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국판 新 600만불 사나이

4 “생각하면 이뤄지리라”

浮萍草 2015. 1. 20. 06:00
    영화 속 꿈의 기술 ‘뇌 신호’ 기술 성큼
    람은 서로 말과 글을 주고 받으며 소통한다. 
    여기에 손짓과 발짓을 더하기도 한다. 각종 기계를 조작할 때도 손을 주로 이용한다. 
    언어와 몸짓, 이 두 가지는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도구다. 
    하지만 장애가 있는 사람은 여러 가지 도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몸이 다소 불편한 사람은 리모컨이나 키보드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손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음성 인식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운동기능과 함께 언어 기능마저 모두 상실한 중중장애인의 경우에는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다. 
    의식은 살아있지만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명 ‘감금증후군(Locked-in Syndrome)’에 속해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가게 되는 셈이다.
    척추 손상,일명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상경화증 뇌손상이나 뇌병변 등 세상엔 수많은 질환이 존재한다. 
    청각이나 시각 같은 감각기능은 정상적으로 살아 있으면서도 운동기능과 언어기능을 상실하면 감금증후군 환자가 된다. 
    세계적인 이론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과 영화 ‘슈퍼맨’의 주인공 크리스토퍼 리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도 아직 희망은 남아있다. 
    뇌에서 발생되는 생체 신호를 이용해 의사소통하는 기술,즉‘뇌신호 의사소통’ 또는 ‘뇌-컴퓨터 연결’ 기술이 꾸준히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ㆍ수술 없이 머릿속 들여다본다
    박광석 서울대 의대교수
    감금증후군 장애인이라도 뇌의 기능이 정상적인 경우가 많다. 외부에서 감각을 받아들일 때,또는 특정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정상인과 같이 뇌에서 여러 가지 생체 신호가 나타난다. 뇌신호 기술은 뇌에서 발생하는 이런 생체신호를 읽어내 해석한다. 뇌에서 생기는 신호를 읽어내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개골을 열고 뇌의 표면에 직접 전극을 삽입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수술을 받아야 하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수술이 필요 없는 방법이 주로 연구되고 있다. 뇌의 활동상태를 측정하는 방법에는 현재까지 개발된 각종 의학,공학기술이 두루 적용된다.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양전자방출 단층 촬영장치(PET) 등도 대상이다. 최근에는 두개골을 뚫고 뇌까지 도달이 가능한 근적외선을 쏘아 보내고 되돌아 나온 빛의 파장을 분석하는 ‘기능성 근적외선 분광법’이 자주 쓰인다. 또 뇌에서 생기는 미세한 자기신호를 읽어내는‘뇌자도’ 같은 방법도 있다. 이런 여러가지 방법들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고 자주 연구되고 있는 방법은 뇌파 신호를 이용하는 것이다. 흔히 병원에서 사용하는 뇌파측정장치와 비슷한 원리로,머리 표면에 전극을 부착하면 피부로 전달되는 뇌 신호를 일부 측정할 수 있는데 이런 신호를 컴퓨터로 분석해 환자들과 소통하는 방식이다.
    머리카락 위에서 손쉽게 뇌파를 측정할 수 있게 만든 전극 - 서울대 의대 제공

