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

10 무항생 흑돼지로 만든 수제 소시지 '제주맘'

浮萍草 2014. 7. 12. 10:44
      
    주도에는 대한민국에 하나뿐인 특별한 소시지가 있다. 대기업 제품에 비해 가격은 좀 비싸고 아질산나트륨 등 화학 첨가제가 안 들어가 유통기한은 절반도 안되게 짧다. 생산되는 양도 적고 광고도 안 한다. 그런데도 알음알음 입 소문을 타고 강남 일대 주부들에게 인기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평화의 마을’의 ‘제주맘’(대표 이귀경,55세) 얘기다. 10종의 소시지, 3종의 햄과 스테이크 등이 ‘제주맘’ 상표를 달고 생산된다. 이 햄과 소시지들이 특별한 건 제주 흑돼지로 만들기 때문이다. 흑돼지는 삼겹살로 구워 놓으면 껌처럼 쫄깃쫄깃해 진다. 잡냄새도 없고 부드러워 맛이 일품이다. 김치찌개 등에 넣어도 일반 돼지고기와는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일반 돼지보다는 좀 비싸다. 제주맘은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에 있는 ‘태흥목장’에서 흑돼지를 공급받는다. 이귀경 대표는“항생제를 쓰지 않는 농장 흑돼지가 원재료라는 게 특징이고 소시지에 첨가되는 고추,마늘,대파 등 야채류 일체를 저희 ‘평화의 마을’에서 직접 재배 해서 쓴다는 것도 중요한 장점”이라고 말했다. 제조 과정에서 들어가는 매실액과 간장도 직접 담근다. 이 대표는“2013년 9월에 소시지 주문량이 갑자기 늘어서 우리가 담갔던 간장이 모자라게 됐다. 경북 상주에 집 간장 담그는 마을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거기 간장을 사다가 소시지를 더 만들었다”고 말했다.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대표의 말은 과연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 비록 ‘제주맘’이 식약청이 인정하는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공장이고 제주도 특급호텔 및 강남의 극소수 백화점에 반품 없이 전량 선불을 받는 조건 으로 소시지를 납품하고 있지만 그게 이 대표의 말을 신뢰해야 할 충분조건은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처음엔 그런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이귀경 대표와 제주맘,그리고 제주맘이 있는 평화의 마을을 취재한 뒤 생각이 바뀌었다. 왜냐하면 이곳은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돈벌이가 1차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평화의 마을에선 이 대표 부부와 지적 장애인 32명,비장애인 13명이 함께 살고 있다. 지적 장애인은 특별히 신체에 문제는 없지만 지적 능력이 초등학생 이하 수준인 사람들을 말한다. 평화의 마을은 지적 장애인들을 보듬기 위해 만든 마을이고 그들이 비장애인들의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직업을 갖고 생활 할 수 있게 만든 게 소시지 공장 ‘제주맘’ 이다. 쉽게 말해 사회적 기업이다. 평화의 마을과 제주맘을 세운 이귀경 대표는 부산 출신이다. 초등학교 때 한센인(나환자)들이 사는 소록도 얘기를 책에서 읽고 간호사가 되겠다고 결심했다. 이 대표는 간호대를 졸업하고 1981년 9월 소록도로 갔다. 거기서 2년간 일한 뒤 거제도의 장애인 시설 애광원으로 옮겼다. “대학 때 교회에서 뇌성마비와 시각장애가 있는 중증 장애인을 보게 됐어요. 왜 하느님은 이런 고통을 내리신 걸까 고민했습니다. 소록도에서 한센인들을 2년간 돌보고 난 뒤 장애인들에게 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애광원에서 양호교사로 일하던 이 대표는 사회복지사로 일하던 동갑내기 남편을 만나 1986년 결혼했다. 두 사람은 “평생 장애인을 위해 일하자”고 약속했다. 1997년 이 대표 부부는 장애인 시설이 부족했던 제주도로 가서 돌봄 시설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저금한 돈을 다 털어 조그만 땅을 사고 복지시설을 지으려고 했는데 제주도 분들이 다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시더라고요.” 이 대표는 당시를 회상하며 웃었다.
    ㆍ독일서 기술 배워와 지적 장애인들과 ‘평화의 마을’ 설립
      

    우여곡절 끝에 부부는 2000년 10월 사회복지법인 ‘평화의 마을’을 세웠다. 하지만 지적 장애인들을 수용만 하는 게 능사가 아니었다. 이들이 비장애인들처럼 고정적인 일거리를 갖고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했다. 이때 떠올린 게 소시지 공장,이 대표가 장애인 복지에 대해 공부하러 독일에 갔을 때 본 시설이었다. 소시지는 생산과정은 비교적 단순하지만 재료 손질이 많이 필요한 노동 집약적 산업이다. 이 대표는“지적 장애인들은 요령 피우거나 꼼수 쓰지 않고 배운 대로 하기 때문에 오히려 식품 제조 쪽에서는 강점이 있습니다. 난이도가 높은 세절,배합,훈연 등의 과정은 비장애인 전문가들이 맡지만 단순 노동 쪽은 지적 장애인들이 맡아서 즐겁게 일을 합니다.” 소시지 공장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 대표는 독일에서 소시지 마이스터로 인정받은 모 대학교수를 찾아가 몇 달간 기술을 전수받았다. 또 직접 독일로 가 소시지 공장에 취직했다. 독일말도 서툰 동양 여자가 새벽부터 밤까지 쉴새 없이 일하고 연구하는 모습을 본 독일 공장장은 이씨에게 이유를 물었고 장애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을 만들겠다 는 사실을 알고 난 뒤에는 레시피까지 주면서 격려했다. 2003년 3월, 이씨는 비장애인 3명과 장애인 10명으로 ‘제주맘’을 세웠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먹거리를 우리 지적 장애인들이 만든다는 사실이 너무나 가슴 뿌듯합니다. 그 어떤 기업이 만드는 소시지보다도 더 많은 땀과 정성이 담긴, 최고의 소시지를 만들겠다는 게 우리의 꿈입니다.” 제주맘은 2007년 7월 식약청으로부터 HACCP을 인증 받았다. 평화의 마을은 제주도에서 지적 장애인들을 위한 최고의 시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새로운 상품에 대한 연구도 계속해 올 봄부터는 고급 와인 안주인 ‘살라미’도 생산하기 시작했다. 제주맘 살라미는 제주 L호텔에 납품 중이다. 이 대표는“평화의 마을이 성장해 더 많은 장애인들이 재활하고 일을 하며 보람을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며“장애인들이 비장애인들과 협동해 대한민국 최고의 청정 소시지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상품에 대한 구매 정보는 농부마음드림 : 농마드 사이트 (www.nongmard.com) 에서
    Joongang Joins         박성용 기자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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