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F S = ♣ /스포츠 메디신

18 축구의 승부는 ‘10cm’ 싸움에서 결정된다

浮萍草 2014. 6. 27. 06:00
    구에서 공격수가 수비수를 제치고 골을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간격'은 얼마나 될까? 
    1m쯤 될까? 아니다. 
    발이 상대방보다 10cm만 앞서면 된다. 
    반대로 수비수는 10cm만 앞서면 상대의 공격을 차단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고 공격수로 꼽히는 메시나 호날두와 같은 선수들의 경쟁력도 상대 수비수보다 발이 10cm 더 앞설 수 있는 데서 비롯된다.
    이렇게 말하면 10cm 정도는 발만 쑥 내밀어도 확보할 수 있는 거리인데 그게 뭐 어렵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또 다리가 길면 유리할 것이니 키 큰 선수들을 뽑으면 해결되지 않겠냐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수들의 기량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10cm 앞서기는 결코 쉽지 않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스페인의 조별 리그 탈락 원인을 분석하는 보도가 많이 나왔다. 
    스포츠의학을 하는 필자는 스페인 대표 선수들이 상대팀 선수보다 발이 10cm 뒤쳐진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고 본다.
    ▲ 지난 18일, 2014 브라질월드컵 러시아와의 조별예선 첫경기에서 손흥민이 세르게이 이그나쉐비치를 제치고 드리블하고 있다./조인원 기자

    ㆍ피로와 부상은 10cm 앞서는 데 최대 장애물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일부 전문가들이 스페인의 부진을 예언(?)한 바 있다. 바로 스페인 축구 프리메라 리그와 유럽 축구연맹(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후유증 때문이다. 스페인 프리메라 리그는 지난 5월18일 끝났다. 그리고 UEFA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5월25일. 공교롭게도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카 마드리드가 맞붙었고 연장전까지 가는 120분의 혈투 끝에 레알 마드리드가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 대표팀 선수 중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카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소속은 절반에 이른다. 이 선수들은 자국 국내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끝나자 바로 국가대표 팀에 소집되는 바람에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고 시즌 중에 입은 부상을 치료 할 시간도 별로 없었다. 그나마 바르셀로나 소속 선수들은 며칠 더 쉴 수 있었지만 레알 마드리드와 아틀레티카 마드리드 소속 선수들은 '진이 빠진 상태'에서 대표 팀에 합류했다. 몸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는 아무리 기량이 우수한 선수들도 10cm 앞서기가 어렵다. 상대방 골문으로 다가갈수록 더욱 빨라지는 스페인 특유의 패스 정확도도 떨어진다. 공격수의 발이 10cm 늦게 나가면 상대방 수비수에 차단된다. 스페인은 결국 눈으로 잘 확인되지도 않는 10cm 싸움에서 밀려 패배의 쓰라림을 맛보았다. 그 주된 원인은 피로와 부상이었다. 이처럼 '10cm 앞서기'는 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특히 후반 30분 이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10cm 앞서기는 매우 어렵다. 축구 선수는 약 90초에 한 번씩 평균 14m씩 전력 질주한다. 문제는 상대방 문전까지 14m를 온힘을 다해 뛰어도 마지막 순간에 10cm를 앞서지 못하면 골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점이다. 골이냐 아니냐의 운명은 14m(1400cm)의 0.7%에 불과한 10cm를 앞설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동계스포츠 쇼트트랙의 ‘스케이트 날 들이밀기’ 기술과도 비슷하다.
    ㆍ스페인의 패인에서 배울 것은?
    스페인의 사례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우리 선수들도 과거에 비하면 체력 체격 조건이 크게 좋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은 유럽이나 아프리카 선수들에 비해 전체적으로 체력이 열세다. 특히 순간 스피드를 내는 데 필요한 근육인 속근(速筋)도 부족하다. 10cm 싸움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리보다 전력이 앞서는 팀과의 승부를 대등하게 끌고 가거나 이기려면 그들보다 더 많이 뛰어야 한다. 개인기 스피드 체격의 열세를 극복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술은 더 많이 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뛰면서도 후반 30분 이후까지 체력을 잘 유지할 수 있는가는 승부의 중요한 변수가 된다. 무턱대고 많이 뛰다가는 후반전 급격한 체력 저하로 10cm 싸움에서 밀리면 득점 찬스는 놓치고 실점 위기에 노출될 수 있다. 부상 위험도 급격히 높아진다. 인체가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 속의 에너지원인 ATP(아데노신 3인산)에 물을 결합시키는 가수분해를 해야 한다. ATP는 ADP라는 물질로 바뀌면서 분자 1개당 11~13kcal의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것이 몸을 움직이는데 쓰인다. ATP를 많이 저장하고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면 평소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을 잘 만드는 것이 기본이다. 식사도 밥과 김치 같은 식물성 식단만으로는 부족하며 양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적절한 수분 공급도 필수다. 축구 선수가 한 게임을 뛸 때 약 2~3L의 땀을 흘린다. 몸에서 수분이 부족해지면 물이 필요한 ATP의 분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운동을 할 때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적절하게 수분을 공급해주라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Premium Chosun ☜       서동원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동시면허 s9187@hanmail.net <

     草浮
    印萍