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陰.陽地의性

핑크 비아그라와 여자의 性

浮萍草 2015. 11. 13. 23:35
    밝히는 게 어때서!
    낮은 효과·부작용 등 시장성↓… 성욕저하 여성에겐 한줄기 빛
    사상 최초로 여성을 위한 성기능 개선제,일명 ‘핑크 비아그라’가 나왔다. 8월 중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개발한 ‘여성 성욕저하장애 치료제’인 ‘애디(Addyi)’의 판매를 승인한 것. 애디는 스프라우트가 플리반세린(flibanserin)이라는 화학물질을 이용해 만든 약으로,쾌락 및 충동자극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는 대신 성욕을 감퇴시키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줄여 성적 욕구를 증강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알약 색깔이 분홍빛이어서 ‘핑크 비아그라’라고 부르는 애디는 미국에서 10월 17일부터 공식 판매될 예정이다. 애디를 개발한 스프라우트는 이번 FDA 승인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신시아 화이트헤드 스프라우트 최고경영자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와 인터뷰에서 “애디는 여성 건강 역사에 획기적 의약품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수백만 여성이 성욕을 증진할 이 같은 약을 갈망해왔다”고 말했다. 일부 여성운동가도‘여권의 승리’라고 평가하며 여성을 위한 성욕저하 치료제가 나온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드러냈다. ㆍ3가지 신경물질로 성욕 컨트롤
    그러나 미국의 대다수 전문가는 미미한 효과와 각종 부작용 등을 이유로 애디에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내 의학계에서도 애디의 실효성에 의문을 던지는 전문가가 많다. 백혜경 강동우성의학클리닉연구소 원장은“애디의 작용 메커니즘을 보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를 늘리고 세로토닌 분비를 줄여 성적 욕구를 증강한다고 하는데,사실 여성의 성욕이 단순히 3가지 신경물질로 컨트롤되는 것이 아니다. 여성의 경우 교감이나 소통 등 환경적 요인을 더 중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약으로만 성생활을 개선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남성과 여성이 생각하는 성의 의미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약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 했다.
    설현욱 서울성의학클리닉의원 원장은 “남성은 성관계를 오르가슴을 느끼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반면,여성은 감정적 친밀감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미국에서 여성 1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관계는‘자신만을 위한 신체활동’이라기보다‘상호간의 교감 행위’라고 응답한 이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따라서 약에 의한 신경물질 조절보다 근원적인 문제를 찾아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스프라우트의 임상시험 결과를 놓고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애디는 원래 1995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서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하기 시작했는데,연구진이 임상시험을 통해 우울증을 치료하지는 못하지만 기분에 영향을 미쳐 성욕을 증진시킨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후 2011년 스프라우트가 약에 대한 개발권을 인수해 연구를 진행했는데 애디 복용군과 가짜 약을 복용한 대조군을 놓고 6개월 동안 변화를 관찰한 결과, 복용군은 대조군 대비 성관계 횟수가 한 달 기준 1회 늘어났다. 그 가운데 10% 이상이 대조군에 비해 성기능지수 등 3가지 항목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 (左)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승인을 받은 미 제약사 스프라우트의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 ‘애디’. ▲ (右) 1998년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출시된 후 남성을 위한 성생활 보조의약품은 26종이 개발됐다. 사진은 화이자의 ‘비아그라’.

