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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사 모든 희로애락이 담긴 깊고 처연한 소리 ‘대금산조’

浮萍草 2014. 7. 7. 11:38
    조는 남도지방의 기악 독주곡으로 느린 장단으로부터 시작해 빠른 장단으로 나가서 종결을 짓는 음악이다. 19세기 말 김창조(金昌祖, 1865~1919)의 가야금산조를 시작으로 거문고·해금·피리·아쟁 등으로 이어졌는데 여러 산조 중에서 대금산조는 20세기 초 전라남도 진도 출신의 대금명인 박종기(朴鍾基, 1879~1947) 선생에 의해 만들어졌다. 대금산조는 정악이나 민요와는 그 발음법부터 판이하게 다르고 감정표현이 극심한 곡이다. 희로애락의 감정표현이 심해 대금은 목과 팔을 힘주어 많이 흔들어야 하고 젖혀 불때와 숙여 불 때 혀를 궁굴릴 때 튀길 때 콱콱 막아 뗄 때가 있으며 고음에서 시작해 4도나 5도 아래 음까지 미끈히 불어 내릴 때와 불어 올릴 때가 있다. 또 한 지공에서 반음 밀어 올릴 때와 밀어 내릴 때 반음에서 반음 밀어 올리고 밀어 내릴 때가 있어 부단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ㆍ극한 감정대립이 심한 대금산조
    산조의 구성을 살펴보면,산조(散調)의 뜻은 여러 가지 정서(情緖)를 한데로 규합했다는 의미로 통하는 것으로 그 의미가 깊고 넓다 할 수 있다. 또한 정악이나 민요처럼 장단수나 곡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좋은 가락이 있을 때 연결에 지장이 없으면 기존 가락 위에 넣어서 구성할 수 있기에 음악인으로서는 평생의 연구거리가 된다. 다른 산조와 달리 대금산조에는 모든 정서를 규합한 4조(四調)가 있는데 노하고 엄한 감정에서 나오는 우조(羽調), 화평한 감정에서 나오는 평조(平調) 희열한 감정 에서 나오는 경조(輕調) 처절한 감정에서 나오는 계면조(界面調)가 그것이다. 산조에는 이러한 정서가 모두 포함되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두려울 수도 기쁠 수도,또 쾌활할 수도 있다. 대금산조의 조(調)에는 4조 이외에도 진우조(眞羽調) 평우조(平羽調) 진계면(眞界面) 평계면(平界面) 덜렁조 등이 있으나 이것 역시 모두 조의 강약에 따라 이름을 붙인 것이니 4조 안에 속해 있는 것이다. 한편 연주 도중 새삼청(淸)이라 해서 본음에서 새로운 다른 음을 연주하다가 다시 본음으로 돌아와 연주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상하게 들리지 않고 신기하게 들리는 가락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ㆍ대금산조만의 다채로운 표현 방식
    대금산조의 표현에서 우조는 기상이 준엄하고 소리는 크고 깊어 굳세고 씩씩하게 표현해야 한다. 평조는 화목하고 평화로우며 당당하게 표현하고 계면조는 마음을 가다듬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시작해 인생의 허무함을 개탄하는 심정으로 표현한다. 진계면은 깊고 처연한 마음으로 공양미 삼백석에 임당수로 가는 심청의 마음처럼 표현해야 한다. 대금산조는 박종기 선생이 당대 일인자로 명성을 얻었고 그 후배로 한주환·강백천·한범수 선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생강·김동진·김동열 선생 등이 대금산조를 연주하는 반열에 들었으며 그 후 서용석·원장현 등이 나타나기 시작해 대금산조의 맥을 이었다. 최근에는 한범수류 대금산조는 신용문이 한범수류 대금산조 보존회를 통해 보존 및 연주·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원장현류 대금산조와 이생강류 대금산조가 본인들에 의해 교육되고 있고 서용석류 대금산조는 제자들에 의해 교육되고 있다.
    문화재청 ☜        글 신용문 우석대학교 국악과 교수, 전주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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