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닥터 조홍근의 알기 쉬운 건강이야기

고지혈증에 대한 흔한 오해와 진실 (2)

浮萍草 2016. 2. 15. 17:17
    콜레스테롤 낮춰도 성기능 이상 없다
    
    고지혈증 약을 먹은 후 아주 가끔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남성이 있는데 다른 상황과 겹쳐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오히려 머리카락만큼 가는 성기혈관이 좁아지거나 쉽게 수축해서 기능장애가 옵니다.
    인은 커피일 수도 있습니다.
    고지혈증이 있는 비교적 젊은 여자에게 주로 있는 일입니다. 
    총콜레스테롤이 280㎎/dl로 심한 고지혈증 환자였습니다. 
    고지혈증 가족력도 없고,본인도 기름진 음식은 잘 먹지 않고 비만한 편도 아니라면서 무척 억울해 하고 걱정을 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식사 분석을 했는데, 환자 말대로 기름진 음식은 거의 먹지 않더군요. 
    그러나 역시 예측한 식사습관이 나와서 속으로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루에 커피를 4~5잔 정도 마신다고 써 놓았습니다. 
    커피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인데 아메리카노를 많이 마신다고 합니다. 
    믹스커피가 콜레스테롤을 올린다는 사실은 어렴풋이 들어 알고 있어 설탕도 크림도 타지 않은 커피를 마신다고 합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커피를 좋아해서 매일 그렇게 마신다고 합니다. 
    커피가 주범입니다. 다른 식사 지도를 하지 않고 커피 종류만 바꾸게 했더니 한 달 만에 거의 정상이 돼 돌아왔습니다.
    일반인들이 밥 먹듯이 자주 마시는 커피전문점의 아메리카노. 이 아메리카노에는 커피의 지방인 카페스테롤이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올릴 수 있다.
    고지혈증이 없는 사람이라면 별 문제가 없지만 고지혈증이 있다면 유의해야 한다. / 이상훈 선임기자
    커피가 콜레스테롤을 올릴까요? 그런데 커피의 종류를 바꿨는데 왜 콜레스테롤이 떨어질까요? 커피는 식물성 식품입니다. 커피 안에는 동물성 지방인 콜레스테롤이 없습니다. 그런데 대신 커피의 지방인 카페스테롤(cafe+sterol)이 있습니다. 카페스테롤이 몸속에 들어오면 간에서 콜레스테롤을 많이 만들게 됩니다. 식물성 지방이 동물성 지방으로 변하는 순간입니다. 그렇다면 모든 커피가 다 그럴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커피의 카페스테롤만 제거하면 됩니다. 카페스테롤이 통째로 들어오는 에스프레소가 가장 콜레스테롤을 많이 올립니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파는 아메리카노는 에스프레소를 뜨거운 물로 희석한 것이므로 역시 콜레스테롤이 올라갑니다. 종이 필터로 내리는 핸드 드립이나 세라믹 필터를 쓰는 더치커피는 필터로 카페스테롤이 걸러지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측면에서는 안전합니다. 알커피라고 부르는 냉동건조 커피 역시 만드는 과정에서 카페스테롤이 없어지므로 콜레스테롤을 올리지 않습니다. 본인이 고지혈증이 아니고 그럴 염려가 없다면 에스프레소든 뭐든 취향껏 드셔도 됩니다. 카페스테롤에 대한 신체의 반응도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사람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본인이 고지혈증이고 딱히 다른 음식이 문제가 아니라면,그리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또는 믹스 커피를 많이 드신다면 이 음료들이 범인일 수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혈관이 약해지거나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나요? 식사조절이나 약물을 써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는 우려가 의외로 많습니다. 성기능이 약화되거나 혈관이 약해져서 뇌출혈이 되거나 간이 나빠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결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식사와 약물은 핏속의 콜레스테롤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걱정은 몸 전체의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혼동해서 생긴 오해입니다. 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것은 혈중 콜레스테롤이지 뇌세포, 피부세포,근육세포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아닙니다.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 몸 전체의 콜레스테롤을 손볼 필요가 없습니다. 