    임상시험 결과에 대해 백 원장은“가짜 약 환자보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성적 만족감이 증가했다는 것은 플라시보 효과(환자에게 가짜 약을 진짜 약이라 속이고 먹게 했을 때 실제로 병세가 호전되는 현상)를 누리는 경우보다 약간 높은 정도라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효과가 신통치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까지 드러난 애디의 부작용으로는 술과 함께 복용했을 때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면서 졸도하는 경우와 불면증,현기증,메스꺼움 등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FDA는 두 차례 애디의 승인을 거절했다. 설 원장은“신약을 승인하기 전 부작용에 대한 까다로운 임상시험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애디의 경우 복용한 여성이 임신했을 때 태아에 위험성은 없는지에 대한 연구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백 원장도 “신경정신과에서는 도파민을 잘못 끌어 올리는 경우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신중하게 처방한다. 일부 여성은 도파민 상승으로 성생활에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어떤 여성은 효과를 보지 못하거나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이 약을 의사들이 일반적인 기준에 따라 처방할 수 없는 문제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ㆍ치료 의지와 복용 의지가 관건
    부작용 우려에도 성욕저하 탓에 부부관계에 심각한 위기를 맞은 일부 여성은 애디의 출시를 기다리기도 한다. 자녀 둘을 낳고 회사를 그만둔 뒤 전업주부로 돌아선 김상미(41·가명) 씨는“첫아이 출산 때는 덜했는데 둘째를 낳고 나니 성관계에 대한 의지가 아예 없어졌다. 아이 둘을 키우며 집안일을 하는 일상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힘든데 남편이 퇴근 후 관계를 요구하면 너무 싫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남편도 스트레스가 쌓였다. 한 번은 이 문제로 심하게 싸워 이혼 이야기가 오간 적도 있다. 부부 사이에 별다른 문제는 없는데, 성생활로 두 사람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성욕이 생기는 약이 출시되면 복용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애디를 국내에 도입할 계획이 있는 제약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제약회사 관계자는 여러 이유로 출시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에서 시판되려면 동양인에게 맞는 약인지 인종 간 차이를 확인하는 가교시험이 이뤄져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국내 도입 의지를 가진 회사가 나타나야 하고,그 회사가 스프라우트와 계약을 맺고 가교시험을 진행한 다음 한국에서 정식으로 승인을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그런데 가교시험에서 부작용이 나오면 승인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국내 여성용 비아그라의 시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제외하고 조루치료제도 판매가 미미했다. 조루치료제는 남성만을 위한 약이 아니라 성관계 시간을 늘리는 측면에서 여성을 위한 약이기도 하기 때문에 남성들이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해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성기능 개선제 시장이 남성 위주로 돌아가는 것을 경험한 국내 제약사들은‘과연 여성을 위한 비아그라가 잘 팔릴까’ 하는 의문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를 주시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윤수 비뇨기과 전문의도 국내 시장에서 여성용 비아그라의 성공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남성 주도의 성생활이 이뤄지는 한국에서는 여성용 비아그라처럼 약에 의한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우선적으로 여성이 성생활에 대한 치료 의지와 약에 대한 복용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과연 얼마나 가능할까 싶다. 지금으로서는 약보다 성생활이 원활하지 않은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 부부가 함께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알아내는 것이 갈등 해소의 최선”이라고 말했다. ㆍ성관계 주도도 여권신장
    까다로운 복용 방법과 비용도 판매 걸림돌로 제기되고 있다. 성욕 증진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애디 한 알을 최소 2개월 이상 1일 1회 복용해야 한다. 약을 먹는 동안 음주나 항진균제, 피임제 복용은 금해야 한다. 한 달 동안 복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350~400달러(약 41만~47만 원) 선으로 두 달치가 100만 원에 이른다. 이렇게 복용할 경우 임상시험 결과에 따르면 복용 전에 비해 한 달에 한 번 더 만족할 만한 성관계를 가질 수 있다. 