 문명권의 마을에 내려가 구해온다.
그래저래 십년. 버틸만큼 버텼지만 나가기 싫은 억지 걸음을 한다. 
돈이 다 떨어져가는 것이다. 
즉 한국에 들어가서 재충전을 해야 될 세월이 흐른것이다. 
그동안 한국 어디에도 전화 연락이나 편지라도 써본적이 없는 십년세월이 지났다. 
네팔으로 나가 한국행 비행기를 탄것으로 기억난다.
드디어 한국 공항(그 당시는 김포), 사건이 터져버린것이다. 
출입 검사대에서, 이미 죽은 사람으로 신고되어버린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이다. 
공항이 발칵 뒤집어질수박에. 이 세상엔 없는 죽은 사람이 이리 버젖이 나타나다니. 
당시 다니던 회사나 가정에서도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인도 델리에서 행방불명이 되어버린 것이다. 
어쩔수없이 사고사나 어떤 불상사로 처리하여 사망신고까지 해버린 것이었다.
어찌어찌 정리되어 고향에서 다시 호적도 살리고 보금자리에 얼추 늦은 가을 입구에 돌아올수 있었다. 
그때 필자가 그분을 만나것이다. 이후 조용히 그 자리를 지켜나간다.
지금은. 나이도 있고 외국인으로 혼자 살아가기엔 좀 힘이 부쳤는지 거기를 떠났단다. 
듣기로는 지리산 어느 한곳에서 자리잡고 끼르강가의 삶처럼 혼자 그렇게 살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금도 만났을때의 맑은 눈, 초탈한 얼굴 모습이 눈에 선하다. 
아니 그 잘난 어느 성직자의 장광설 보다 힘이 베이고 살아있는 무언의 진실된 자태가 그리워진다. 
이 말 많은 세상에서, 짜증나고 반복되는 생명력이 없어진 많은 말 속에서....................
부디 지리산 어느 산자락 그 자리에서도 맑은 삶 맑은 영혼을 끝까지 일궈나가시기를 기원 합니다. 
저도 당신의 그 무언의 진리를 가꿔가야되는데도, 이런 쓸데없는 글을 쓰면서 한없이 나 자신을 초라하게 만들어 갑니다.
삼가 다시 한번 건강과 함께 청안 청강 이어지시기를.....................
부처니미 나신 땅 천축국 다람쌀라에서, 해동 비구 청전 두손 모음. ()()()
청전 스님  
가톨릭 신부가 되기 위해 광주 대건신학대에 다니다 송광사 방장 구산스님을 만나 출가했다. 
22년 전 인도로 떠라 히말라야에서 달라이라마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되었다. 
매년 여름 히말라야 최고 오지인 라다크를 찾아 고립된 티베트 스님들과 오지 주민들에게 약과 생필품을 
보시하고 있다. 
어느 산악인보다 히말라야를 많이 누빈 히말라야 도인.
이메일 : cheongjeon91@hanmail.net
 청전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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