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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덫’에 걸린 퍼주기식 복지… 결국 거덜난 나라

浮萍草 2016. 2. 27. 20:08
    4시간만에…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에서 외화 고갈로 심각한 물자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9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한 여성이 4시간을 기다린 끝에 휴지 등 생필품을 구매한 뒤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AP연합뉴스

    적막한 쇼핑몰 지난 10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쇼핑몰 내부 모습. 모든 상점이 문을 닫은 채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AFP연합뉴스

    흔한 기름 지난 17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주유소에서 오토바이 운전자가 주유를 하고 있다.베네수엘라는 유가의 하락으로 큰 충격을 받고 있다.AP연합뉴스

    귀한 물 베네수엘라 경제 위기로 생필품 난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한 소년이 수도 카라카스의 거리 우물에서 물통에 생활용수를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b>살 수 있을까 베네수엘라 경제의 붕괴로 국민들이 혹독한 생활고에 내몰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12일 수도 카라카스의 한 슈퍼마켓 앞에 시민들이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AFP연합뉴스

    좋았던 시절? 지난 4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열린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쿠데타 실패 24주년 기념 집회에서 한 여성이 차베스의 사진을 든 채 서 있다.
    AP연합뉴스
    ㆍ‘최악 경제난’ 베네수엘라 유가 때문에 석유부국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심각한 불경기를 겪고 있고,국가재정도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물가상승률이 700%로 세계에서 가장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10%에 이어 올해도 -8%로 세계 최악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수엘라는 원유 수출로 거둬들인 ‘오일머니’로 무상교육, 무상의료 등의 복지정책을 유지해왔다. 2013년 사망한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이 1998년 집권한 뒤 16년간 퍼주기식 대중영합 정책을 펼쳐온 결과다. 퍼주기 정책으로 인기몰이를 했던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비참한 나라’로 전락했다. 베네수엘라 경제가 파산 일보 직전으로 몰리면서 국민의 삶도 파괴되고 있다. 만성적인 전력부족 때문에 정부가 전기 사용시간을 제한하면서 수도 카라카스의 상가들은 일거에 어둠에 휩싸였다. 대부분의 생필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외화가 고갈되면서 심각한 물자 부족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마켓 앞에 1㎞가량 긴 줄을 선 모습은 일상화된 풍경이다. 주택과 아파트에서는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의약품마저 부족해 사회주의 경제의 자랑거리인 국가 의료시스템도 무너져 지카 바이러스 대응에도 실패하고 있다. 환자 집계가 엉망인 데다가 치료할 시설과 인력이 부족해 제대로 된 대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석유 소득 감소는 외화 차입으로 이어져 외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볼리바르화 가치는 폭락을 거듭하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결국 지난 17일 휘발유 소비자가 인상과 자국 화폐 가치 평가절하를 선언했다. 91옥탄가 휘발유 가격을 1ℓ당 0.07볼리바르에서 1볼리바르로 14배 올리고 95옥탄가 휘발유 값은 1ℓ당 0.097볼리바르에서 6볼리바르로 61배 인상키로 했다. 이렇게 올려도 1ℓ당 35.7원 정도로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다.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가격 인상은1996년 이후 20년 만이다. 그간 환율 주체와 외화 사용 용도에 따라 세 종류로 구분했던 공식 환율을 두 종류로 단순화했다. 현재 암시장에서 베네수엘라 화폐는 1000볼리바르 이상을 줘야 1달러를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낮은 가치가 매겨지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의 25%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서 통화가치 절하와 휘발유 값 인상,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재정지출 축소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투자자들은 이번 조치를 반기면서도 베네수엘라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오히려 통화 약세와 휘발유 값 인상이 안 그래도 높은 물가상승률을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만수 문화일보 사진부 차장 pan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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