한 30대 워킹맘은 “여성용 비아그라 출시 기사를 접하고 성욕저하로 고민하는 여성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복용 기간과 비용, 효과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보니 노력에 비해 결과가 너무 터무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라면 아마 힘들게 복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 FDA의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 판매 승인은 1998년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출시된 후 17년 만의 일이다. 그사이 남성을 위한 성생활 보조의약품은 비아그라를 비롯해 26종이 개발됐다. 이러한 이유로 미국에서는 FDA가 편견을 갖고 여성을 차별했다는 지적까지 제기됐다. 실제로 미 여성단체들은 “비아그라가 개발 2년 만에 FDA 승인을 받은 반면 애디는 5년 동안 불가 판정을 받았다. 이는 여성의 성욕에 관심이 없거나 무지한 성차별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애디가 나오기 전 제약사들이 여성 성욕저하 치료제 개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여러 시도 가운데 하나로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을 활용한 연구가 있었다. 베링거인겔하임에서 폐경 이후 여성들을 상대로 임상시험을 실시한 결과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투여한 경우 성욕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베링거인겔하임은 테스토스테론을 활용해 몸에 붙이는 형태로 패치를 개발한 뒤 미 FDA에 승인 신청을 했지만 부작용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테스토스테론을 투여한 여성에게서 목소리가 걸걸해지거나 수염이 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난 탓이다. 이외 영국과 네덜란드 등에서도 여성용 비아그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됐지만 효과가 신통치 않아 좌절되기도 했다. 이러한 시행착오 끝에 올해 겨우 역사상 첫 여성용 비아그라가 탄생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두재균 전 전북대 총장은“앞으로 이런 종류의 여성용 비아그라 개발이 계속돼야 하고 성공을 해나가야 한다. 우리는 보통 여성이 국회의원이나 판사가 되는 등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것을 여권신장의 길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성의 권리를 증진하고,성관계에서 여성이 주도적 기능을 하는 것도 결국 여권신장의 일부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제전문지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에서만 성욕저하로 고민하는 여성이 200만 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이에 대한 연구조차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성욕저하 문제로 남편의 외도를 경험하거나 이혼 위기에 몰린 여성이 적잖다. 두재균 전문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아그라 이후 유사 약물이 잇달아 출시된 것과 마찬가지로 애디 출시 이후 여성의 성욕저하,성기능장애 등을 치료하는 약물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혜연 주간동아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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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스리스 부부, 갈등 해소부터 
    전체 여성의 40% 성욕저하증 앓아…부부 대화·애정 표현 등 친밀감 높여야
    성용 성욕저하증 치료제인 이른바 ‘핑크 비아그라’가 드디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 세계로 전해지면서 이 약에 대한 문의가 한동안 빗발쳤다. 진료실을 찾는 상당수 환자가 섹스리스 커플이고 그중 또 상당수가 여성 쪽에 성욕저하증이 있어 섹스리스로 발전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여성 성욕저하증 치료제의 등장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반가움보다 우려와 걱정이 앞서는 이유는 여성 성욕저하증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욕이 줄고 성관계에 별 흥미가 없는 성욕저하증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성기능장애로 전체 여성의 40% 정도가 앓는다고 보고되고 있으며,부부간 섹스리스 문제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다. 성욕저하증이 일어나는 이유는 크게 신체적 요인과 심리적 요인, 다른 성기능장애에 따른 이차적 문제로 나눌 수 있다. ㆍ호르몬으로 치료할 수 없는 마음의 문제
    신체적 요인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호르몬이다. 특히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남성 여성 모두의 성욕과 성기능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데,여성 갱년기에 나타나는 성욕저하 및 전반적 성기능저하는 바로 여성호르몬의 급격한 감소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런 성호르몬만이 성욕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성욕은 스트레스 시 증가하는 코르티솔, 신진대사와 관련한 갑상샘호르몬과도 관련이 있다. 특히 임신이나 수유 중 증가하는 유즙분비 호르몬인 프로락틴이 성욕을 저하시키기 때문에 출산 직후 섹스리스 문제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다. 호르몬뿐 아니라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도 성욕에 영향을 미친다. 