    뇌는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활동을 벌이기 때문에 측정되는 뇌파의 종류도 다양하고 매우 복잡하다. 하지만 오랜 연구결과 과학자들은 이 가운데 대략 3가지 정도의 뇌파를 의사소통에 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상시유발전위(SSVEP)’라는 다소 복잡한 이름이 붙어 있는 뇌파다. 이 뇌파는 시신경이 자극을 받으면 나타난다. 시각중추인 뇌의 후두엽 근방에서 생긴다. 가령 문자표를 만들어 보여주면 시신경이 자극을 받아 뇌파가 생기고 다소 복잡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문자입력기를 구성한다면 환자의 생각을 문장으로 나타낼 수 있다. 뇌의 두정엽 부위에서 측정할 수 있는 P300파 역시 주목해 볼 만 하다. 이 뇌파는 발생 빈도가 적은 사건이 일어났을 때 즉 특정한 일에 놀랄 경우 300ms(밀리초) 후에 진폭이 크게 증가한다. 일종의 사건관련반응 뇌파인 셈이다. 이 뇌파를 어떻게 의사소통에 이용할까. 예를 들어 화면에 불규칙하게 깜박거리는 36개의 문자 중에서 입력을 원하는 글자 ‘A’를 집중해서 보고 있다면 다른 글자가 깜박거릴 때에는 P300파가 발생하지 않는다. 환자가 의미를 두고 응시하고 있는 글자가 깜박거릴 때에만 파형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이 신호를 가로채면 다소 시간이 걸려도 환자는 자신의 의사를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감각운동리듬(Sensory Motor Rhythm)은 운동을 할 때 해당 감각운동영역에서 나타난다. 운동을 많이 할 수록 적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예를 들어 팔에 해당하는 뇌의 특정 부위가 있다고 치면 테니스를 치고 있을 때는 이런 뇌파가 적게 나타나다가, 아무런 운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는 오히려 커 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감각운동리듬은 실제 동작뿐만 아니라 가상의 동작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신체를 움직일 수 없는 환자들도 가상적인 움직임의 상상만으로도 이 감각운동리듬의 파형을 발생 시킬 수 있다. 만약 ‘네 라고 생각하면 왼손을,아니라고 생각하면 오른손을 번쩍 드는 생각을 하세요’라는 식으로 약속을 정해 둔다면 간병인은 환자의 의도를 어느정도 알아차릴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이런 기술을 동원해 분당 100번 정도의 의사표시를 할 수 있다. 만약 문자로 바꾼다면 알파벳 12자 정도를 주고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일반적인 통신 속도와 비교하면 매우 느리지만, 중증장애인에게는 상당히 발전된 전송 속도라고 할 수 있다. 간단하게 방의 불을 켜고 끄는 조작, 간호원을 호출하는 조작에서부터 문자 입력기릍 통해 의사를 문자로 표현해 e메일을 보내고, 웹서핑도 가능하다.
    정상시유발전위(SSVEP) 뇌파를 이용해 만든 문자입력 시스템의 모습 - 서울대 의대 제공

    ㆍ휠체어, 로봇팔 조작 등 다양한 활용 가능
    물론 이 방법이 환자와의 의사소통 목적으로만 쓰이지는 않는다. 연구하기에 따라선 환자 스스로 휠체어 등의 환자 이동용 도구를 조작 할 수도 있고 좀더 기술이 발전하면 팔다리에 장착한 로봇팔이나 다리를 조종 하는 것도 가능 하다. 현재 뇌신호 기술은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발전하고 있지만 활용범위는 의학을 넘어 모든 분야에 쓰일 수 있다. 이미 뇌파신호를 이용해 생각으로 제어하는 다양한 컴퓨터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또 군사적으로도 가치가 크다. 말이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도 있고 생각만으로 무기를 조작하는 분야 등에도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군인들의 팔다리 힘을 강하게 해 주는 ‘입는 로봇’ 역시 뇌파로 조종하려는 연구가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뇌신호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강지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은 새로운 뇌-척수 연결 기술을 개발 중이다. 하반신 마비인을 위한 기술로,척수신경이 끊어진 환자를 위해 전극을 심고 뇌파를 기계장치로 측정해 하반신 아래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부드러운 폴리이미드 전극에 약물이 들어 있는 나노섬유를 넣어 생체 부작용을 없앴다. 연구진은 이 전극을 하반신이 마비된 토끼의 척수에 연결하고 척수 신경신호를 근육에 연결해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 없이 뇌파를 읽어내는 장치도 개발 중이다. 필자의 연구팀 에서도 등산용 모자처럼 생긴 장치를 쓰고 생각만으로 휠체어를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이 장치는 지금까지 개발된 뇌파 측정 장치 중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것이 장점이다. 뇌신호 기술을 상용화 하려면 먼저 뇌파를 측정하는 현재 측정 장치의 불편함을 극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전 세계의 여러 연구그룹에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필자의 연구실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의 공공안전복지 연구사업의 지원으로 건식형 전극 등에 기반해 착용이 간편한 뇌파 측정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적으로 뛰어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일단 뇌파 신호 해석의 정확도를 향상 시켜야 한다. 뇌파 신호가 너무 복잡하고,개인별로 차이가 많이 나타나며 한 사람 안에서도 상황과 시간에 따라서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힘들다. 뇌신호 기술은 당장 실용화되기 어렵지만 전 세계 의료진과 과학자들의 꾸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 다양한 문제점들이 해결된다면 언젠간 반드시 현실이 될 것이다. 또 뇌신호를 이용한 의사소통 기술은 장애인을 위한 의사소통 방법의 범위를 넘어 우리의 일상생활의 모습도 변모시키는 새로운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Dongascience ☜       박광석 서울대 의대 의공학교실 교수 kspark@bmsil.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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