浮 - 채마밭/환경생태 물바람숲

‘밤송이’ 호저 삼킨 비단뱀, 바위서 떨어져 그만

浮萍草 2015. 6. 30. 10:37
    남아프리카서 4m 비단뱀이 14㎏ 호저 삼켜, 며칠 뒤 죽은 채 발견
    능선에서 떨어질 때 가시가 내장 관통 때문 추정, 호저는 일상적 먹이
    14일 남아프리카에서 거대한 먹이를 삼킨 채 발견된 비단뱀. 자전거를 타던 라이더가 촬영했다. 사진=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
    프리카의 호저(산미치광이)는 사자도 감히 공격을 삼갈 만큼 강력한 방어수단을 지녔다. 털이 변형된 기다란 가시가 등에 화살처럼 빽빽하게 돋아 있다. 포식자의 공격을 받으면 몸을 흔들어 가시를 피부에서 빼내 상대를 찌른다. 자칫 눈을 찔리거나 몸에 가시가 박히면 큰 고통을 당하게 된다. 그런데 호저를 단지 커다란 쥐로 간주하는 포식자가 있다. 아프리카의 대형 비단뱀이 그 주인공인데 이런 무모한 공격은 후회를 부를 수 있다.
    아프리카 호저의 모습. 공격받으면 가시를 곧추세우고 대항한다. 사진=Andrew Butko, 위키미디어 코먼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와줄루-나탈에 있는 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에서 자전거를 타던 사람이 14일 특별한 광경을 목격했다. 커다란 비단뱀이 자신의 몸보다 몇 배 굵은 먹이를 먹은 모습이었다.
    큰 먹이를 먹은 상태에서 발견된 비단뱀 모습. 사진=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

    그는 이 특별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에스엔에스에 퍼뜨렸고 호기심에 찬 이들이 배가 부풀어오른 비단뱀을 구경하러 보호구역에 몰려들었다. 사람들은 커다란 영양이나 혹은 악어를 먹었을지도 모른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온라인 매체인 <라이브 사이언스>의 보도를 보면,20일 이 보호구역 레인저는 자전거 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이 비단뱀이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비단뱀을 해부한 결과 뱃속에서 무게 13.8㎏의 커다란 호저가 죽은 채 들어있었다. 호저의 가시 여러 개가 비단뱀 내장에 박혀있었다.
    보호구역 관계자가 죽은 비단뱀을 해부하는 모습. 사진=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

    뱃속에서 끄집어낸 호저와 비단뱀 몸속에 박혀있는 가시. 사진=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

    보호구역 관계자 풀러는 <라이브 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이곳의 비단뱀은 호저보다 더 큰 23㎏짜리 영양을 잡아먹은 일이 있다.”라며“비단뱀 주검이 능선 아래 에서 발견됐고 그곳에서 떨어진 것이 분명해,삼킨 호저의 가시가 떨어질 때 비단뱀의 소화관을 관통해 죽었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비단뱀 몸통에 박혀있는 호저의 가시. 바위에서 떨어질 때 내장을 관통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레이크 이랜드 야생동물보호구역

    사실 호저는 비단뱀과 보어 등 대형 뱀의 먹이 목록에 올라있다. 브라질의 파충류 연구자 마르셀로 두아르테 등은 2003년 과학저널 <필로메두사 파충류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서 “뱀들은 호저를 잠재적으로 위험한 먹이로 간주 하지 않는 것 같다. 오히려 보통의 커다란 쥐로 보는 듯하다. 뱀들은 매복해 있다가 호저를 급습하는데, 호저가 특유의 경계 신호를 미처 보일 틈도 없다.”라고 밝혔다.
    소화되지 않은 채 살무사의 입을 뚫고 밖으로 삐져나온 호저의 가시. 사진=두아르테 외, <필로메두사 파충류학 저널>

    호저는 아프리카, 유럽, 서남아시아에 서식하는 대형 설치류이며,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고슴도치와는 다르다. 고슴도치는 두더지, 땃쥐 등과 함께 식충류이다. ■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 Marcelo Ribeiro Duarte et. al., Prickly food: snakes preying upon porcupines, Phyllomedusa 2(2): 109-112, 2003, ☞ http://www.phyllomedusa.esalq.usp.br/articles/volume2/number2/22109112.pdf ☜
    Ecotopia Hani        조홍섭 한겨레신문 환경전문기자겸 논설위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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