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환경생태 물바람숲

절반이 놀고먹어도 번창하는 개미 미스테리

浮萍草 2015. 7. 7. 10:11
    '전문적으로' 놀고먹는 집단 확인, 특정 시점에 절반이 '비활동'
    게으른 개미가 노예사냥 예비군 등 가설 다양, 진화의 수수께끼
    애벌레를 돌보고 있는 북아메리카 개미.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아루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린다. 사진=Gary D. Alpert , 위키미디어 코먼스
    개미, 꿀벌 등 사회성 곤충은 다른 곤충에 견줘 종류도 다양하고 개체수도 많으며 세계 구석구석에 분포한다. 이런 성공의 배경으로 흔히 노동 분화와 일꾼의 전문화를 꼽는다.  사실 개미는 근면의 상징이기도 하다. 어떤 불개미는 한 시간에 애벌레에게 먹이를 2번에서 50번까지 밤이고 낮이고 준다. 새끼 돌보기, 먹이 구하기, 집 고치기 등 무리를 전체를 위해 몸이 부서져라 일한다.  그러나 이들 사회에도 불편한 진실이 있다. 사람 사회처럼 늘 놀고먹는 개체가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빈둥거리는 일꾼이 너무 많아, 그 비중이 개미 집단 어디에나 절반 가량이나 된다. 이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개체가 집단의 상당수를 차지하는데도 이들이 성공적으로 번창하는 이유는 뭘까. 비활동 개체가 집단에 무언가 기여하는 게 있는 것은 아닌가.
    미국 애리조사대 연구진이 개미마다 다른 표지를 한 뒤 행동을 2주간 동안 24시간 비디오로 촬영해 분석했다. 사진=알렉스 와일드

    다니엘 샤르보뉴 등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자들은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개미 5개 집단 250마리에 일일이 페인트로 식별 표지를 하고 2주일 동안 24시간 비디오 카메라로 촬영해 행동을 관찰했다. 과학저널 <행동 생태학 및 사회생물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놀라운 결론을 내놓았다.  “일부 일개미는 다른 일개미보다 더 비활동성일 가능성이 높다.”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빈둥거리는 개미는 단지 일하다 일시적으로 쉬는 것이 아니라 한결같이 안정적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노는 것이 전문인 새로운 계층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비활동 개미의 행동은 휴식이 필요하거나 일과 일 사이에 할 일이 없다거나 먹이를 소화시키는 등 다른 활동에 따른 부차적인 활동이 아니라 가만히 있는 것 자체가 일이라는 얘기다.
    연구진이 촬영한 실험실의 개미모습. 위 원 안이 비활동 개미이고 아래가 활동 중인 개미이다. 사진=다니엘 샤르보뉴

    연구진이 특정 시점에 일개미가 무슨 활동을 하고 있는지 분석했더니 45.8%가‘비활동’ 곧 놀고 있었고 새끼 돌보기가 15.1%,둥지 밖에서 먹이 구하기와 둥지 수리 등이 11.6%였고 27.6%는 둥지 안을 돌아다니거나 다른 개미를 돌보고 있었다.  비활동 개미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개미가 생물로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면 그런 현상이 무언가 진화적 이득을 가져다 줄 가능성이 있다. 이제까지 이들은 예비 일꾼이거나, 이기주의, 또는 무리 사이의 소통 등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의 기능이 있다는 가설이 나와 있다.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는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독일 로겐스부르크대 개미학자 토머 크자케스와 인터뷰에서 이들 노는 개미가 예비군 노릇을 할지 모른다는 가설을 소개했다. 그는 “명백히 게으른 개미는 예비 전사가 될 수도 있다. 이들 개미에게는 노예를 획득하기 위한 습격이 매우 흔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샤르보뉴의 연구에서 비활동 개미가 다른 일개미보다 크고 동료와 소통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이번 연구결과는 행동으로서의 비활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었으며,그것이 어떻게 진화하게 됐는지가 후속 연구의 과제”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 애리조나대 연구 내용 소개 동영상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Daniel Charbonneau & Anna Dornhaus, Workers ‘specialized’ on inactivity: Behavioral consistency of inactive workers and their role in task allocation, Behavioral Ecology and Sociobiology, 21 Jun 2015, DOI: 10.1007/s00265-015-1958-1
    Ecotopia Hani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  ;草浮
    印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