이번에 FDA 승인을 받은 플리반세린(flibanserin)이 바로 이 세로토닌,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에 영향을 미쳐 성욕저하를 개선하는 약물이다. 이외에도 성욕에 영향을 미치는 신체적 요인으로는 만성 신장질환이나 간질환 같은 소모성질환과 암,당뇨 같은 다양한 신체질환이 있고,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일부 약물이 성욕저하를 유발하는 경우도 꽤 많다. 육체적 피로나 불안정한 자율신경계도 성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또 원래부터 성기능에 문제가 있어 흥분장애,성교통,오르가슴장애 등으로 쾌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거나 통증을 느끼면 성행위가 싫어지고 성욕이 이차적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땐 근본 원인인 성기능장애를 고쳐야 성욕이 회복될 수 있다. 여성이 쾌감을 잘 느끼지 못해 성관계 욕구가 떨어지는 이유에는 물론 파트너인 남성의 문제도 있다. 남성이 너무 자신 위주로 성행위를 해 여성의 흥분과 만족에는 관심이 없거나,조루·발기부전 등의 문제가 있을 때 그렇다. 성욕을 떨어뜨리는 심리적 원인은 더욱더 복잡하고 다양하다. 각종 스트레스는 말할 것도 없고 더 근본적으로는 보수적인 성장 배경 때문에 성에 대해 지나친 억제나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다. 과거 성추행이나 성폭력의 후유증 역시 성욕저하나 성기피를 유발한다.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서 2배 이상 많이 나타나는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신경정신과적 문제도 성욕을 떨어뜨리는데,특히 우울증에 동반되는 성욕저하증은 다른 증상에 비해 상당히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설상가상 우울증 치료를 위해 복용하는 일부 항우울제가 성욕저하를 더 악화하기도 한다. 이 경우 성욕저하를 유발하지 않는 항우울제 치료와 면담요법으로 우울증을 치료하면 성욕저하는 상당 부분 회복된다. 배우자의 외도, 고부갈등, 경제적 문제를 비롯한 여러 부부 갈등 상황과 자녀 양육에 대한 신체적·정신적 부담 등도 성욕저하의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여성은 부부갈등이 성욕저하의 주원인인 경우가 많다. 킨제이연구소의 보고에서도 밝혀졌듯이 여성이 성적 만족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상대와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ㆍ친밀감은 하루아침에 쌓이지 않는다
    미국 제약회사 스프라우트가 내놓은 여성용 비아그라 ‘애디’
    필자가 킨제이연구소에서 1년간 성의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점은 여성의 성기능은 파트너와의 관계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었다. 여성의 성문제를 잘 치료하려면 부부갈등부터 해소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미국 유학 두 번째 해에는 부부치료를 배웠다. 지금도 병원을 찾는 섹스리스 커플 중 갈등이 심한 부부에게는 따로 부부치료를 하고 있다. 반대로 부부갈등이 심한 커플은 거의 대부분 섹스리스 문제가 생긴다. 섹스리스로 병원을 찾은 수많은 부부의 다양한 모습을 봐왔지만, 정말 비슷한 면도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남편은 섹스리스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부부갈등을 풀길 원하고,아내는 부부갈등을 먼저 해결하고 섹스리스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여성에게는 성욕에 앞서 배우자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여성의 성기능에서 특히 성욕은 한 종류의 약에 좌지우지될 만큼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다. 많은 성의학자가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적으로 훨씬 복잡하게 진화한 존재라는 데 동의한다.
    여성에게 섹스는 단순한 성욕 충족뿐 아니라 임신과 출산, 육아와 연결된다는 의미를 지녀 복잡한 메커니즘으로 안전장치를 두는 것이 한편으로 충분히 이해가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성의 성욕은 다양한 신체적, 심리적 요인의 영향을 두루두루 받는다. 한 가지만 개선한다고 모든 여성의 성욕저하, 성기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의 성욕은 세로토닌이나 도파민,노르에피네프린의 농도로만 조절되는 것도 아니고 여성호르몬 같은 성호르몬의 영향만 받는 것도 아니다. 상대에 대한 애정과 애착관계,본인의 신체 상태,피로·스트레스·감정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될 수 있는 여성의 성욕저하증을 단일 메커니즘을 가진 한 종류의 약으로 치료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그렇다면 복잡하고 다양한 영향을 받는 여성의 성욕에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그 복잡하고 다양한 원인들을 찾아 중요한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나가는 것이다. 특히 여성은 평소 상대와의 안정적인 관계에서 오는 친밀감과 애정,유대감이 성욕에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이런 관계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평소 대화와 애정 표현, 함께하는 시간과 공유하는 관심사 등 부부가 함께 차곡차곡 쌓아가는 긍정적인 경험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진정한 성욕증진제는 핑크 비아그라 같은 약 한 알이 아니라 바로 이런 친밀하고 애정 어린 관계가 아닐까.
