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저장소 ㅁ ~ ㅇ/'이봐 해봤어?'

26 타고 난 보스의 사람 사랑과 인재관(下)

浮萍草 2014. 8. 26. 09:34
    레이건 대통령과 중동왕 등에게 받은 귀한 선물을 부하들에게 모두 나눠주다
    대그룹 내의 비서실을 비롯하여 정회장을 가까이 보좌하는 간부들과 정회장과의 관계에는 거대한 재벌 그룹에서 흔하지 않은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비서실을 예로 들면 다른 재벌그룹과 달리 우선 조직부터 5~6명 정도로 대단히 단촐하다. 
    비서실 선임자는 임원급이 아니고 부장이나 과장급이 맡고 있다. 
    이들이 정회장을 보좌하는 자세는 엄격함과 긴장하는 분위기는 보이지 않고 늘 집안의 어른을 모시는 것과 같은 진지함과 마음에서 우러나는 성의가 배어있는 것이 
    엿보였다. 정회장이 이들을 대하는 모습도 아버지가 자식들을 대하는 그런 온화함이 있었다.
    1986년 11월25일 고희를 맞은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부인 변중석 여사의 어깨를 감싸안은 채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다./조선일보DB

    “어떤 직원을 쓸만하다고 비서실에 데려다 놓고 있으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가 그룹 전체 간부들 이름과 맡은 일 등,그리고 나의 회사 밖의 인맥 관계 그리고 나의 음식 취향이나 습관 등을 잘 알게 되어 나도 더 편해지게 되지. 그러나 내가 편하자고 그런 사람을 비서실에 오래 붙들어 두면 안돼. 왜냐하면 그도 사업 부서에 나가서 실무를 배워서 본인도 유능한 인재가 되고 회사에도 더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는 대부분의 경우 유능하고 아끼는 비서 일수록 일정 기간이 지나면 비서실에서 실무 부서로 내보내서 그룹 간부로 성장하게 하였다. 이에 더하여 언뜻 밖으로 나타나는 무뚝뚝하고 엄해 보이는 그의 외모와는 달리 휘하 사람을 사랑하고 챙기는 그의 섬세한 면모와 관련한 일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1980년대 초 이미 약 4~5년간 비서실에서 정회장을 보좌했던 한 차장급 비서를 현업 부서로 전보시키게 되었다. 정회장은 다른 비서실 직원을 시켜 송별회 저녁 일정을 지시 했다. 세상에서 제일 바쁜 재벌 총수가 지시한 실무자 급 비서를 위한 송별회 일정이 이채롭다. 우선 맥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 후 함께 연극 구경을 하는 것이었다. 그 뿐 아니었다. 그날 회식이 끝난 자리에서 정회장은 그에게 손목시계를 하나 기념으로 주었다. 그런데 그 시계는 정회장이 중동의 한 왕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대단히 귀중한 것이었다. 그 비서는 그 후 그룹전체의 구매 업무를 총괄하는 통합구매 실장 주력 계열사 사장 그리고 정회장 타계 후에는 현대·기아차 총괄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런 동안 그의 업무 자세와 성실성은 유별난 것이었다. 현직에 있을 때 그와 같이한 자리에서 골프 얘기가 나왔다. “나는 골프를 못 치기도 하고 안치기도 합니다. 주중에는 회사에서 일을 해야 하고 또 주중에 외부 사람들과 골프를 쳐야 일이 되는 그런 위치에 있지도 않습니다. 주말에는 모처럼 가족들과 보내야 하고 일요일엔 교회에 가야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회사에서 맞고 있는 직책과 위치가 있는만큼 골프를 안치는 것이 골프를 치는 것 보다 여러모로 좋을 것 같아 아예 안칩니다.”
    25일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산에서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유해가 하관한 후 맏상주 정몽구 회장이 시토하고 있다.

    그에 대한 정회장의 각별한 사랑과 배려는 일찍이 그의 그러한 성실성과 사람됨을 일찍이 알아보았기 때문인 것 같다. 필자와도 친근한 사이라 요즘도 그와 만나고 지내는데 많은 세월이 지난 지금도 정회장 얘기를 할 때면 그는 자세를 가다듬는다. 필자도 정회장의 이러한 면을 체험했다. 1984년 정회장의 백악관 방문을 수행하고 돌아오는 길 차안에서 정회장은 조그마한 선물 상자 하나를 주머니에서 꺼내 필자 에게 건네며 말했다. “뭐 와이셔츠에 하는 거라는데 나는 이런 거 안해. 자네가 해.” 정회장 스타일을 잘 아는 나는 사양할 겨를도 없었다. 호텔 와서 열어보니 백악관 문장과 레이건 대통령 사인이 새겨진 금장 커플링이었다. 정회장이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기념으로 보관할 만도 하지만 정회장의 스타일이 그랬다. 또한 거기에는 필자에 대한 정회장의 사랑과 배려도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여 아직껏 그것을 애지중지 간직하고 있다. 한편 정회장의 인재 양성론에는 한 가지 유별난 집착이 있다. “건설 사업이라는 세계에는 다른 사업과 아주 다른 데가 많이 있습니다. 건설 사업은 말 그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내는 일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 벌판에 현대식 초고층 빌딩들을 세워 도시를 만들기도 하고 험준한 산 밑을 뚫어 길을 내고 강과 계곡 위에 다리를 놓고 하는 일들입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세상의 어느 사업 보다 창의력이 요구 될뿐 아니라 항상 엄청나게 많은 불확실성과 위험요소 난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최고의 기술도 필요하고, 사람이 어쩔 수 없는 기후와 자연 재해와도 싸워야 하지요. 유별나게 많은 각종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되지요. 거기다 대개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는 것이 건설업입니다. 이런 건설 사업에서 실무와 경영 능력을 쌓은 사람들은 어떤 일을 맡겨도 잘 해낼 수 있는 있는 재목이 됩니다.” 실제 현대 건설에서 이렇게 양성된 인재들은 건설 분야 외의 자동차 철강 등 현대그룹의 타 업종 분야의 창업과 경영에 주역을 담당했다. 관점에 따라 여러 견해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후에 나라의 최고 경영자랄 수 있는 대통령이 기업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현대 건설에서 배출된 것도 어쩌면 그러한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Premium Chosun        박정웅 메이텍 인터내셔널 대표 ltjw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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