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W T = ♣/한식의 탄생

[38] 헛제삿밥

浮萍草 2016. 3. 2. 10:29
    飮福에 쓴 음식 비벼먹은 밥, 안동 대표 향토음식으로
    사나 차례가 끝나면 조상에게 올린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음복(飮福) 절차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음복은 말 그대로 조상과 신의 복을 먹고 마신다는 의미다. 
    안동을 비롯한 경상도 지역에선 음복에 사용된 음식을 커다란 그릇에 넣고 비벼 먹는 문화가 있다. 
    이때 비빈 밥을 '헛제삿밥'이라고 한다. 
    경상도 지역에는 1920년대에 이미 헛제삿밥을 파는 가게가 있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1925년 최영년이 쓴 풍속에 관한 기록 해동죽지(海東竹枝)에는'허제반(虛祭飯·헛제삿밥) 우리나라 민간의 제사에서 음식이 남으면 골동반(비빔밥)을 만들었는데 
    대구부(大邱府) 안에서 이를 모방하여 맛을 내 시장의 가게에서 판매하였는데 이름을 헛제삿밥이라고 했다'는 구절이 있다. 
    헛제삿밥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이다.
    1925년 3월 4일 한 신문에는'"헛제삿밥이나 또 한 그릇 먹어볼가요" 하는 지국장(김천)의 發說(발설)에 사실 시장하던 터이라 못 익이는 체하고 따러가서 한그릇 
    먹는다는 것이 엇더케도 차던지 腹中(복중)에 製氷會社(제빙회사)를 안칠 지경이 되엇다'는 기사가 나온다. 
    1984년 발간된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 향토 음식 편에는 진주 비빔밥을 설명하면서'30~40년 전(1940~50년대)에 헛제삿밥이라는 별호를 붙여 아무 제사도 
    아닌데 밤중에 음식점에서 제삿집과 똑같은 음식을 마련하여 팔았다고 한다'고 적고 있다. 
    통영의 나물밥도 제삿밥에서 파생한 음식이다.
    오늘날 헛제삿밥은 안동을 대표하는 향토 음식으로 꼽힌다. 
    1976년 안동댐 건설 이후 민속 관광지가 세워지면서 헛제삿밥이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안동 지역에서는 제사상에 오르는 갖가지 나물과 산적 탕과 따끈한 밥이 주 메뉴인 헛제삿밥을 밤참으로 즐겨 먹어왔다.
    
          박정배 음식칼럼니스트·음식강산 저자
    草 浮
    印 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