           백혜경 강동우성의학클리닉연구소 원장 hkfoxwhit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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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쉬아그라’ 잠자던 女性 흥분시키나 
    이스라엘 의사가 개발 보건부 판매허가 … 의약품 아닌 건강보조식품 효능 ‘논란’
    1998년 9월 유럽에 첫선을 보인 비아그라는 첫 해 무려 2700만정(錠)이나 팔렸다. ‘파란 다이아몬드’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남성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았고 그로부터 1년 반 뒤 제조사인 미국의 화이자사는 “매초당 3명의 남성이 비아그라를 복용한다”는 놀라운 통계를 발표했다. 비아그라의 성공에 힘입은 화이자의 CEO(최고경영자) 헨리 매키넬은 2003년 6월 “늦어도 5년 안에 여성용 비아그라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자신 있게 공언했다. 그러나 파란색의 남성용 비아그라에 빗대어 가칭‘핑크 비아그라’로 명명한 여성용 비아그라가 개발됐을 때 화이자는 약효에 실망해 여성용 비아그라 개발의 중단을 선언했고,판매허가 신청도 포기했다. 이로써 화이자의 여성용 성기능 개선제 개발은 실패로 일단락됐다. 6월4일 이스라엘의 일간지 ‘마아리브’는 거대 다국적 제약사가 실패한 여성 성기능 개선제 개발에 이스 라엘의 한 의사가 성공했다는 내용을 특집으로 독점 보도했다. 제품의 이름은 ‘쉬아그라’. 비아그라에 여성 대명사 ‘She’를 붙여 만든 이름으로 5월 중순 이스라엘 보건부에서 판매허가를 받아 시장에 선보인 제품이다. ㆍ일간지 ‘마아리브’ 독점 보도
    이스라엘 일간지 ‘마아리브’에 게재된 ‘쉬아그라’ 특집 기사.
    피부과 및 성의학 전문의인 아브네르 셰메르 박사는 10년 연구 끝에 쉬아그라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셰메르 박사는 대규모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고,‘미국 피부학회’와 ‘유럽 피부학 및 성병학회’의 회원으로 이스라엘의 각 대학에 출강 하고 있으며,해외에서도 강사로 초청되는 이스라엘에서는 꽤 이름난 의사다. 쉬아그라는 성욕과 섹스시 만족도를 높여주어 성욕 감퇴나 불감증이 있는 여성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메르 박사는 80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을 한 결과 한 번도 오르가슴을 느끼지 못했던 여성이 오르가슴에 도달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비아그라와의 차이는 비아그라가 화학약품인 데 반해 쉬아그라는 천연재료로 만들어진 건강보조식품이란 점이다. 셰메르 박사는 세계 도처에서 재배되고 각기 다른 계절에 채집한 각종 식물의 뿌리,잎,꽃 등을 원료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제품에 표기된 성분 표시에 따르면 매그놀리아(목련류)의 꽃, 견과류의 씨, 리찌,오르가노,사프란,심황(카레의 원료), 호로파(콩과 식물) 등이 주요 원료다. 셰메르 박사는 부작용에 대한 질문에 “천연재료라고 해서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쉬아그라도 홍조,두통,가슴통증 등의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있지만 비아그라에 비하면 매우 경미하다”고 주장했다. 복용법도 간단해 식후 2시간,섹스 30분 전에 복용하면 1시간에서 2시간에 걸쳐 효과가 지속되고 알약 형태로 되어 있는 약을 물 대신 약간의 포도주와 복용하면 더욱 효과가 있다고 한다. 기사를 취재한 ‘마아리브’의 여기자는 약의 효능과 관련해 기자 자신과 다른 사람의 체험담을 기사화하면서“나는 유두가 근질거리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27살의 한 체험자는“몸이 녹초가 된 느낌이어서 오히려 성욕이 감퇴했다”며“결코 돈을 주고 이 약을 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31살의 한 여성은 “특별한 느낌을 받지 못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많은 양의 애액(愛液)이 분비됐다”고 밝혔다. 피트니스 센터의 강사로 일하는 26살의 여성은 매우 만족했으나“약리작용이기보다 심리적인 효과인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2명의 자녀를 둔 45살의 주부는 평소보다 만족스러웠으나 섹스와 상관없이 기분이 좋아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성기능 개선제가 아니라 기분 전환제로 판매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 다른 33살의 주부는 “나는 별 느낌이 없었는데 오히려 남편이 혼자 흥분했다. 다음번에는 남편에게 쉬아그라를 먹었다고 하고 두통약을 먹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남성준 통신원 darom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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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에 대해 보수적인 이슬람 여성에게 ‘쉬아그라’가 통할 수 있을지 초미의 관심사다.
