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한국판 新 600만불 사나이

1 청각장애 없앨 ‘인공와우’

浮萍草 2015. 1. 2. 06:00
    유모세포 모방한 차세대 인공와우 개발 
    ※편집자 주
    인간과 기계가 하나가 되는 세상. 로봇공학과 생체공학이 하나가 되는 세상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사고로 팔 다리를 잃은 사람도 로봇 팔을 이식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시력이나 청력을 잃은 사람도 정상인처럼 생활할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사이보그 기술, 일명 ‘바이오닉 기술’은 기계장치를 생체에 적용할 목적으로 다양한 융합기술을 기계(Mechanic)로 구현하는 궁극의 기술로 불립니다. 
    동아사이언스는 국내 바이오닉 기술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토종 바이오닉 기술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합니다. 
    글 싣는 순서 ①인공청력 ②인공 눈 ③인공 팔다리 ④뇌-기계 연결기술 

    인공와우 시스템의 원리 - 서울대 제공

    김성준 서울대 교수
    리를 듣는다는 건 매우 경이로운 작업이다. 사람이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몇 단계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소리는 귀 고막 바깥족 공간인‘외이도’를 통해 먼저 사람의 몸에 들어온다. 이 소리는 고막과 이소골이라는 귓속뼈를 진동시킨다. 이런 진동은 다시 달팽이관(와우) 내의 림프액의 움직임을 만든다. 림프액의 진동은 약 1만5000개의 유모세포를 자극해 이 신호를 생체 전기신호로 변환한다. 이런 전기신호가 뇌에 전달돼야 비로소 사람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런 복잡한 체제 중 한 곳만 잘못되면 사람은 청력을 잃을 수 있다. 물론 현대과학과 의학이 발달하면서 많은 치료 방법이 개발됐다. 중이에 있는 고막, 이소골에 손상이 생기거나 다른 질환이 생길 경우 흔히 쓰는 것이 보청기다. 청력이 약해진 만큼 충분히 더 강한 진동수를 만들어 주면 사람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유모세포가 손상될 경우 뚜렷한 방법이 없는데 청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생체 전기신호를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불행히도 사람을 포함한 포유류에서 유모세포는 한 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는다. 국내에서만 연간 수백 명에 달하는 신생아가 유모세포 기능이 떨어지는‘고도 청각장애’를 지니고 태어난다. 사고나 질환 등으로 유모세포 기능을 잃는 사람들을 포함하면 국내 난청 환자 비율은 인구 1000명당 0.4% 정도이지만 이마저도 증가 추세다. 100명 중 4명 이상이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셈이다.
    ㆍ청각신호 되살려 주는 ‘인공와우’ 기술
    와우가 손상되면 결국‘인공와우’장치를 이식해야 한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유모세포를 대체해 달팽이관 내에 전기신호를 보내주는 장치다. 다행히 이 장치는 이미 상용화 돼 있다. 영화 ‘600만불의 사나이’에 등장하는 여성 초능력자 소머즈도 이런 장치를 이용해 초인적인 청각을 얻는 것으로 묘사된다. 수십 년 전 TV외화 시리즈가 현대에는 당연한 기술로 발전한 셈이다. 물론 아직 인공와우 기술이 완전하지는 않다. 현재는 16~22개의 채널로 이뤄진 전극을 삽입해 청신경을 전기적으로 직접 자극함으로써 청력을 회복시키는데 보통 음성을 수집하고 분석하는 라디오 크기 만한 체외 음성처리창치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 또 이렇게 분석된 정보에 따라 전기 펄스를 생성하는 체내 임플란트 장치도 필요하다. 체내 장치는 무선통신을 이용해 체외기로부터 데이터와 전력을 전달 받는다. 체내 장치의 최종 출력은 달팽이관 안에 삽입된 다채널 전극이다. 이 전극은 입력된 소리의 주파수별 정보에 따라 각 채널에 전달되는 전기펄스를 생성한다. 이런 장치를 모두 붙이고 다니다 보니 상당히 거추장스럽고 전원 관리 등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밀도 역시 사람의 청각에 비해 떨어질 수밖에 없다. 1만5000개의 유모세포를 겨우 16~22개의 전극으로 대신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활 훈련을 충분히 거치면 예민한 음감을 느끼긴 다소 무리지만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리는 평균적으로 약 80%의 놀라운 인지 성능을 보인다. 인공와우 장치는 선진국의 경우 1970년대부터 개발이 시작됐다. 1985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획득해 1990년대부터는 제품화에 성공했다. 현재 세계 인공와우 시장을 선도하는 나라는 호주, 미국, 오스트리아 등이다. 특히 호주의 코츨리어(Cochlear)사는 전세계 인공와우 시장의 약 60%를 점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와우 장치를 이식한 환자의 수는 2012년 기준 3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제품의 가격,수술,이식 후 치료에 이르기까지 수천 만 원의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전세계의 많은 이식 대상자들 중 극히 일부만이 장치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ㆍ아직도 진화하고 있는 인공와우
