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U/닥터 조홍근의 알기 쉬운 건강이야기

지방간 증후군 유발하는 청량음료

浮萍草 2016. 1. 3. 10:28
    청소년들에게 지방간이 증가하는 원인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청량음료라고 지목한 미국 정부는 학교 내 자판기 에서 청량음표 판매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은 청량음료를 소비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규제가 필요합니다.
    서울시내 마트의 음료 코너에서 소비자가 청량음료를 고르고 있다. 탄산음료 등에는 상당한 양의 당류(첨가당)가 들어 있어 청소년들은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청소년의 지방간 증가 원인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청량음료라고 지목한 미국 정부는 학교 내 자판기에서 청량음표 판매를 규제하고 있다.
    / 경향신문 자료사진
    즘 지방간 환자가 많아집니다. 지방간은 말 그대로 간에 지방이 낀 것을 말하는데,전체 간의 부피 중 지방이 5%를 초과할 때 지방간이 발생합니다. 지방간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술을 많이 마셔 생긴 알코올성지방간과 술과 상관이 없는 비알코올성지방간입니다. 그런데 요즘 비알코올성지방간이 전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성인의 23.6%가 비알코올성지방간이라고 합니다(2010년 정부 통계). 더 큰 문제는 청소년층에서도 급증하고 있다는 것인데 미국 청소년 통계를 보면 최근 20년간 두 배 이상 증가해 10명당 1명이 지방간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비알코올성지방간은 단순히 지방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훨씬 더 심각한 질환의 출발점이라는 면에서 가까운 미래의 가장 큰 헬스 이슈로 부각될 것입니다. 지방간이 왜 문제일까요? 지방간이 오래되면 간기능이 나빠지거나 간경화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은 상식적인 지식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진행된 일련의 연구에 따르면 지방간은 내장지방에서 시작돼 이상지혈증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에 의한 당뇨병으로 가는 매우 중요한 중간 기착지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지방간 증후군’이라는 새 병명입니다. 과식 또는 운동부족으로 뱃살이 많아지고 남아도는 지방을 뱃살이 다 받아주지 못하면 간으로 가서 쌓이게 되는데(지방간),그 결과 간에서 중성지방을 많이 만들고 HDL콜레스테롤은 낮아지고(이상지혈증) 나중에는 인슐린 저항성까지 생겨 결국 당뇨병으로 가는 급경사로 굴러떨어집니다. 이런 과정이 짧게는 3년에서 5년 안에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지나면 가장 무서운 혈관질환인 동맥경화증이 발생합니다. 따라서 치명적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초기 단계에서 진화하기 위해 지방간과 그와 함께 발생하는 병을 묶어서 얼마 전부터 ‘지방간 증후군’으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의외로 우리 주변에는 지방간 증후군이 많습니다. 신체검사에서 배가 조금 나오고 간수치가 조금 높고 중성지방이 150mg/dl이 넘거나 공복혈당이 100mg/dl이 넘으면 바로 지방간 증후군입니다. 전체 성인의 4분의 1이 지방간 증후군일 가능성이 매우 높고, 지금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당뇨병,심장병 등을 앓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ㆍ전체 성인의 4분의 1이 지방간증후군
    지방을 많이 먹지 않는데도 지방간에 걸리나요? 지방간을 진단 받은 사람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질문입니다. 고기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안 먹고 곡류 위주의 채식주의자인데 지방간에 걸렸다니 의아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지방간은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먹은 에너지(음식)가 소모한 에너지(신체활동)보다 남아돌면 생깁니다. 고구마와 감자를 먹든, 과일을 먹든,쌀만 먹든, 국수만 먹든 간에 어떤 탄수화물도 많이 먹게 되면 남는 에너지는 지방으로 바뀌게 되고 그 지방은 첫 번째에는 뱃살에 그리고 뱃살이 넘치면 두 번째로 간에 쌓입니다. 심지어 극단적으로 단백질만 먹어도(고기,분말,음료) 소모되지 않은 단백질은 지방으로 전환돼 보관됩니다. 왜 남는 에너지는 다 지방으로 바뀌냐구요? 