    응은 제각각이었지만 이들 모두가 내린 공통된 결론은 남성의 경우 약을 먹는 것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만 여성은 여전히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응답자별로 편차가 큰 것에 대해 셰메르 박사는“임상실험 결과도‘아주 좋았다’부터‘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까지 다양했다”면서“여성들의 섹스시 만족도는 분위기,상대에 대한 감정,상대방의 애무,나이 등 여러 가지 변수에 영향받기 때문에 쉬아그라가 완벽한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아리브’의 요청으로 셰메르 박사의 ‘쉬아그라 프로젝트’를 검토한 이스라엘 방위군(IDF)의 부인과 과장 (이스라엘은 여자에게도 군복무 의무가 있기 때문에 군에 부인과가 있다)을 지낸 아비샤이 야코보비치 박사는 “비아그라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었다”고 전제한 뒤 쉬아그라의 성공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쉬아그라는 클리토리스를 팽창시켜 주변 신경을 자극하는데,셰메르 박사는 그 작용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설명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뇌신경을 자극해 특정 부위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는 듯하다”는 게 그의 의학적 소견이다. ㆍ한 알에 우리 돈 약 2만4000원
    쉬아그라의 판매 책임자인 로니 한(왼쪽)과 개발자 아브네르 셰메르 박사.
    현재까지 이스라엘에서 판매된 비아그라의 양은 400만정이 넘는다. 화이자의 통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중동 아프리카지역에서 비아그라 소비 1위국으로 분당 3.1정이 판매되고 있으며,지금까지 9만여명이 의사의 처방을 받았다. 쉬아그라의 판매를 책임지는 사업가 로니 한도 이런 비아그라의 높은 판매를 거론하며 “내 손에는 황금알이 아니라 다이아몬드를 낳는 거위가 있다. 나는 쉬아그라가 비아그라 못지않게 팔릴 것으로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비아그라를 구입할 때는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하지만 쉬아그라는 모든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 자유롭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과 전 세계를 통틀어 이런 종류의 공인된 제품이 없다는 점도 로니 한이 쉬아그라의 성공을 자신 하는 배경이다. 이스라엘에서 비아그라의 1정당 가격은 80세켈,우리 돈으로 약 2만4000원. 쉬아그라의 최소 포장 단위인 5정 가격은 299세켈로 1정당 약 60세켈,우리 돈으로 1만8000원이다. 한국보다 비싼 이스라엘의 물가를 고려해도 결코 싼값이 아니다. 소비자에게 이 정도 가격을 지불하게 하려면 확실한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쉬아그라의 효능이 입증된다면 판매시장은 이스라엘이 아니라 전 세계로 확대된다. 로니 한은“몽고에서부터 아칸소(미국)까지 온 세계 여성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다닐 것”이라고 자신한다.
    로니 한의 이런 자신감의 배경에는 아랍인 사업 조언자한테서 성에 대해 보수적인 이슬람 여성에게조차‘통한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는 이슬람 교도가 대부분인 터키나 그루지야로의 수출협상이 진행 중인 배경이기도 하다. 쉬아그라의 효능에 대한 연구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판매가 허가된 이유는 의약품과 달리 엄격한 임상실험 결과를 요구하지 않는 건강보조식품이기 때문이다. 효능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은 조잡한 건강보조식품이 판을 치는 시장에 하나를 더하는 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공신력 있는 의사가 공식적인 절차를 밟아 시장에 내놓았다는 점에서 다른 제품들과 차별성을 보이는 듯도 하다. 쉬아그라의 효능이 입증돼 비아그라에 비견할 만한 일대 혁명을 가져올지, 그래서 정말 ‘다이아몬드를 낳는 거위’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예루살렘=남성준 통신원 darom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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