    그러나 아직도 인공와우의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먼저 인공와우를 양쪽 귀에 착용한 사람이 소리의 방향성을 개선하고 보청기와 인공와우를 동시에 사용해 저주파 대역의 잔존 청력 활용의 극대화 등도 개발돼 최근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제품을 좀더 작게 만들고, 좀더 자연스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꾸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인공와우를 이식했지만 소리를 잘 듣지 못하는 환자,식당 등의 주변 소리 잡음이 많아도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기술,자연스러운 음악 감상 등은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들이다. 제품 안전성 및 편의성도 해결해야 한다. 몸 밖에 이식 장치를 달 필요가 없는 완전 이식형 인공와우 장치,음성처리기의 소형화,잔존 청력의 보존과 소아 난청자들의 재수술을 위한 비외상성 전극 개발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공와우 장치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왔으나 서울대와 뉴로바이오시스의 산학협력을 통해 값싸고 성능이 뛰어난 국내 최초의 다채널 인공와우를 개발한 바 있다. 국산 제품으로 인공와우 이식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인공와우용 미세 전극 개발 기술, 밀봉 패키지 기술,집적회로 및 시스템 설계,프로그래밍 기술,무선통신 및 전력 전달 기술 등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10여 건의 국내 및 해외 관련 특허도 출원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안전성을 확인받고 상용화에 성공한 바 있다. 다만 현재는 사업주체의 경영난으로 인해 더 이상 제품이 생산되지 않고 있다.
    ㆍ한국형 인공와우 미래 시장 이끈다
    한국형 인공와우 - 서울대 제공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 인공와우 기술은 계속 한 단계씩 향상되고 있다. 서울대는 반도체 미세 공정을 이용한 폴리머 기반의 초저가 인공와우 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혁신적인 단가 인하가 가능한 폴리머 기반의 인공와우 장치는 현재 프로토타입이 완성된 상태이며 전극 및 시스템 패키지 공정 최적화 작업 및 개발,생체 조직내의 안전성,기능성,신뢰성 테스트 등을 수행하고 있다. 개발이 꾸준히 이뤄진다면 약 10년 뒤에는 초저가 인공와우 제품이 생산될 수 있어 많은 개발도상국 국민 또는 선진국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갖는 인공와우 이식 대상자들이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근에는 외부 배터리가 필요없는 미래형 인공와우 기술도 국내 기술진이 개발했다. 한국기계연구원과 서울대 등이 공동 개발한 것으로 인공와우의 핵심소자인 ‘생체모사 무전원 인공기저막 소자’를 개발한 것이다. 이 소자를 이용해 인공와우를 제작하면 기존 인공와우처럼 귀 외부에 구멍을 뚫고 소형 마이크를 이식할 필요가 없어지며 별도의 배터리를 연결할 필요도 없어 삶의 질이 훨씬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배터리와 마이크가 필요 없는 인공와우 소자를 개발한 건 이번이 세계적으로도 처음이다. 이 소자는 초소형 전자부품을 사용해 와우 속에서 소리의 높낮이를 분리해 주는 유모세포의 기능을 모방 했다. 압전소자(소리의 압력을 전기신호로 바꾸는 전자소자)를 이용해 전기신호로 청각신경을 자극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를 통해 기존 인공와우와 달리 음의 높낮이에 따라 다양한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이 연구성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11월호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우리나라는 초저가 인공와우뿐만 아니라 인공기저막을 활용한 완전이식형 인공와우 등 차세대 인공와우 기술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술이 전 세계 청각장애인들의 재활에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Dongascience ☜       김성준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kimsj@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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