에너지를 보관하기에 가장 콤팩트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은 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차곡차곡 포개져서 가장 적은 볼륨으로 가장 많이 보관할 수 있습니다. 단식을 해도 물만 있으면 최대 약 50일을 버틸 수 있는데 바로 지방 때문입니다. 탄수화물은 1g당 물 3g을 꼭 포함하기 때문에 하루 먹을 분량만 저장해도 간을 다 채우게 돼 더 저장이 힘든 비효율적인 에너지 저장형태입니다. 살을 급하게 빼기 위해 금식을 하면 처음 며칠은 간에 있는 탄수화물(글라이코젠)이 소모되는데 물이 함께 배설되므로 1~2㎏이 감량되지만 그 다음부터는 물 한 방울 포함하지 않는 고에너지 고농축 지방세포와의 전쟁이므로 살빼기가 벽에 부딪힙니다. 이것이 다이어트의 비밀입니다. ㆍ남는 에너지 몸속에서 지방으로 보관
    그런데 청량음료는 지방간과 무슨 상관이 있나요? 많은 청량음료에 과당이 들어가 있기 때문입니다. 과당은 과일에 많은 당이라고 해서 과당인데,포도당보다 훨씬 달기 때문에 적은 양만 넣어도 되고 공업적인 생산 공정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옥수수 과당 또는 액상과당) 제조자 입장에서 보면 포도당보다 훨씬 경제적 이라 지구상의 대부분 단맛나는 가공식품에 감초처럼 포함돼 있습니다. 과당이 다른 식품에 비해 유별나게 지방간과 상관이 있을까요? 한쪽 편에서는 포도당이나 과당이나 많이 먹으면 지방간이 되는 것은 차이가 없다고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과당 만의 독특한 지방간 유발효과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최근 들어 여러 연구에 힘입어 과당이 특별히 더 지방간을 유발한다는 쪽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여기서 과당이라 함은 과일처럼 온전한 음식에 담긴 형태가 아니라 액상으로 독립돼 있는 액상과당을 의미합니다. 오해가 없으시길. 최근에 밝혀진 새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당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경로로 지방간을 유발합니다. 1. 과당은 간에서 분해되면서 요산을 많이 만들고 지방합성에 중요한 뼈대를 제공함으로써 간의 지방합성을 증가 시킵니다. 2. 과당은 다른 영양분에 비해 지방세포를 훨씬 빨리 더 크게 성장시키는데(과당을 많이 먹으면 뱃살이 찐다는 의미입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방세포에서 지방산을 대량으로 간으로 보내 지방을 많이 만들게 합니다. 지방산 3개가 합성되면 바로 중성지방이고 중성지방을 많이 머금은 간이 지방간입니다. 3. 요즘 뜨고 있는 유산균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과당을 많이 먹으면 장내 미생물의 분포가 많이 변합니다. 이로운 균이 없어지고 해로운 균이 많아집니다. 방어벽인 장점막이 훼손되면서 박테리아가 생산한 독소가 혈류로 유입되는데 그 집합지가 간입니다. 간에서 염증이 생기고 염증의 결과는 지방간이 됩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 따르면 단 하루만 과량의 과당을 주어도 혈액의 염증이 심해집니다. 과당으로 된 청량음료와 포도당으로 된 청량음료를 각각 4주간 주었을 때 과당을 마신 쪽에서 혈액의 염증 수치가 올라갔습니다. 하루에 과당 50g만 넘게 먹으면 위와 같은 일이 발생하는데,청량음료 한 병만 마셔도 이 한계를 훌쩍 넘어갑니다. 어떤 콜라와 사이다에는 한 병에 과당이 50~70g 정도 있고,어떤 커피에는 과당이 70g 정도 들어갑니다 (http://foodnara.go.kr/kisna/index.do?nMenuCode=17). 과당을 가장 손쉽게 많이 먹는 방법은 바로 이런 음료를 마시는 것입니다. 청소년들에게 지방간이 증가하는 원인이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청량음료라고 지목한 미국 정부는 학교 내 자판기에서 청량음표 판매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청소년들이 너무나 많은 청량음료를 소비하고 있는데, 여기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규제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예를 보면 지방간이 있는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훨씬 빨리 간부전에 빠지고 짧은 인생을 살고 갑니다. 청소년의 지방간을 더 심각하게 예방하고 치료해야 할 대목입니다. 지방간은 단순히 지방간이 아닙니다. 큰 병에 이르는 중간 기착지입니다. 지방간은 지방을 많이 먹어야만 생기지 않습니다. 안심하고 먹는 지방 한 톨 섞이지 않은 음식,그러나 과당이 많은 청량음료가 그 주범일 수 있습니다. 아, 한 가지 더. 설탕은 과당+포도당입니다.
    Vol 1162       조홍근 연세조홍근내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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