단지 핏속의 콜레스테롤만 줄이면 됩니다. 건강검진에서 측정하는 총콜레스테롤은 혈중에 있는 콜레스테롤의 함량입니다. 피를 뽑았지 조직에서 뽑은 것이 아니지요. 간단한 산수를 해보겠습니다. 체중이 70㎏인 성인의 온몸에 있는 콜레스테롤 함량은 140g입니다. 1400g도 아니고 140g입니다. 그런데 핏속에 있는 콜레스테롤은 단지 6g입니다. 계산해 보면(6÷140), 핏속의 콜레스테롤은 몸 전체 콜레스테롤의 5% 정도입니다. 핏속의 콜레스테롤 6g 중 식사요법이나 강력한 콜레스테롤 저하제로 낮출 수 있는 부분은 기껏 2~3g입니다. 아무리 해봐도 혈중 콜레스테롤의 50%만 낮출 수 있으며 전체 몸의 콜레스테롤중 2%만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핏속의 콜레스테롤이 낮아져도 세포막의 콜레스테롤 함량은 변함이 없고 성기능과 관련된 성호르몬 생산 또는 정자 생산량도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고지혈증 약을 먹은 후 아주 가끔 성기능 장애를 호소하는 남성이 있는데 다른 상황과 겹쳐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오히려 머리카락만큼 가는 성기혈관이 좁아지거나 쉽게 수축해서 기능장애가 옵니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면 오히려 혈관기능이 좋아집니다.
    술을 마시면 좋은 콜레스테롤이 올라간다는데 술은 심장병에 좋은 것인가요? 이걸 프렌치 패러독스(French Paradox)라고 합니다. 오래전에 유럽인들의 식습관과 심장병과의 관계를 탐색하던 중 연구자들은 아주 이상한 결과를 마주하게 됐습니다. 당시 프랑스인은 영국인보다 포화지방이 많은 식사를 했는데 그럼에도 프랑스인이 영국인보다 훨씬 심장병에 덜 걸린다는 것입니다. 식사습관을 더 자세히 분석해 보니 프랑스인은 식사 때마다 와인을 마셨는데 그것 때문에 심장병이 덜 생긴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여기에 힘입어 술을 마시면 심장병 위험이 감소하고 그 이유는 HDL콜레스테롤을 올리기 때문이라는 담론이 힘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프렌치 패러독스를 다시 살펴보면 당시의 식사 조사가 아주 투박하고 정교하지 못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프랑스인의 식사를 보면 영양이 풍부하고 대신 칼로리는 비교적 낮은 가공이 덜된 식재료가 많습니다. 포화지방도 과자나 햄 같은 가공식품에 첨가된 것보다는 온전한 음식에 포함된 것이 많았습니다. 과일이나 채소 또는 견과류 등의 음식도 많이 먹었습니다. 영국인의 식단과 프랑스인의 식단이 엄청나게 다르다는 것은 경험해 본 사람들은 잘 아실 것입니다. 그들이 비교적 심장병이 적었던 것은 와인을 마셔서가 아니라 음식이 포괄적이고 다양했고 느긋하게 즐기는 독특한 식사문화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웬만한 전문가들은 프렌치 패러독스라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금주까지는 못해도 절주해야 합니다. 좋은 콜레스테롤이 올라가면 심장병이 예방되는 것 아닌가요?
    그래도 포기하지 못하고 묻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적당히 마시는 술은 HDL콜레스테롤을 올린다는데, 그러면 좋은 것 아니냐고요. 아닙니다. HDL콜레스테롤이 좋다는 말은 과거의 관찰적 역학조사에서 나왔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은 심장질환에 잘 걸리고 높을수록 덜 걸리는 경향을 보였는데 그 이후 HDL콜레스테롤은 높을수록 좋다는 의미로 ‘좋은 콜레스테롤’이라는 영광된 칭호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HDL콜레스테롤을 올리는 여러 가지 약제가 개발돼 대규모 임상실험을 했는데,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다시 짚어보니,HDL콜레스테롤이 낮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동부족,비만,흡연,당뇨병 전단계,만성염증 등이 이미 있었고 그런 상태가 심장병 발병을 가져온 것 입니다. Maker가 아니라 marker였다는 말을 씁니다. 몸통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꼬리였다는 것입니다. 몸통을 움직이면 꼬리가 흔들리지만 꼬리를 흔들어서 몸통을 움직일 수는 없습니다. 혹시 HDL콜레스테롤이 낮으면 위에서 언급한 사항이 없는지 자신을 돌아보고 그걸 고치세요. 그런 것 없이 HDL콜레스테롤만 낮으면 큰 위험은 아닙니다. 일례로 총콜레스테롤이 낮은 사람의 일부는 HDL콜레스테롤도 낮습니다. HDL콜레스테롤을 올리는 것은 목표가 아닙니다. 포화지방을 많이 먹어도 HDL콜레스테롤은 올라갑니다. 좋은 것일까요?
    Vol 1146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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