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愛國者 & 賣國奴

G 대영제국훈장 받는 권주혁

浮萍草 2015. 1. 8. 11:40
    그 나라 사람·자연 사랑하는게 최고의 外交
    목재업체 직원으로 솔로몬서 30년… 벤 만큼 심고 주민생활 개선 기여 솔로몬 총독 추천으로 수훈 결정 "10년은 버텨야 자원외교 성공"
    솔로몬 제도에서 기업인으로 30년을 지낸 권주혁(가운데) 고문이 2009년 퇴임과 귀국을 앞두고 현지 주민들과 함께 찍은 사진. 그는 이 나라의 추천으로 오는 4월 대영제국 훈장을 받는다. /동원산업 제공
    "異域萬里에서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사람 한 명,나무 한 그루 허투루 다루지 않고 소중히 아꼈습니다. 그 마음 씀씀이를 뒤늦게 엘리자베스 여왕님이 알아주셔서 기쁘네요."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솔로몬제도에서 한국 목재 회사를 이끌며 30년을 보낸 기업인이 영국 최고 권위 훈장 중 하나인'대영제국훈장(OBE)'을 받는다. 이건산업 솔로몬 법인장(사장)을 지낸 권주혁(62) 동원산업 상임고문이다. 그는 영연방인 솔로몬제도 총독 추천으로 영국 왕실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서훈자로 선정돼 오는 4월 훈장을 받는다. 그간 국내 유명 기업·정치인들이 영국 왕실에서 훈장을 받은 경우는 있지만 본국과 상관없는 영연방 소속 국가와의 인연으로 서훈자가 된 것은 이례적이다. 1980~2009년 목재 업체 이건산업의 솔로몬 법인에서 근무한 그는 현지 조림 사업에 앞장서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7일 전화로 만난 권 고문은 상기된 목소리로 "젊은 날 청춘을 바치며 묵묵히 일했던 가치를 인정받아 뿌듯하다"며 솔로몬제도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어린 시절부터 나무와 숲을 좋아한 그는 전공(서울대 임산가공과)부터 직장까지 평생 나무와 함께했다. 1979년 회사 지원으로 파푸아뉴기니 열대산림대학에서 1년 유학한 뒤 이듬해 솔로몬제도로 발령났다. 당시 영국에서 독립한 지 얼마 안 된 솔로몬제도는 영국·호주 목재 회사들이 대거 진출해 정글에서 활발하게 벌목하고 있었다. "우리도 같은 입장이었죠. 하지만 이렇게 베기만 하면 얼마 안 가 숲도 지역사회도 황폐화될 것이 뻔했어요. 그래서 원칙을 정했죠. '벌목한 만큼 반드시 심자!'" 권 고문이 지휘한 사업장에서는 벌목한 자리를 신속하게 유칼립투스 묘목으로 메웠다. 다른 나무보다 성장이 빨라 푸른 숲의 원기를 빨리 회복시킬 것으로 판단해 고른 수종이다. 그의 손길은 숲에만 머물지 않았다. 처음 만난 주민들이 기본적인 구급약조차 갖추지 못한 채 사는 것을 보고 한국에서 가져온 약품을 통째로 준 것을 시작으로 병원도 지어주는 등 물심양면 도왔다. 그는 특히 "솔로몬제도에 '생선구이'를 처음 전수해준 사람이 아마 나일 것"이라며 웃었다. "바다에서 생선을 잡아 야자수와 섞은 물에 대충 끓여 먹더라고요. 배를 갈라 내장을 빼고 소금을 쳐서 구워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알려줬죠." 입사 4년차에 평사원으로 파견 간 섬나라에서 그는 지역사회와 동화돼 현지 정부의 두터운 신임을 얻었고 결국 솔로몬에서 승진을 거듭해 사장까지 지내고 2009년 물러났다. 파릇파릇하던 새신랑은 이제 1남 1녀에 손주 4명을 둔 할아버지가 됐다. 권 고문은 퇴직 후에도 동원산업 상임고문으로 일하며 종종 원양어선을 타고 솔로몬제도를 찾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권 고문은 "돌아보니 내가 묵묵히 일했던 모습은 '돌쇠' 같았다. 그런데 그게 바로 '자원외교의 정도(正道)'가 아니었나 싶다"고 했다. "외교의 기본이 신뢰잖아요. 그런데 그 신뢰라는 게 별것 아니에요. 내가 발붙인 곳의 사람과 자연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이해하려고 애쓰면 마음을 주고받게 돼요." 그러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의 부실 자원외교'를 겨냥해 쓴소리도 했다. "자원외교 한다는 정부 담당자들 MOU(양해각서) 같은 단기 성과물에 미련 버리고 어딜 가든 10년은 끈덕지게 머문다는 각오로 공부부터 하세요. 백화점 쇼핑하는 양 성과를 내려고 하니 사기나 당하는 겁니다. 그런 혈세 낭비가 어디 있습니까?"
    Premium Chosun        정지섭 조선일보 국제부 기자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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