萍 - 창고 ㅈ ~ ㅎ/착한 생산자들의 특산물

7 바다 웅담의 최대 산지 '완도전복주식회사'

浮萍草 2014. 7. 9. 10:11
     
    복기 환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건 아마도 전복죽일 것이다. 몇 조각 들어가지 않아도 향긋한 냄새가 나고 영양 또한 만점이기 때문이다. 제주도 성산포에 가면 내장과 함께 끓여 색깔이 파란 전복죽이 유명하다. 미역과 다시마를 먹고 그걸 소화시킨 전복 내장은 녹색(암컷)이거나 황색(수컷)인데 그 자체가 ‘보약’이다. 부모들이 싫다는 아이들에게 기를 쓰고 먹이려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도 “전복은 내장과 눈에 좋다”고 언급돼 있다. 별명이 바다의 웅담이다. 하지만 문제는 “너무 비싸다”는 것이다. 자연산 전복은 채취되는 양도 적고 그나마 부르는 게 값이다. 소비자 입장에선 그게 자연산인지 아닌지 알 방법도 없다. 2000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가두리장 양식으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남해안 청정 해역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전복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 연평균 5천여톤을 생산해 중국에 이어 세계 2~3위를 달린다. 전라남도 지역에서 전국 전복 생산량의 90% 이상이 나온다. 그 중에서도 완도가 으뜸이다. 265개의 섬으로 이뤄진 완도에서만 국내 전체 전복의 80% 이상을 생산한다. 전복이 특히 완도에서 잘 자라는 데는 4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수온이다. 전복은 바닷물이 겨울에 섭씨 7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아야 한다. 여름에는 28도 이상이 되면 안 된다. 완도 앞바다의 수온이 그렇다. 둘째, 담수의 영향이 적고 물이 맑아야 한다. 완도에는 바다로 흘러드는 큰 강이 없다. 섬들도 육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당연히 담수의 영향이 적다. 셋째, 완도엔 전복의 먹이인 미역과 다시마가 널려있다. 먹을게 풍성하니 전복이 잘 자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완도에 굴과 담치(홍합) 양식장이 거의 없다는 것도 한몫 단단히한다. 굴이 껍질에 달라붙으면 전복은 죽는다. 또 담치가 가두리 양식장 바닥에 먼저 자리를 차지하면 전복은 몸을 의탁할 데가 없어진다. 이런 이유로 청정 해역 완도는 가두리 양식이 성공한 뒤부터는 대한민국 전복 생산의 메카가 됐다. 2009년 3월, ‘완도전복주식회사’가 만들어졌다. 완도에서 전복을 양식하는 1,200여 어민들이 유통경로를 단축하고 보다 효과적인 마케팅을 통해 수입을 올리자는 취지로 완도군과 함께 설립한 회사다. 현재 이 회사의 CEO는 김형수 대표(53세)다. 그는 어민출신이 아니다.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고 국내 대형 제약업체에서 책임 연구원과 공장장을 지낸 사람이다. “우리는 좋은 전복을 생산하고 유통과 판매는 전문가에게 맡기자”며 어민들이 그를 영입한 것이다. 어민과 전문경영인의 결합은 대성공을 거뒀다.
    ㆍ자연산 미역과 다시마만 먹여 키운 양식 전복
     

    ‘완도전복주식회사’는 2013년 국내 유통 54% 일본 수출 46%의 비율로 2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주주들에게는 주식 현금배당도 실시했다. 완도는 수산업 발전의 새로운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전복 상품은 활전복 활냉동전복 자숙전복 전복분말 전복통조림 전복엑기스 전복음료 등으로 나누어진다. 완도전복주식회사는 주로 활전복을 판매한다. 여기서 파는 활전복은 무게와 양식 년수에 따라 4가지로 구분된다. 4년 이상 양식되면 프리미엄급이고 3년 이상은 고급형 2년이 넘었으면 일반형이고 나머지는 실속형이다. “전복은 크기에 비해 무게가 많이 나갈수록 고품질이죠. 타원형의 짧은 쪽과 긴 쪽의 비율이 2대 3 정도인 것이 좋아요. 또 살이 통통하고 패각과 살 부분에 상처나 흠집이 없고 패박 바깥으로 전복의 족부가 약간 삐쳐 나온 것이 좋은 상품이죠. 하지만 패각의 색깔은 신선도나 질의 차이가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전복이 뭘 먹느냐에 따라 껍데기의 색깔이 달라지는 거거든요.”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전복은 겨울과 봄에 맛이 좋다. 5~6월이 번식기인데 짝짓기를 하기 전에 나온 전복이 살이 많고 맛있다는 것이다. 미역을 먹은 전복을 다시마를 먹은 전복보다 상(上)품으로 친다. 미역 전복 쪽이 수분 함량이 적고 단백질, 회분 글리코겐 함량이 높아 더 쫄깃하며 감칠맛과 단맛이 강하기 때문이다. “완도에서 생산하는 전복은 자연산 미역과 다시마만 먹입니다. 무공해 식품입니다. 맛과 영양가 면에서 자연산 전복과도 차이가 없어요. 전복은 생선들처럼 헤엄쳐 돌아다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먹이만 같다면 자연산이나 가두리 양식장 전복이나 다를 게 없는 거죠. 완도전복주식회사는 한 개인이 아니라 완도 어민들의 이름을 대표하고 군의 명예를 걸고 있는 만큼 온 국민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맛있는 전복을 드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형수 대표의 다짐이다.
    Joongang Joins         박성용 기자 s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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