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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DA 수입 규제' 마른 멸치, 안전하게 먹으려면

浮萍草 2015. 4. 9. 09:06
    조선일보 DB
    연한 봄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눈부시게 화사한 봄 꽃이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이렇게 향기로운 봄꽃축제가 끝나갈 무렵 남해안에서는 멸치가 제철을 맞는다. 멸치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약방의 감초와도 같은 존재. 국물요리에도 빠지지 않고, 밑반찬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다. 칼슘이 많기로도 첫손에 꼽힌다. 그런데 멸치의 가공 및 유통, 보관이나 활용방법에는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멸치의 대부분은 마른 멸치나 멸치젓으로 가공되어 유통된다. 멸치가 연안으로 몰려드는 봄철과 가을철에만 많이 잡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워낙 빨리 부패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건조나 염장 등 부패를 막아줄 방법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 마른 멸치의 수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멸치 내장을 제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멸치는 크기가 매우 작은 생선이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멸치를 말릴 때에는 내장을 제거하지 않고 통째로 말린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어류의 내장은 부패되기가 쉽고 보툴리누스균 오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FDA에서는 건어물이라도 내장을 제거하지 않은 식품들의 수입을 규제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마른 멸치는 식중독 균 오염으로부터 안전할까. FDA의 마른 멸치 수입규제가 괜한 트집 잡기라고 우리 영세 가공업체의 수출길이 막힌다고 볼멘소리만 할 게 아니라 우리가 먹고 있는 마른 멸치의 위생상태도 꼼꼼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현재 우리나라의 마른 멸치 유통 및 보관방법은 아쉬운 점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도 대부분의 마른 멸치가 실온에서 유통된다는 것이다. 높은 온도에서는 식중독 균의 번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특히 온도와 함께 습도까지 높은 여름철에 종이박스에 포장된 채 실온에서 유통되는 마른 멸치는 최악이다. 신선하고 위생적인 멸치를 골라서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구입 후 가정에서의 보관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멸치 구입 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머리와 내장을 제거하는 것이다. 볶음용 작은 멸치는 어쩔 수 없지만 국물용으로 사용하는 큰 멸치는 반드시 손질해서 보관할 것을 권한다. 다음으로 식중독 균의 번식과 지방의 산패를 막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를 유지하고 공기와의 접촉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멸치의 품질유지에 대한 보관온도의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온에서 보관한 멸치보다는 냉장이나 냉동 보관한 멸치의 품질이 더 오래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냉장과 냉동은 큰 차이가 없었다. 또한 공기와의 접촉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도록 지퍼 백 등에 담아서 밀봉하면 품질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건강에 좋은 멸치로 널리 소문이 났지만 통풍성관절염 환자나 요산수치가 높은 경우에는 멸치를 먹지 말아야 한다. 이유는 멸치에 ‘퓨린’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통풍성관절염은 혈액에 요산이 고농도로 축적되면서 이것이 연골의 관절 주변에 침착하여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 질병이다. 그런데 식품 중에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핵산 구성 물질이 몸 속에서 요산을 만들기 때문에 퓨린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중 요산이 높아져 통풍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발병한 경우에는 증상이 더 악화된다. 따라서 통풍환자의 식이요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퓨린을 제한하는 것이고, 퓨린이 풍부한 멸치는 통풍성관절염 식이요법에서 금기식품으로 분류된다. 멸치는 칼슘의 제왕으로 알려져 있지만 멸치국물의 칼슘함량 측정 결과는 대단히 실망스럽다. 마른 멸치 100g에는 무려 1335.7mg의 칼슘이 들어있었지만 표준 조리법으로 조리한 후 멸치 국물의 칼슘 함량은 100g당 3.4mg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아무리 끓여도 칼슘이 녹아나오지 않는 것이다. 결국 칼슘의 섭취를 위해서라면 멸치를 통째로 넣고 끓이는 것 보다 곱게 갈아서 넣는 방법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결론이다.
    Premium Chosun ☜       이미숙 식생활 클리닉'건강한 식탁'원장 doctor@dietnot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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